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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하지 못한 집에서 기꺼이 포옹하는 가족이 되기까지

진심이 낯선 아이에게, <내이름은 꾸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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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4-14 [11:15]

 

  © 수입 (주)에이앤비픽쳐스  배급 (주)스마일이엔티

 

[씨네리와인드|이은서 리뷰어] 애니메이션 영화의 첫 장면에서 맥주캔이 집안 바닥을 메우는 것은 범상하지 않다. 그러나 말을 바꿔서 알코올 중독자인 엄마와 무관심이라는 폭력에 놓인 아이의 모습은 우리의 일상이기도, 실사 영화에서도 자주 찾아볼 만한 소재다. 애니메이션이어서-애니메이션으로 전달해서-메시지에 더욱 쉽게 감응했을지도 모른다.

 

내 이름은 꾸제트예요.” 자신을 이카르(실제 이름)라 부르는 경찰을 향해 대답한다. 엄마의 알코올 중독과 오랜 무관심에도 줄곧 엄마가 보여준 진심을 자신에게 새겨냈다. 아이에게는 중요한 일이라며 그의 요구에 응해주는 경찰의 태도가 사무적인 친절이라 생각했다. 보육원으로 가는 길 꾸제트의 아버지를 상징하는 연-앞면에는 슈퍼맨 아빠, 뒷면에는 아빠가 좋아했던 어린 닭이 그려져 있다-을 띄우는 장면에 한참 동안 머무른다.

 

  © 수입 (주)에이앤비픽쳐스  배급 (주)스마일이엔티

 

이민자였던 엄마가 강제추방당한 베아, 가정 성폭력으로 종종 악몽을 꾸는 알리스, 아버지가 절도죄로 감옥에 들어간 아메드, 어머니의 정신질환(아이의 언어로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추측이기는 하다)으로 이곳에 온 주주베, 마지막으로 가정폭력을 목격한 까미유까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아이들에게 집과 가족은 행복하지만은 않은 기억이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기억이 그 바로미터다. 일그러진 부모와 사랑에 대한 인식은 스크린에 등장하지 않은 어른을 향한 침식된 분노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든다. 주주베가 시몽에게 어른들은 왜 싸우냐고 물으면 시몽은 대답한다. “남자는 큰소리로 화를 내. 여자는 여기에 한숨을 쉬고 따지지. 그럼 싸움이 시작되는 거야.” 시몽이 바라본 어른은 곧 부모를 의미하고 부모의 일상적인 싸움은 시몽에게 어른’, ‘가족에 대한 일그러진 인식을 가져다줬다.

 

  © 수입 (주)에이앤비픽쳐스 배급 (주)스마일이엔티

 

보육원이라고 해서 늘 진정한 사랑과 자유의지가 있는 유토피아의 공간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이들을 바람직하지 못한 어른들 분리했을 뿐 아이들에게 진정한 사랑과 가족을 알려준 어른들은 부재한다. 앞선 주주베의 물음과 시몽의 대답을 정정해줄 어른들도 없다. 잠들기 전에 굿나잇 키스를 해주는 로지 선생님, 아이의 안위를 우선시하는 원장 선생님도 아이들에게 진짜 가족이 될 수 없다. 식사와 간식의 장면에서 늘 감자튀김만을 보여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테다. 보육원이라는 공간은-프랑스 혹은 지역 사회의 울타리는-‘감자튀김으로 대변되듯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 줄 뿐 완전한 집이 아니라는 상징이기도 하다.

 

퐁텐 보육원에도 밤이 드리운다. 경찰 레이몽이 꾸제트와 까미유 입양을 희망하자 아이들은 금세 의기소침해진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로 의지였지만 마주하지 못했던 진심앞에 자신을 감추어버린다. 꾸제트와 까미유가 이곳을 떠날 것을 알고 토라진 시몽의 심정은 감히 헤아릴 수가 없다.

 

  © 수입 (주)에이앤비픽쳐스 배급 (주)스마일이엔티

 

슈퍼 꾸제트 날아라.” 자신들처럼 큰 보육원 아이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가 힘들다는 서늘한 현실을 알고 있었고, 시몽은 진심으로 꾸제트의 행복을 바랐다. 특히나 시몽은 불퉁한 태도로 아이들과 엇갈리는 듯 보였지만, 까미유에게 mp3를 빌려줬던 것도 그였다는 것을 돌이켰을 때 시몽은 가족을- 진심을- 외면하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른들의 세계로부터 상처 받은 아이들이 보여주는 따듯한 진심보다 아이다운 투정을 바라는 것도 이기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시몽이 내비친 진심을 우정이라 치부하는 대신 기꺼이 서로를 위해 품을 내어준 가족이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어머니와 아버지,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가정의 형태에서 벗어나 아이들은 서로가 가족이 되어줬다.

 

여전히 자신의 가족이 유일한 어른이었던 아이들의 세계에서, 어른의 진심을 의심한다. 로지 선생님의 아기를 바라보던 아이들은 질문한다. ‘사춘기가 와도’, ‘공부를 못해도’, ‘말을 안 들어도’, ‘만약 기린처럼 목이 길고 밥을 많이 먹어도버리지 않을 거냐고. 듣기에는 터무니없어 보일지라도 이것이 아이들에게 현실이고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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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서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3기
cinerewind@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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