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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를 향한 상상력, 색다른 해양 스릴러를 선보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주연 '언더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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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5-29 [10:09]

▲ '언더워터' 포스터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최근 극장가에 아쉬운 점은 상상력을 현실로 이끌어 낸 엄청난 규모의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의 실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영화산업이 위축되면서 대작들의 개봉이 뒤로 밀리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상반기 기대작이었던 ‘결백’ ‘사냥의 시간’ ‘콜’이 개봉을 미뤘고, ‘사냥의 시간’의 경우 넷플릭스 공개를 택했다. 이런 극장가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언더워터’의 등장은 단비와 같다 할 수 있다.

 

‘언더워터’는 발상의 전환을 선보인다. ‘미지의 세계’를 생각할 때 대부분 우주 또는 판타지를 생각할 것이다. 또 해저 공포와 스릴러를 생각할 때 ‘죠스’부터 내려져 온 상어 또는 피라냐 같은 공격성을 띈 바다 생물체의 습격을 떠올릴 것이다. 이 작품은 미지의 공간을 ‘바다’로 설정한다. 심해의 경우 아직 인류가 도달하지 못한 공간이며, 가끔 수면 위로 올라온 심해어의 경우 기괴한 생김새로 시선을 끈다.

 

▲ '언더워터'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는 심해를 배경으로 미지의 생명체가 가하는 공격을 그려낸다. 해저 11km에 건설된 캐플러 기지는 30일 동안 해저 시추 시설에서 엄청난 압력을 견디며 바다의 밑바닥을 뚫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이들은 해저에서 유전을 발견하고자 한다. 동시에 해저는 인류가 개척하지 못한 공간이다. 달 착륙까지 이룬 인류지만 지구 내의 깊숙한 바다에는 다가가지 못한다. 그만큼 해저의 수압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임무를 수행하던 어느 날, 큰 지진으로 기지의 일부가 무너지고, 급류가 들이닥친다. 생존자는 전기 엔지니어 노라와 선장 루시엔을 포함한 6명뿐. 탈출 포트도 모두 써버린 때에 루시엔은 해저를 가로질러 또 다른 해저 기지인 로우벅으로 가는 계획을 세운다. 이대로 기지에 물이 차서 죽을 바에야 차라리 생존을 위한 도전을 대원들은 택한다. 하지만 이들의 도전에는 예기치 못한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 '언더워터'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작품은 세 가지 측면에서 해양 스릴러의 매력을 보여준다. 첫 번째는 미지의 생명체다. 보통 공격성을 지닌 미지의 생명체가 등장하는 영화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 우주의 생명체가 지구로 오거나, 우주로 나간 인간이 공격을 받거나 둘 중 하나다. 이런 생명체가 바다에서 등장하면서 예상치 못한 질감을 준다. 바다 역시 우주처럼 인간이 자유자재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공간이다.

 

때문에 긴박한 상황이 펼쳐지며, 예기치 못한 공격으로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생명체의 모습 역시 공포를 자아내는 외형을 통해 긴장감을 유발해낸다. 시체를 먹던 새끼 생명체가 달려드는 장면은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가 없을 것이라 여겼던 해저의 고요를 깨뜨리며 광란에 휩싸이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고요한 느낌이 강한 배경에 갑자기 등장하는 미지의 생명체는 스릴감을 자아낸다.

 

두 번째는 잠수복이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영화가 긴장감을 유발하는 공식 중 하나는 미지의 생명체의 공격과 함께 우주복에 생기는 문제다. 헬멧에 금이 가거나 산소공급에 이상이 생기며 긴박한 상황을 연출해낸다. 이 작품은 해저가 배경인 만큼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주복에 가까운 잠수복을 입는다. 때문에 SF장르와 같은 질감을 내며 상상력이 주는 쾌감을 배가시킨다.

 

헬멧에 금이 가거나 산소가 부족하면서 생기는 위기는 익숙한 만큼 효과적이다. 이보다 더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설정은 없다. 다만 여기에 한 가지 더 포인트가 있다. 우주의 경우 외계 생명체의 힘을 모르기 때문에 우주복을 입어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지구에서 우주복은 내부 산소 문제만 아니면 안전하다 느껴진다. 우주복에 가까운 잠수복이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는 더욱 강해진다.

 

▲ '언더워터'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세 번째는 심해공포증이다. 심해공포증은 심해나 심해어 사진을 보면 답답해하거나 무서워하는 증세다. 사람은 누구나 어둠을 무서워한다. 심해의 어둠과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는 환경은 보는 것만으로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을 준다. 작품은 이런 심해의 질감을 잘 표현한다. 할리우드의 자본력은 상상을 현실로 만들 힘이 있다. 심해의 어둠과 공포, 그 안에 떨어진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포인트는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지닌 분위기다. 노라 역의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특유의 분위기로 작품이 유도했던 느낌을 살려낸다. 그 느낌이란 외로운 인간의 사투다. 노라와 루시엔 사이의 연대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그들은 이 심해만큼 깊은 아픔을 지니고 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이런 노라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보여준다.

 

때문에 해양 스릴러의 긴장감과 함께 심해만이 품을 수 있는 깊은 슬픔을 담아낸다. 이런 감성은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을 다룬 ‘퍼스트맨’을 떠올리게 만든다. ‘퍼스트맨’은 딸을 잃은 암스트롱이 오직 머나먼 달에 가서 내려놔야만 하는 깊은 슬픔을 간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노라의 슬픔은 작품이 지닌 장르적인 매력과 함께 낭만적인 드라마를 선보이며 장면 하나하나를 돋보이게 만든다.

 

‘언더워터’는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보는 할리우드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영화다. 시작부터 해저 기지가 무너지면서 펼쳐지는 재난의 매력은 규모의 힘을 보여주고, 해저 속에서 미지의 생명체와 사투를 벌이는 모습은 흥미를 자극하는 상상력과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시스템의 위력을 과시한다. 코로나19로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 기대작들의 개봉이 밀린 현재, 그 갈증을 풀어주는 영화의 등장이라 볼 수 있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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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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