<너는 달밤에 빛나고> 삶의 끝에서 말하는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

'너는 달밤에 빛나고' / 나가노 메이, 키타무라 타쿠미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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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2-05 [10:00]

▲ '너는 달밤에 빛나고' 포스터.  © 씨네리와인드


[씨네리와인드|한재훈 에디터] 죽음 :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

 

죽음은 인간에게 선물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은 죽음이 있기 때문에 삶이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닌 선물이라는 것을 비로소 실감하게 된다. 평소에는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거나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지만, 병에 걸린 사람이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더 감사하게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일 테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소재는 로맨스 영화에서 흔하게 쓰이는 소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많이 사용된 소재만으로는 관객들의 호평을 받기 어렵다. 진부한 소재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느냐가 진부한 소재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점이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이다.

 

영화 <너는 달밤에 빛나고>는 누나의 죽음으로 무기력하게 살던 소년과 시한부 삶을 사는 소녀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한낮의 유성' '내 이야기!!' 등으로 국내에서도 나름 많은 팬을 보유한 나가노 메이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키타무라 타쿠미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소재는 신선하다고 보기 힘들지만 스토리텔링이 좋은 영화라고 볼 수 있다. 

 

▲ '너는 달밤에 빛나고' 스틸컷.  © 씨네리와인드

 

살아가는 이유를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너는 달밤에 빛나고>의 주인공 마미즈 또한 살아가는 이유나 살아야 할 이유 없이 살아가고 있다. 고등학생인 와타라세 마미즈(나가노 메이)는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피부가 강하게 빛나는 '발광병'을 앓고 있는데, 성인까지 생존한 사례가 없는 병에 걸려 병원에만 갇혀 지내는 인물이다.   

 

남자 주인공 오카다 타쿠야(키타무라 타쿠야)는 병에 걸려 한 번도 출석하지 못한 같은 반 친구 마미즈를 위해 롤링 페이퍼를 적는다. 마미즈를 전혀 알지 못했던 타쿠야는 마미즈에게 '얼른 병이 나으면 좋겠네요'라는 한 문장을 적어 병실에 찾아가 전달하면서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타쿠야는 마미즈의 병실에서 아버지가 마미즈에게 준 스노우볼을 깨뜨린다. 스노우볼은 극 중에서 아버지와 마미즈를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사과의 대가로 원하는 걸 뭐든지 해 주겠다는 타쿠야에게 마미즈는 병 때문에 자신이 해 보고 싶었지만 해 보지 못한 것들을 대신해 달라고 부탁한다. 놀이공원을 가거나, 새로 나온 스마트폰을 줄 서서 산다거나, 만나지 못하는 아빠한테 가서 왜 이혼했는지 물어보라거나. 자신이 할 수 없는 걸 대신시키는 것이 무의미하지 않냐는 말에 무의미하지 않다고, 그 자체로 좋다고 말한다. 

 

츠키카와 쇼 감독의 작품은 대개 학생들이 주인공이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청춘, 로맨스, 학교 등. 그런 이유에서 츠키카와 쇼 감독의 작품들은 비슷한 점들이 많다. 분위기가 비슷한 게 가장 큰 공통점이라 할 수 있는데, 어찌 보면 맨날 똑같은 작품을 보는 것 같을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쇼 감독의 영화를 참 좋아한다. 딱히 이유를 꼽기 어렵다. 말 그대로 그냥 영화들이 필자에게 와 닿는다, 혹은 영화의 메시지를 좋아한다고 말해야 할까. 

 

▲ '너는 달밤에 빛나고' 스틸컷.  © 씨네리와인드

 

이 세상에 태어나 자신의 삶을 원하는 대로, 혹은 원해서 사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살아있다는 것의  가치는 '사랑'일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 행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은 '사랑'을 받아야 하고 누군가를 '사랑'해야 행복을 느끼는 존재이기 대문이다. 어렸을 적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마미즈는 타쿠야를 만나고 슈퍼문이 뜬 날, 달빛 아래에서 이렇게 말한다.

 

"계속 살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

너가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어.

너 때문에 살고 싶어"  

 

마미즈라는 캐릭터가 보여주는 것은 '일상의 행복함'의 소중함이다. 모든 순간이 달빛 아래에서 찬란하게 빛날 수 있는 그 자체의 소소한 행복함.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서 누군가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한다는 것이 행복의 원천임을 뜻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안에서 찾아야 하는 답인 것이다. 우리에게 시간은 한정되어 있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그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 시간 속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 시간을 함께 나눌 할 사람과 함께.

 

나가노 메이의 오랜 팬이기도 하지만 메이는 정말로 매 영화 예쁘지 않은 역할이 없다. 어떤 역을 맡든 항상 그 캐릭터에 찰떡 같이 달라붙는다. 스크린에서 계속해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하는 나가노 메이가 영화를 보는 나의 시간을 행복하게 해 주는 이유라고 생각될 정도로..

 

▲ '너는 달밤에 빛나고' 스틸컷.  © 씨네리와인드



한재훈 에디터 jiibangforever@kakao.com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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