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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여자’, “나는 내 선을 잘 그리고 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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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6-08 [17:25]

 

  ▲ '프랑스여자' © 그림 : 유수미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꿈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꾸는 편이다. 실제 우리 집, 실제 내 모습 등 현실의 것들이 꿈에 나타나다 보니 깨어나는 순간 기분이 묘하다. 특히 과거의 기억들이 꿈속에 자주 등장하는데 서랍 속 낡은 일기장을 꺼내보는 듯하다. 꿈에서 본 것들은 현실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했고 자주 꾸다 보니 현실과 꿈의 구분선이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이처럼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플롯으로 구성된 영화가 바로 프랑스여자이다. 영화는 방금 꿈을 꿨다 깨어난 것처럼 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신비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안겨준다.

 

▲ '프랑스여자'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인공 미라는 배우의 꿈을 안고 프랑스로 유학을 가 가정을 꾸리지만, 이별의 아픔을 안고 20년 후 한국에 홀로 돌아온다. 한국에서 영은, 성우 등 반가운 옛 친구들과 재회하게 된 미라는 그들로부터 자신의 과거의 기억들을 마주하게 된다. 미라가 목격하는 과거의 기억들 중 분명 친근했던 기억도 있을 테지만, 친구들과 말싸움을 하거나 2년 전에 죽은 자신의 후배 해란과 마주하는 등 슬픈 기억들도 잇따라 등장한다. '추억은 가슴에 묻고 지나간 버스는 미련을 버리자.'라는 말이 있지만 미라는 과거의 추억과 아픔들을 모두 잊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것들이 환상으로써 그녀 앞에 등장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기억을 떠나보내지 못했기에 자신의 기억 속에 스스로를 가두게 된 것은 아닐지.

 

나는 내 선을 잘 그리고 사는 걸까?” 그녀가 흐느끼면서 던진 대사이다. 과거라는 환상과 현실이라는 실제 속에서 여기에도, 저기에도 속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은 희미하고 흐릿해 보인다. 잠을 자면서도 악몽을 꾸고 잠에서 깨어나도 요동치는 빗소리가 그녀를 반기기에 꿈과 현실 모두 눅눅한 흙길을 걷는 느낌이다. 이렇듯 미라는 두 세계 속에서 소속감 없이 어딘가 방황하는 듯 보인다.

 

나는 내 선을 잘 그리고 사는 걸까?”라는 말은 나도 소속감을, 그리고 정체성을 찾고 싶어.”라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삶에 대한 애착으로 인해, 잘 살고 싶어서 거듭해서 고민하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경계선 사이에 끼어있는 채로 어지러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 어쩐지 씁쓸하게만 느껴진다.

 

  ▲ '프랑스여자'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현실 속 장면이 과거로 바뀔 때 미라가 거치는 장소는 화장실이다. 화장실을 가기 전과 화장실에서 나온 후 우리의 모습이 변화하듯, 이러한 양상을 빌려 현실과 과거가 교차되는 지점으로 선택된 것이 아닐까. 미라는 목욕을 하면서 마음을 정리하거나 마음의 응어리를 풀곤 한다. 바깥 공간에는 사람들이 북적이지만 화장실은 오직 자신만의 공간이기에 그녀에게 안락한 장소가 되어 주었던 것 같다. 이처럼 수많은 장소들 중 화장실을 중요한 대목으로 설정한 점이 매력적이었고, ‘프랑스여자를 떠올리면 화장실이라는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상되어 한 공간을 내세운 점이 좋게 느껴졌다.

 

꿈과 현실을 교차시키는 플롯으로 인해 영화는 자칫 판타지로 느껴질 수 있지만, 미라와 영은, 성우의 대화는 모두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대사들이다. 특히나 끊이지 않고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대사 연출은 나도 한때 저렇게 친구들과 수다를 떨었었지.’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해 공감을 안겨준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판타지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영화라고 평하고 싶다. 영화는 판타지, 현실 등 모순된 키워드를 통해 아이러니를 자아내며 이러한 충돌은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환상이 실제 같고, 실제가 환상 같은 '프랑스여자'는 플롯적인 면에서도, 스토리적인 면에서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실제와 환상 사이에 끼어있는 경계인 미라의 감정선을 따라 영화를 느끼다 보면 그녀의 모습에서 그동안 자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영화가 끝난 후, “나는 내 선을 잘 그리고 사는 걸까?”라는 대사를 몇 번이고 되새겼던 나처럼 말이다.

 

 ▲ '프랑스여자' 감성 일러스트  © 롯데엔터테인먼트

 

 

유수미 객원기자|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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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미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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