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전체기사

News & Report

Review

Magazine

Opinion

Critics

Culture

DB

<그 누구도 아닌> 삶의 모습을 담아낸 여성 서사

[프리뷰] '그 누구도 아닌' / 3월 26일 개봉예정

가 -가 +


기사승인 2020-03-24 [10:15]

▲ '그 누구도 아닌' 포스터  © 그린나래미디어(주)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시인 월트 히트먼(Walt Whitman)은 '나는 거대하다, 나는 다수를 거느리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 개인의 삶은 하나의 이름으로 표현될 수 없다. 상황 또는 장소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지니며 끊임없이 변화하는(그것이 진화가 아닌 퇴화라 하더라도) 것이 사람이다. 그래서 한 사람의 삶은 한 권의 책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누구도 아닌>은 그런 삶의 모습을 그려낸 영화라 할 수 있다.

 

감독은 이 작품이 지닌 다소 복잡할 수 있는 구성을 관객들이 쉽게 따라올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 기반에는 삶에 대한 이해가 담겨 있다.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에서 호흡을 맞춘 각본가 크리스텔 베르테바스에게 본인의 어린시절과 젊음에 대해 세세하게 작성한 내용을 바탕으로 했기에 개인의 삶이 지닌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여기에 주인공의 삶을 네 명의 인물로 표현하며 미스터리의 장르적 매력을 더한다.

 

▲ '그 누구도 아닌' 스틸컷  © 그린나래미디어(주)

 

르네는 파리의 한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는 중이다. 출산을 기다리던 그녀는 수업 중 예기치 못한 손님을 만나게 된다. 타라는 르네에게 과거를 숨겨주는 조건으로 거액을 요구한다. 결국 적금까지 깨며 르네는 타라를 돌려보낸다. 하지만 집으로 경찰이 들이닥친다. 그들은 남편 앞에서 낯선 이름을 부르며 르네를 체포한다. 그리고 작품은 르네의 그림자를 찬찬히 따라간다.

 

르네의 과거는 역순행적으로 진행된다. 그녀가 타라와 엮인 20대 시점을 시작으로 10대 시절과 유년 시절을 향한다. 이 시절들이 지니는 공통점은 르네가 폭력 앞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르네의 과거인 20대 산드라는 대학에서 떨어진 뒤 ‘입양아를 구한다’라는 광고에 응모한다. 그녀는 그 광고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다. 레브는 산드라에게 경마 아르바이트를 시킨다. 예기치 못한 레브의 반응에 산드라는 자신의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자 한다.

 

산드라가 그런 방향을 택한 이유는 과거 카린에서 비롯된다. 산드라의 10대 시절인 카린은 가출 후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이리 저리 남자를 옮겨간다. 그녀는 가정의 보호를 벗어난 거친 세계에서 가해지는 폭력에 겁을 먹게 되고 성을 무기로 해야만 자신이 살아갈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카린은 왜 가출을 택했는가. 이 의문은 카린의 과거인 키키의 모습을 통해 서술된다.

 

▲ '그 누구도 아닌' 스틸컷  © 그린나래미디어(주)

 

키키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던 중 친구들이 실종되는 일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거친 아버지와 그 친구의 모습, 무책임한 어머니의 행동, 혼자 살아남았다는 고독과 외로움은 이후 키키가 카린이 되고 카린이 산드라가 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세 개의 내화를 통해 관객들은 외화에서 르네가 보여주는 선택과 그 심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작품의 원제 ‘Orpheline’은 고아의 여성을 의미한다. 키키는 르네가 되는 그 오랜 시간 동안 애정을 받은 적이 없다. 그녀는 마치 고아처럼 혼자였고 혼자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르네의 삶이 주는 감성은 여성이라면 더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섬세함을 보여준다. 그 삶이 지녔을 불안과 고독,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바꿔야만 했던 여성의 서사는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 누구도 아닌>은 ‘어느 누구’가 아닌 ‘나 자신’을 찾고자 하는 삶의 여정을 미스터리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이런 영화적인 재미와 함께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인물의 모습을 관조하는 시선은 현실과 가까운 세계를 표현하고자 하는 감독의 의지를 보여준다. 판타지가 아닌 현실을 조명한 이 여성 서사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인상적인 여정을 선사할 것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김준모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네이버블로그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씨네리와인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