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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데뷔를 선보인 작가, 그가 선사하는 슬픈 미스터리

[서평] 가와이 간지 ‘드래곤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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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4-21 [13:52]

▲ '드래곤플라이' 표지  © 작가정신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제32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가와이 간지의 ‘데드맨’은 일본 범죄 미스터리가 지닌 진가를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설정과 파고 들수록 그 실체에 의문을 더해가는 미스터리, 잔혹한 진실과 이를 통해 독자에게 전하는 감정적인 격화와 사회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여전히 일본 범죄 미스터리 소설이 사랑받는 이유를 잘 보여줬다.

 

첫 작품 ‘데드맨’에서 뭉친 가부라기 특수반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두 번째 작품 ‘드래곤플라이’ 역시 이런 공식을 따른다. 가부라기 특수반이 등장하는 세 번째 작품 ‘단델라이언’ 역시 같은 공식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작가에게 요구되는 상상력과 충격적인 진실, 이 간극을 채워나가는 지식에 있어 가와이 간지가 얼마나 능력 있는 작가인지를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가와이 간지 작품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흥미를 유발하는 살인 사건이다. ‘데드맨’에서는 신체의 일부를 절단한 토막살인 난 시체들을 통해, ‘단델라이언’에서는 밀실 안에서 공중에 뜬 채 살해당한 시체로 호기심을 자극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내부 장기가 다 척출당한 채 불에 타 죽은 시체를 통해 과연 어떤 비밀이 숨어있을 것일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해낸다. 특히 장기를 다 척출한 뒤에 불을 붙였다는 건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히류무라 마을과 잠자리라는 알 수 없는 힌트에 바탕을 둔 미스터리다. 죽은 유스케는 20년 동안 댐 건설 문제로 진통을 겪다 드디어 댐이 건설된 뒤 수몰을 앞둔 히류무라 마을 출신이다. 그의 목에 걸린 잠자리 목거리를 증거로 이 마을을 찾아낸 그들은 유스케가 잠자리 연구가이면서 히류무라 마을이 잠자리로 유명하다는 걸 알게 된다. 사건에 잠자리가 얽혀있다는 건 알지만 이 잠자리가 어떤 힌트인지는 감을 잡기 힘들다.

 

여기에 과거 히류무라 마을에서 절친하게 지냈던 유스케의 친구 이즈미와 겐의 존재도 미스터리를 강화시킨다. 어린 시절 시각장애를 지닌 이즈미와 사이좋게 지냈던 유스케와 겐은 그녀에게 잠자리를 보여주곤 했다. 하지만 이즈미의 부모가 살해당한 후 이즈미가 친척 집에 가 있는 사이 그녀와 연락을 한 건 유스케 뿐이고 겐은 일방적으로 이즈미를 만나지 않는다.

 

여기에 이즈미의 부모가 댐 건설 반대파에서 활동했다는 점, 댐 건설을 반대했던 히류무라 촌장이 사실은 건설회사가 심어둔 스파이며 그를 통해 건설비용을 부풀려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부라기는 20년 전 이즈미 부모 사건과 댐 건설, 유스케의 죽음 사이에 연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 증거를 찾기 힘들다. 때문에 독자들은 예측하기 힘든 작품의 흐름 속에서 더욱 심화되어 가는 미스터리를 느낄 수 있다.

 

세 번째는 잔혹한 진실이다. ‘데드맨’과 ‘단델라이언’이 그러했듯 가와이 간지는 살인의 근거를 잔혹한 진실에서 찾는다. 살인은 사람이 극단적인 상황에 몰렸을 때 또는 잊기 힘든 원한이나 배신감을 경험했을 때 찾게 되는 마지막 수단이다. 그렇다는 건 살인사건의 이면에는 잔혹한 진실이 숨어있다는 말이다. 이 작품의 진실은 독자의 성향에 따라 역겨움과 공포를 느낄 만큼 끔찍하다.

 

때문에 감정적인 격화는 강하게 일어난다. 추리소설이 이성과 감성의 결합이라 말하는 이유는 추리는 이성적인 영역만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저지르는 사건에는 감정이 개입해 있다. 그 감정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사건을 풀 수 없다. 완벽한 범인이 구성한 트릭은 풀 수 없지만 사람 사이의 감정이 엮인 실타래는 결국 들키기 마련이다. 그래서 추리소설은 범인을 밝혀낸 뒤 그 동기를 들려준다. 동기가 없는 살인은 없다.

 

결국 모든 살인의 시작은 범행의 순간이 아닌 동기에 있으며 동기를 통해 범인을 의심해야만 이후에 근거들을 껴 맞춰 이성으로 쌓아올린 범죄의 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 이 작품에서도 각 사건을 연결시키던 중 끔찍한 진실에 도달한다. 이 진실은 왜 유스케가 잔인하게 살해되었는지, 20년 전 발생한 살인사건이 세 사람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놨는지 보여주며 슬픔의 정서를 더욱 진하게 만든다.

 

네 번째는 사회문제다. 앞서 언급했듯 범죄 추리소설은 인간의 이성과 감성의 결합이다. 인간의 문제를 다루기에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는 범죄소설은 찾아보기 힘들다. 가와이 간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문제를 담아낸다. 댐이 상징하는 인간의 욕심은 잠자리로 대표되는 자연과 대비되며 그 탐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특히 가부라기 수사팀이 거래를 위해 댐을 건설한 건설사를 찾아가는 장면은 이런 사회 문제를 잘 보여준다.

 

댐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말에 건설사 직원은 인간은 편의에 따라 자연을 파괴해 왔다고 답한다. 마약은 금지하지만 사람을 똑같이 심신미약 상태로 만드는 술은 금지하지 않는다. 외식문화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담배는 몸에 안 좋다고 광고하지만 담배 연기보다 몇 배는 해로운 자동차 배기가스는 그만큼 언급되지 않는다. 자동차가 지닌 편리함은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항상 필요에 따라 자연을 이용해 왔다. 실제 일본 내에 댐 중에 대다수는 건설할 필요가 없는 자연에 해를 끼치는 건축물이다. 하지만 건축을 통한 고용효과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댐은 지어진다. 이런 인간의 욕심 때문에 벌어진 작품 속 사건은 잠자리라는 존재를 통해 정화되는 느낌을 준다. 그만큼 작가는 마지막 엔딩을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인간의 욕심은 얼마나 작은 것인지, 자연 속에서 죄는 사라지고 행복은 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드래곤플라이’는 일본에서는 전설처럼 여겨지는 곤충 잠자리를 미스터리의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번뜩이는 직감을 지닌 가부라기, 열정이 넘치는 형사 매니아 히메노, 투철한 정의감을 지닌 마사야, 철두철미한 분석가 프로파일러 도키오로 뭉쳐진 가부라기 특수반의 조합은 여전한 매력을 선사하며 가와이 간지의 미스터리는 소재를 살려냄과 동시에 장르적인 재미를 잊지 않는 미덕을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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