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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이후, 인류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서평] 정관용 시사평론가와 6명의 전문가가 뭉친 '코로나 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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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6-29 [14:48]

▲ '코로나 사피엔스' 표지  © 인플루엔셜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으며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 살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신체적인 접촉이나 만남을 최소화하며, 거리나 대중교통에는 사람들이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다. 대한민국을 이끄는 여섯 명의 전문가는 코로나 이후 인류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갈 것이라 예측한다. 그래서 그들은 앞으로의 인류를 ‘코로나 사피엔스’라 명명한다.

 

시사평론가 정관용이 진행을 맡은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이 기획한 이 작품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고견을 통해 현실로 다가온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예측한다. 최재천, 장하준, 최재붕, 홍기빈, 김누리, 김경일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각자의 영역에 맞춰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그 방향은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새로운 답을 찾아가서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예견된 재앙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코로나19의 원인이 인류에게 있음을 말한다. 이전에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까지 바이러스의 주기는 점점 짧아진다. 그 이유는 생태계의 파괴와 연관되어 있다. 생태계의 파괴는 박쥐가 살 곳을 없애버렸고, 박쥐와 인류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집에 처마가 없어 박쥐를 도심에서 볼 수 없지만,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보금자리를 위협받게 된 종은 어쩔 수 없이 도심을 향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해 논란이 된 적 있다. 삼림파괴와 기후변화는 자연을 희생시키며 얻은 인류의 발전에 대한 대가이다. 특히 지구온난화는 말라리아 같이 열대기후에서 겪는 문제를 우리나라에 가져올 위험이 있다. 인류가 자연의 자리를 빼앗고, 이들의 영역과 가까워질수록 앞으로 빠르면 1년 주기로 자연에서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몰할 수 있다.

 

이에 최재천 교수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 생태백신과 행동백신을 제안한다.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생태백신은 자연의 영역을 지키는 것이다. 무분별한 개발을 지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행동백신은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말한다. 현재의 인류는 비정상적일 만큼 도시로 몰리고 있다. 코로나19가 ‘도시병’이라는 별명을 지닐 만큼 밀집된 인구에서 발생하는 만큼 행동에 있어 적절한 거리두기가 요구된다.

 

공생경제가 필요할 때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1929년 대공황 때보다 더 심한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코로나19는 세계경제를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관광업의 비중이 높았던 유럽은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사태에 대비해 각국 정부가 할 일은 실질적인 경제손실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실질’이란 피해를 입은 국민과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돈이 가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추경을 통해 국가에 돈을 풀지만, 그 돈이 실질적으로 국민의 생활을 낫게 해주는 효과를 본 적이 드물다. 그 이유는 은행이나 각 부처로 돈을 보내기 때문이다. 이번 재난지원금처럼 직접적으로 국민의 통장에 돈을 넣어주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전과 같은 대책으로는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실질적으로 국민이 피해를 보고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장하준 교수는 전 세계가 공생경제로 나아갈 때임을 말한다. 기존 자본주의가 경쟁과 시장논리에 모든 걸 맡겼다면 이제는 국가가 모두가 경제적으로 빈곤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개인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다수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돈을 풀어 일자리를 늘리고 생계를 위한 소득을 보장하는 공생 경제만이 미래사회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말한다.

 

‘포노 사피엔스’의 시대에 대비하라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교수는 앞으로의 인류는 ‘포노 사피엔스’가 될 것이라 말한다. ‘포노’는 스마트폰의 라틴어이며, 사피엔스는 호모 사피엔스의 줄임말이다.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처럼 바이러스의 위협이 지속된다면 인류는 직접적인 대면이나 사람이 많은 곳을 꺼리게 된다. 이에 따라 국가의 발전 방향은 스마트폰을 생활화하는 국민에 맞춰 진행되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온라인 수업이다. 학교 내 집단발병을 고려해 시행된 온라인 수업은 전 국민의 9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전국 어디나 초고속 인터넷망이 설치된 우리나라에서 충분히 시행할 수 있는 정책이었다. 여기에 앞서 최재붕 교수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될 스마트폰과 온라인의 활성화를 위해 규제의 완화와 중장년층의 배우려는 자세가 필수임을 강조한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우버 등에 대해 가해지는 규제는 현재의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공생을 도모하다 4차 산업혁명에 맞는 형태로 바꿔가야지 현재를 지키려다 미래를 빼앗길 순 없다. 또 우리나라의 중장년 세대의 경우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이들이다. 그들은 가진 걸 지키려는 것보다 새로운 걸 만들어 내는데 익숙하다. 그들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은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기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기존 질서를 바꾸는 시도가 필요하다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홍기빈은 코로나19의 원인을 지구화, 도시화, 금융화로 뽑는다. 전 지구가 가까워지고, 거대도시 사이의 교류가 이뤄지며, 이 도시를 중심으로 자본이 흐르면서 바이러스가 퍼지기 쉬운 환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의 이런 환경이 지속되는 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기존의 것을 바꿔야만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지 못한다면 바이러스의 공포는 반복될 뿐이다.

