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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소리', 싱그러운 여름날에 깃든 둘만의 추억

김현정 감독 - '여름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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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12-22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계절을 떠올리면 그날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여름밤, 별을 보며 길을 거닐던 기억, 가을 아침, 노란 단풍잎을 보며 사진을 찍던 기억, 시린 겨울, 작은 눈사람을 만들던 기억까지. 계절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그때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그렇게 계절과 나의 추억은 영화 속 한 프레임처럼 마음속에 소중히 남아있다. 계절은 일상적이지만 추억이라는 선물을, 소소하지만 정서라는 잊을 수 없는 기분을 안겨다 준다. 그러다 문득, 녹색 잎이 돋아나는 화창한 여름날, 둘만의 풋풋한 추억이 담긴 단편영화 '여름의 소리'를 만났다.

 

▲ '여름의 소리' 스틸컷  © 다음

 

'여름의 소리'는 수학여행 날, 버스를 놓친 남학생 인우와 여학생 소리가 길을 헤매며 벌어지는 일화를 그린 영화이다. 한 번도 서로를 본 적이 없기에, 의견이 충돌되기에 두 남녀는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인우를 바라보며 소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함께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정이 들고 자연스럽게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둘은 어느새 서로의 눈을 보며 마음의 소리로 소통을 하고 있었다.

 

영화 속에는 한적한 시골 마을, 굽이진 골목길, 고요한 버스정류장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일상 속에서도 볼 수 있는 친숙한 공간이었기 때문일까, 어린 시절의 옛 향수가 떠올랐던 걸까. 마치 눈앞에서 그 광경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안했다. 소리가 인우에게 과자를 건네주는 행동, 인우의 슬픈 고백이 담긴 말 한마디, 이러한 사소하고 일상적인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공감이 되어서 큰 울림을 주었다. 평범한 의상, 평범한 분장, 꾸밈없는 자연스러운 표정 등으로 인해 마치 현실을 보는 것처럼 영화가 생생하게 다가왔다.

 

▲ '여름의 소리' 스틸컷  © 다음

 

'노랗고 예쁜 불꽃.' 노란색은 빛바랜 옛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주고, 불꽃은 선명하고 강렬한 정서를 전달해 준다. 인우와 소리는 소소한 불꽃놀이를 하며 잊을 수 없는 둘만의 추억을 만들어나간다. 소리의 진심 어린 미소, 인우의 따뜻한 눈빛, 톡톡 튀는 불꽃 등이 담긴 시퀀스가 모여져 한편의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낸다. 이때 흐르는 따뜻하고 묵직한 멜로디는 두 남녀의 편안하고 안락한 마음 상태를 나타낸다. 학교로부터 소외되어 서러움을 느끼던 소년, 소녀가 빛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풀벌레 소리, 햇빛, 푸르른 풀잎들의 요소로 인해 영화는 '맑음'이라는 정서를 전달해 준다. 무엇보다 두 남녀의 순수한 눈동자가 '맑음'의 정서를 전달해 주는데 큰 역할을 한다. 두 남녀에게서 느껴지는 맑은 정서는 이제 막 새싹이 돋는 것 같은 풋풋한 첫사랑의 느낌을 안겨다 준다. 마지막 장면, 소리는 인우를 알아보고 웃으며 손을 흔들고, 인우는 소리를 지긋이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인다. 비록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두 남녀의 눈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반가워."

 

  ▲ '여름의 소리' 스틸컷  © 다음

 

둘만의 공간, 둘만의 추억, 둘만의 비밀이 담긴 영화, '여름의 소리'. '둘만의'라는 어감은 왠지 모르게 설렘과 아늑함을 안겨다 준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소년은 글로, 소리가 들리는 소녀는 말로 서로 다른 소통 방법을 보인다. 의견이 맞지 않아 티격태격 귀여운 신경전을 벌일 때도 있지만 그 속에서 둘은 서로 교류하며 감정을 쌓아 나아간다. 여름날의 햇빛은 뜨겁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시원함을 찾기에 여름은 덥고도 시원하다고 생각한다. 시작은 낯설고 얼떨결일지 몰라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돈독해져가는 둘의 관계를 보며 여름이라는 계절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문 밖을 바라보며 '문득' 떠올려보면, 계절 속에 담긴 추억, 추억 속에 담긴 사람들이 하나둘씩 기억이 난다. '나의 여름은 어떤 추억이 있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그간 잊고 있었던, 여름날과 함께했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여름의 소리'를 통해 계절 속에 녹아든 우리들의 추억을 떠올리길 바라본다. 싱그러운 여름의 분위기가 독자들의 마음속에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유수미 객원기자|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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