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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바이러스에 전염되어 자유로운 세상을 외치다

Review|단편 '유월'(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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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1-02-01

[씨네리와인드|한솔지 리뷰어]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범세계적으로 유행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세계는 갖는 혼란을 맞이하며 버텨내고 있지만, 그 혼란 속에서 비롯되는 혐오와 배타적인 시선들은 어쩐지 점점 심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여기, 이곳에,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전염병 영화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단편영화 ‘유월(Yuwol)’이다. ‘유월’은 어쩌면 이상하고, 이상하기 때문에 기괴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전염병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 편의 동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 영화 '유월' 포스터 ©Team Yuwol     ©한솔지

 

영화 ‘유월’의 주인공인 민유월은 눈동자 댄스를 하는 장면에서부터 영화는 시작된다. 음악에 맞춰 눈동자로 온 힘을 다해 춤을 추는 유월에게 집중하고 있다가 줌 아웃이 되며 주변 상황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머리에 물음표가 떠오를 것이다. 유월이 외에 나머지 학생들은 ‘학생답게’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내 교실로 들어온 선생님 혜림은 학급을 통제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품을 하고 만 유월이를 본 혜림은 이내 자신도 뒤를 돌아 학생들 몰래 하품을 하고 만다.

 

여기서 하품을 자유로 치환한다면, 강압적이고 체계적인 질서로 이루어져 있는 사회는 개개인들에게 쉬이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그들만의 자유를 허락하게 되면, 사회를 안정화시키고 있던 보이지 않는 질서와 규칙들이 깨져 금방 어질러지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지런하게 정렬되어 있는 책상이며 획일화된 모습으로 공부하는 학생들, 무조건 선생님 말에 귀 기울여야 하는 상황. 하나의 질서로 이루어진 사회지만, 유월이 하품을 하면서 그 질서에 파동이 친다. 그리고 그 사회를 통제하고 있는 혜림 또한 한 번쯤은 자유를 꿈꿨기에 유월이 입을 크게 벌리며 전파한 자유에 자신도 모르게 하품을 한다. 하지만 혜림은 이내 자신을 가다듬고 유월에게 하품을 한 대가로 벌을 내린다. 운동장 15바퀴 실시. 유월은 운동장을 돌지만, 춤을 추면서 트랙을 뛰는 것으로 자유에 대한 갈망을 표출한다.

 

그리고 찾아온 점심시간. 모두가 평화로워 보이는 가운데, 갑자기 한 학생이 쓰러지면서 몸을 삐그덕거린다. 그리고 복도에 있는 학생들 또한 하나둘씩 삐그덕거리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바로 ‘집단 무용증’이라는 일종의 댄스 전염병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면, 좀비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유월이가 이어폰을 꽂고 음악이 흐르는 순간 기이하고 괴상한 분위기는 순간적으로 전환된다. 오히려 아이돌 군무처럼 짜인 춤이 아닌 그들만의 개성 넘치는 춤은 감각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이와 같이 전염병을 퍼뜨려 사회 질서를 깨고 있는 원인으로 지목된 유월이는 선생님들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하지만 유월이가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은 집단 무용증에 전염되어 춤을 추게 되는데, 유월이와 함께 춤을 추는 거리의 사람들은 오히려 그 전의 일상보다 행복해 보이기까지 한다.

 

▲ 영화 '유월' 스틸컷 ©Team Yuwol     ©한솔지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그 수가 급격히 증가하자, 급기야 뉴스에 보도되면서 이를 ‘질병’이라고 표현한다.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면, 사회 질서 밖으로 벗어나거나 우리와 조금이라도 다른 점을 포착하면 그것이 질병인 것처럼 그들을 배척하고 격리하지는 않는가. 영화 ‘유월’은 자신들의 세계를 통해 우리를 돌아보게 만든다.

 

열심히 춤을 추면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길에서 유월이는 다시 뉴스를 보게 되는데, 그 속에서 전염되어 춤을 추고 있는 아나운서는 유월이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이 사회에는 앞서 영화가 계속 외쳤던 것처럼 개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건강한 사회란 일정한 질서 속에서 개개인의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영화 ‘유월’은 아나운서의 원망스러운 눈초리를 통해 자유에 대한 방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그리고 학교로 돌아간 유월이는 발레 슈즈를 앞에 두고 망설이는 혜림을 보게 된다. 그리고 외친다.

 

“혜림 선생님! 뭐 어때요. 괜찮아요.”

 

질서에 붙잡힌 상태에서 자유를 향해 눈을 돌리고 꿈을 향한 발걸음은 참 어렵다. 그 한 걸음만 떼면 앞으로 쭉쭉 나아갈 수 있는데, 그 한 걸음이 너무 어려운 때가 많다. 유월은 그런 혜림이 들을 위해 말한다. 뭐 어때, 괜찮아. 괜찮으니까 일어서서 걸어 봐, 하고.

 

마침내 유월과 선생님 혜림은 같이 춤을 추면서 자유와 질서가 합쳐져 공존하는 사회를 그들의 선으로 그려낸다. 그리고 그들에서 만들어진 건강한 물결은 아이들에게까지 퍼진다. 아이들과 선생님은 운동장으로 나와서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펼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발레, 현대무용, 파핑 등 다양한 장르들이 뒤섞여 조화를 이룬다. 이처럼 군무라는 통일성 속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고 바라보아야 할 세계가 아닌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영화 '유월' 스틸컷     ©한솔지

 

누군가는 혜림처럼 어느새 자유를 잊은 채 사회의 수레바퀴를 따라 굴러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유월처럼 내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유를 발산하고 싶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냉정한 사회 때문에 억압되는 사람들 또한 있을 것이다.

 

혜림이 되어 나만의 자유를 찾고 싶은가? 유월이 되어 더 자유로운 세계 속에서 춤추고 싶은가? 개인의 자율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며 훼손당하지 않는 선에서 사회적 규칙과 합의를 찾고자 하는 영화 ‘유월’은 수많은 혜림이들과 유월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함께 스텝을 밟아나갈 것이다. 그러니 뭐 어떤가. 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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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지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4기
cinerewind@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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