 

코로나19는 이처럼 발전된 문명에서는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기에 새로운 미래를 그려내야만 한다. 홍기빈 소장은 그 세 가지 원칙으로 사회적 방역시스템, 경제활동 조직을 시장에만 맡겨야 한다는 도그마의 탈피,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는 문명의 붕괴다. 사회적 방역시스템은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비롯된다. 경제활동의 경우 기업에게 모든 경제를 일임하는 시스템이 아닌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고용보장제를 주장한다.

 

현대의 기업이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며 이를 부추기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공생경제를 추구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1년에 한 번은 꼭 해외여행을 가야 한다는 생각은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적인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기업은 돈을 버는 게 최우선이 되는 게 아니라, 기업과 국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본주의 사회의 시스템에 대한 의문과 이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시대의 몰락

 

이 작품의 전문가들은 모두가 공통적으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지닌 문제점을 지적한다. 이는 학자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화두가 되었던 문제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금기시 되었던 문제다. 이에 대해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김누리는 미국화된 우리나라가 지닌 반세기 뒤쳐진 인식을 말한다. 그는 프랑스에서 시작된 68혁명의 움직임이 당시 군부독재로 일어나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과거를 말한다.

 

68혁명을 통해 세계는 기존 질서에 대한 의심과 인간을 중심에 둔 자유와 변혁의 물결을 맛보았으나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런 인식은 미국식 자본주의를 무조건 옳은 것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특히 북한이 공산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북한의 몰락은 미국식 자본주의의 승리로 여겨졌다. 그는 북한과의 경쟁 때문에 미국을 따르지 않은 의료보험제도 덕분에 우리나라가 코로나19를 상대로 모범방역국이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코로나19는 미국에 대한 환상을 깨뜨린 건 물론 미국이 답이 아님을 보여줬다. 여기에 김교수는 한 가지 가능성을 말한다. 바로 대한민국 국민의 높은 인식이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자발적으로 실천한 우리의 국민성에 놀랐다며 이러한 인식을 지닌 국민이라면 대한민국이란 국가 자체가 더 높은 방향성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그가 제시한 미래에 대한 방향성도 이런 국민의식에 바탕을 둔다.

 

‘Want’가 아닌 ‘Like’의 시대가 올 것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다가올 코로나 사피엔스가 심리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성에 대해 말한다. 그 방향성은 소비중심이 아닌 만족중심의 심리학이다. 현대사회에서 기업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비를 자극한다. 광고와 SNS를 통해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 거처럼 말이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등산용 패딩이나 감자칩 과자가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방향성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둔화로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는 소비자의 요구와 상관없이 물건을 찍어내고 대량생산한다. 때문에 소비가 둔화되면 경제위기를 맞는다. 때문에 기업은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물품을 소규모로 찍어대는 방향성이 필요하다. 여기에 사람들의 성향 역시 무조건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Want’가 아닌 ‘Like’가 될 것임을 말한다. 이전에는 남이 있으면 내 필요와 상관없이 원한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만 소비하게 될 것이라 예측한다.

 

교실의 풍경을 예로 들자면 이전에는 등산용 패딩이 유행하면 같은 종류를 전부 입었던 반면, 이제는 학생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춰 옷을 구매한다. 둔화된 소비시장은 필요라는 욕구보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소확행을 중시한다. 특히 대면 접촉이 낮아지는 시대에는 남과 비교될 필요가 없으니 이런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 예측한다.

 

코로나19는 이전과 다른 인류의 등장을 말하고 그 필요성을 제시한다. 이전과 같은 형태의 인류는 또 다른 바이러스의 공포에 마주하며 다시 한 번 이번과 같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를 통해 코로나 이후의 삶을 준비하게 도와준다. 인류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바이러스라는 적과 마주했다. 이 적은 이전부터 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되었던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래서 방역과 백신, 치료제의 개발은 눈앞에 닥친 새로운 문제지만,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예측은 남들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간 통찰을 지닌 이들에게 완전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인류는 항상 위기에 봉착했고, 그 위기를 극복해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는 이 작품 속 문구처럼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 속에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방향성을 통해 그 해답을 간접적으로 제시한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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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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