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문', 인간과 동물의 아름다운 공존을 꿈꾸다 [반짝반짝전]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상영작] 영화 '슈퍼문'/ 홍대영 감독

가 -가 +

강준혁
기사입력 2019-05-29 [09:00]

 

▲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공식 포스터.     © 인디스페이스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이 어느 새 4주차를 맞았다. 본 기획전은 광주 독립영화관 GIFT, 대구 오오극장, 서울 아리랑 시네센터, 서울 인디스페이스 등 국내 독립 영화전용관들을 통해 국내외 영화제에 출품된 우수 독립영화 중 배급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러나 그 어느 영화보다도 ‘반짝이는’ 미개봉작을 선정하여 선보이고자 한 공동 프로젝트이다. 출품작은 총 24편으로, 18편의 장편 영화와 6편의 단편 영화가 상영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종류도 다양하다. 다큐멘터리, 극영화, 실험영화, 애니메이션 등 각기 다른 색감을 가진 영화들이 너나할 것 없이 반짝인다. 이를 통해 본 기획전은 한국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담론을 다루고자 하였고, 동시에 부침을 겪고 있는 한국 독립영화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안타깝게도, 본 기획전을 위해 여러 루트로의 홍보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은 기획전 일정에 있어 총 54회의 GV(관객과의 대화)를 배치하였고, 서울-광주-대구라는 세 도시를 통해 전국적인 프로젝트로써, 특히 지역 영화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여 사람들에게 다가가고자 하였지만, 5월 들어 <어벤져스: 엔드게임>, <명탐정 피카츄> 등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계속된 공세 속에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위축되고 말았다. 실제로, 27일 방문한 서울 아리랑 시네센터에서 관계자를 제외하고 본 기획전에 참여한 순수 관객은 필자가 유일하였다. 물론 기획전이 후반부에 들어섰다는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아리랑 시네센터 관계자의 언급으로 유추해 보았을 때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을 관람하기 위해 온 인원은 그리 많지 않았음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기획전이 막을 내리기까지 아직 일주일이나 남은 상태. 시간을 내어 기획전의 영화를 골라 보기에는 넉넉한 기간이라 할 수 있다. 배급사만 잡지 못했을 뿐이지 여타 상업영화들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만큼의 작품성과 내용을 갖춘 위 영화들이 이대로 묻히기에는 너무나도 아쉽기에, 이번 기사를 시작으로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켜 보고자 한다.

 

▲ 영화 '슈퍼문' 스틸컷.     © Soundouble(사운더블) 공식 유튜브 채널

 

이번 기사에서 소개할 작품은 홍대영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슈퍼문’이다. 본 기획전에 소개된 영화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애니메이션의 형식으로 관객을 찾은 ‘슈퍼문’은 작년 10월 열린 부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BIAF)에서 초청장편으로 출품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배급사를 찾지 못해 극장에 상영되지 못했고, 이번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을 통해 비로소 관객들을 다시 한 번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슈퍼문’은 저연령층을 타겟으로 삼았지만 그 내용은 어른들에게도 꽤 흥미롭게 느껴질 만하다. 본 영화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전래 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죽음을 맞이한 동물들의 영혼을 두레박에 담아 달님께 올려 보내는 ‘지킴이’라는 존재를 등장시킨다. 다분히 한국적이지만, 동시에 신선한 소재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이어 ‘슈퍼문’은 그 ‘지킴이’의 역할을 10살짜리 꼬마 ‘건우’에게 부여함으로써 모험을 통한 성장물의 형식을 채택했다.

 

건우는 사고로 인해 ‘지킴이’의 도장이 이마에 박혀 인간 이외의 동물과 자유롭게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어린 아이이다. 건우는 ‘지킴이’가 되어 이별과 우정에 대해 배우고, 멧돼지 ‘도새’와 ‘며리’를 비롯한 수많은 동물들과 깊은 관계를 쌓아나가며 은혜를 주고받는다. 그러나 로드킬 사고에 휘말려 소중한 이들을 잃을 위험에 처하게 된 건우는 자신을 제외한 네 지킴이들을 거쳐,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된 동물들의 넋을 다시금 자유롭게 만들어주기 위해 ‘슈퍼문’에 도달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슈퍼문’은 앞서 언급한 로드킬 사고, 인간에 의한 자연 파괴와 밀렵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일깨우고자 한다. 영화의 소개에 따르면, 홍대영 감독이 ‘슈퍼문’을 기획하게 된 배경에는 멧돼지의 도심출몰로 인한 로드킬 교통사고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꼈던 것이 크게 작용하였다고 한다. 영화에서도 언급이 되지만, 이 때 인간과 동물은 서로 피해자이자 가해자이다. 이에 따라 ‘슈퍼문’은 단순한 권선징악의 구도 아래 악자(惡者)의 무조건적인 파멸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 인간과 동물의 아름다운 공존에 대해 고민을 우선하여 웃음을 전달해 보이고자 한다.

