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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은 거들 뿐, 가족을 쫓아낸 가장의 애잔한 자기반성

[프리뷰] '우리집 똥멍청이' / 7월 22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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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7-22 [10:04]

▲ '우리집 똥멍청이' 포스터     ©(주)퍼스트런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가족의 문제는 그 내부에서만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어느 가정이나 문제가 있지만, 그 문제를 품고 아슬아슬하게 살아간다. ‘우리집 똥멍청이는 가족과 문제를 겪는 앙리의 집에 똥멍청이란 이름을 지닌 개가 오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다룬다. 앙리는 처음으로 집 안에 내 편이 생겼다는 생각에 즐거움을 느끼지만, 반대로 가족은 각자의 이유로 하나 둘씩 집에서 떠나간다. 심지어 아내까지 말이다.

 

앙리는 25년 전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현재는 망작 제조기다. 어느 날 집에 돌아온 그는 마당에 커다란 개 한 마리가 있는 걸 발견한다. 이 뻔뻔한 개는 집안까지 들어와 쑥대밭으로 만든다. 그런데 앙리는 이 개가 싫지만은 않다. 똥멍청이라 불리는 이 개는 지난 해 앙리의 반려견을 물어 죽인 개를 큰 덩치로 혼내준다. 또 똥멍청이가 있으면 가족들이 그에게 오질 않는다.

 

앙리의 아내 세실은 결혼생활에 우울증을 지니고 있다. 첫째 라파엘은 임신한 여자친구로 인해 고민이 있고, 자기 손으로 돈을 벌지 않는다. 둘째 가스파르는 머리는 좋지만 게을러서 세실에게 대신 숙제를 부탁하기도 한다. 셋째 폴린은 툭하면 파병시절을 자랑하는 남자친구를 집에 데려오고 아빠한테 불만을 내뱉는다. 막내 노엘은 과격한 환경운동으로 경찰조사까지 받은 경력이 있다.

 

▲ '우리집 똥멍청이' 스틸컷  © (주)퍼스트런

 

프랑스 영화 특유의 시크한 웃음을 지닌 이 영화는 똥멍청이의 등장으로 하나가 되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 둘 가족은 떠난다. 가족의 형태를 생각했을 때 이는 올바른 일일지 모르겠다. 앙리의 자식들은 그에게 경제적인 부분을 기댄다. 원 히트 원더로 끝난 왕년의 베스트셀러 작가는 어떻게든 돈을 벌어보겠다고 멀리 강연까지 나간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알아주는 자식은 아무도 없다.

 

똥멍청이가 앙리의 마음을 차지하면서 자식이 떠나는 그림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아내가 떠나가는 순간 작품은 앙리가 지닌 문제점에 주목한다. 앙리는 요즘 말로 하자면 꼰대.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구성원의 마음 하나하나를 알아주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세실이 우울증에 빠진 건 이런 앙리의 모습과 연관되어 있다.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앙리의 자세는 사랑 하나면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것이라 여겼던 세실을 실망시킨다.

 

똥멍청이는 가족 안에서 내 편 하나 없다고 여겼던 앙리의 마음을 채워준다. 그 마음이 차고 나서야 앙리는 주변을 바라본다.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으로 살아왔는지 말이다. 가끔 가장은 자신이 원하는 것과 남이 원하는 걸 혼동한다. 가족을 혼자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에 그 구성원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는다. 자식들은 이런 앙리의 모습에 실망했고, 아내는 우울증을 앓다가 결국 그 곁을 떠나간다.

 

▲ '우리집 똥멍청이' 스틸컷  © (주)퍼스트런

 

보통의 가족영화라면 원래 겪고 있던 문제가 새로운 존재의 등장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약간의 갈등 이후 드라마틱한 봉합을 이루는 모습으로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똥멍청이가 앙리의 빈곳을 채우면서 오히려 새로운 구멍을 만들어낸다. 이런 구성은 프랑스 영화의 시크한 유머와 잘 맞는 색을 보여주지만 작품의 진행 자체는 상당히 진부하게 만든다. 초반부 이후 중후반부를 이끄는 게 앙리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똥멍청이와 앙리가 엮여 벌어지는 사건이 초반부 이후 끝나기 때문에 중후반부는 다소 미적지근한 분위기를 보인다. 말하고자 하는 걸 흥미롭게 표현하는 기술이 필요한데 화술이 화려하거나 진중하지 못하다. 코믹하게 가는 것도, 무겁게 가는 것도 아니라 분위기가 잡히지 않는다. 여기에 똥멍청이를 활용한 유머가 다소 저급하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센스 있는 웃음이 아닌 쥐어짜는 웃음의 경향이 강하다.

 

어차저차 돌고 돌아서 결국 가슴 따뜻한 가족 드라마로 결말을 맺지만 그 과정은 지지부진하다. 개성 강한 캐릭터를 다수 등장시켰으면 그들의 충돌이나 기발한 에피소드를 통해 재미를 보여줄 법도 한데, 그런 시도를 하지 않는다. 앙리에게 집중한 극은 그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지만 이런 심리에 집중할 것이라면 똥멍청이부터 가족의 캐릭터 구성에 강한 개성을 부여해나 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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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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