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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에브리원' 속 시청률 전쟁

방송 저널리즘의 관점에서 살펴본 <굿모닝 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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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2-12 [14:00]

 

▲ 굿모닝 에브리원(Morning Glory) 스틸컷.  © Bad Robot

 

[씨네리와인드|오정록 리뷰어] 우리가 보는 TV 속 프로그램에는 항상 크고 작은 갈등이 있다. 이러한 갈등구조는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재미를 안겨준다.

 

이는 비단 방송 프로그램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노팅힐>의 감독으로 유명한 로저 미첼의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 (원제: Morning Glory)은 우리가 매일 보는 스크린 바깥에서 어떤 갈등이 일어나는지 보여준다. 매끄러운 줄만 알았던 라이브 쇼 이면에는 앵커와 PD가 방송 시작 1초 전까지 언쟁을 주고받고, 산뜻한 촬영 현장 뒤에는 수십 명의 직원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물론 현실과 비교하자면 과장되었긴 하지만 과하지 않게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영화는 빈 앵커 자리를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방송 주제까지 선정하는 모습을 통해 방송 PD의 역할을 설명한다주인공인 신입 PD 베키 풀러(레이첼 맥아담스 분)는 위기에 놓인 모닝 쇼 데이 브레이크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출연진과 연출진이 PD와 호흡이 맞지 않는다면 방송은 선장 없는 배처럼 방향을 잃고 마는데, 그녀는 전체회의에 불참하는 기존 앵커를 가차 없이 해고하는 것을 시작으로 개혁을 시작한다.

 

열정만 넘치고 어리숙한 모습을 보여주며 답답함을 유발하는 인물과는 거리가 멀다. 첫 전체회의에서 쏟아지는 질문 공세를 동요하지 않고 받아치는 그녀의 모습은 지방 방송국 PD만 하더라도 다양한 분야에 뛰어난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임을 보여준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작가가 참여했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베테랑 배우 해리슨 포드와 다이안 키튼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직장인' 레이첼 맥아담스의 연기는 작품 전반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다만 방송 저널리즘적 관점에서 볼 때, 영화의 이야기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시청률이 저조한 모닝 쇼에 대한 해법은 결국 자극적인 막장 코미디를 통한 화제 유발이었다. 베키가 뉴스를 진행자가 직접 진행한다는 방침을 내놓았을 때, 모닝쇼의 가치와 대중적 재미를 모두 발굴하고자 하는 시도라 생각했으나 이는 단순히 자극성과 화제성을 위한 조치였다. 롤러코스터부터 별의별 체험을 도맡아 하는 기상 캐스터 어니 애플비(맷 말로이 분)와 앵커 콜린 펙(다이안 키튼 분)의 투혼은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주었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고지식한 태도로 진중한 이슈만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려는 마이크(해리슨 포드 분)와 시청률을 높이는 것에만 혈안이 오른 베키의 대립은 현실에서도 충분히 다뤄지는 중요 갈등 소재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라스웰이 제시한 매스미디어의 기능에서 볼 수 있듯, 방송의 역할은 단순히 하나가 아니다. 방송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사건을 보도함으로써 환경감시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딱딱하고 건조한 뉴스뿐 아니라 흥미 위주의 내용 전달을 통해 대중들의 활기를 돋우는 오락 기능 역시 수행한다.

 

그러나 열혈 PD 베키의 활력에 무게를 실은 이야기는 둘 사이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영화는 그저 마이크를 꼰대로 만드는 것에 그치고 만다. 방송국은 데이 브레이크의 시청률이 부족할 경우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그 자리에 시청률이 높은 게임쇼를 편성하려 하는데, 방송 내용을 보자면 데이 브레이크 역시 시청률만을 존재하는 오락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결국 데이 브레이크를 지키려는 행위 역시 시청률이라는 파이를 둘러싼 밥그릇 싸움이었을 뿐이며 스스로 방송의 존재 의의를 갉아먹은 셈이다.

 

상기한 내용을 무심코 지나칠 수만은 없겠지만, 이러한 주제의식을 덜어내고 보자면 로맨틱 코미디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는 작품이다. 유쾌해 보이기만 하다가도 한 시간 가량의 방송을 위해 십수 시간 동안 열정을 쏟아붓는 이들의 모습에는 진심이 느껴지며, 베키와 애덤 베넷(패트릭 윌슨 분) 사이에 벌어지는 로맨스 역시 볼만한다. 학업이건 직업이건 단순히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다면 영화의 에너지를 통해 만나는 이들에게 '굿모닝 에브리원'을 외쳐볼 수 있지 않을까.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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