 

▲ 영화 '슈퍼문' 스틸컷.     © Daum 영화

 

‘슈퍼문’의 가장 큰 장점은 부드러운 3D 애니메이션이다. 특히 멧돼지나 호랑이와 같은 대형 동물들의 역동적인 모션이 눈에 띈다. 이미 유수 영화제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바 있는 홍대용 감독은 데뷔작 ‘아낌없이 치고받는 나무(2006)’에서 2D 애니메이션을, ‘곰과 노인과 바다(2008)’에서 2D와 3D의 과도기적 형태를 선보인 이후, 2010년대 이후 작업한 모든 영화에서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 ‘홈키퍼(2010)’, ‘No Smoking(2012)’, ‘나는 총알이다(2013)’ 이후 5년 만의 공식적인 신작인 ‘슈퍼문’에서도 그는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특히 영화의 종반부 슈퍼문 속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사투는 아름다운 배경과 훌륭한 액션 신이 곁들여져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나게 한다. 또한, 본 영화의 또 하나의 장점은 적재적소에 배치된 흥겨운 음악이다. ‘슈퍼문’의 한국적인 내용과 질감을 한 층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주는 국악의 선율은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역동적으로 건우의 모험을 지원해주며 영화를 함께 이끌어나간다. 영화 ‘여름의 끝자락’, ‘촉법소년’, 애니메이션 ‘왜?’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영화/광고/연극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튜디오 ‘사운더블’의 힘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다만, 러닝타임이 78분으로 짧은 것이 다소 아쉽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기에 진행이 급하게 이루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설정 상 건우는 다른 지킴이들을 만나기 위해 한반도 전역을 돌아다녀야 하는 데, 지킴이와 마주할 때의 장면을 그려내는 데 급급하여 건우가 이동하는 장면은 대부분 생략되고, 또한 과장되어있다. 영화 초반에는 건우가 만든 지우개 도장의 그림을 통하여 암시의 형식으로 극을 진행하지만, 후반부에는 이러한 요소가 없어 ‘편집된’ 부분이 많다는 느낌이 확연히 든다. 러닝 타임이 좀 더 길었다면, 판타지적인 요소를 한 층 가미하여 이러한 모습들을 좀 더 보강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한편으로 ‘슈퍼문’은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기에 ‘배설 개그’가 자주 등장하는 편이다. 아이들에게도 이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지점이겠다. 하지만 아동을 타겟으로 했기에, 굳이 음주운전 씬과 같은 몇몇 논란이 될 만한 장면들을 굳이 집어넣어 극을 진행시켰던 것은 또한 지적할 만한 점이라 할 수 있다. 종영 후 부모들의 부연 지도가 다소 필요할 수도 있겠다.

 

▲ 영화 '슈퍼문' 스틸컷.     © 인디스페이스

 

종합하자면, ‘슈퍼문’은 분명 아쉬움이 있지만 참신한 소재와 더불어 자녀들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좋은 애니메이션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최근 ‘뽀로로 극장판’, ‘신비아파트 극장판’ 등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가 나쁘지 않은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높아진 상태인데, 그 기준에도 ‘슈퍼문’은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내용을 갖추었지 않았나 싶다. 비록 정식으로 개봉의 기회를 잡지는 못했지만,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서 ‘슈퍼문’을 아직 만나볼 기회는 있다. 5월 29일(수) 대구 오오극장과 6월 1일(토) 서울 인디스페이스에서 마지막 상영이 준비되어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서 혹 ‘슈퍼문’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면, 아이를 대동하여 미소를 함께 머금을 수 있는 즐거움을 놓치기 마시길 바란다.

 

[씨네리와인드 강준혁]

 

 

보도자료 및 제보 : cinerewind@cinerewind.com

강준혁의 다른기사보기

관련기사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ins_news3/ins_mobile/data/ins_skin/o/news_view.php on line 81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씨네리와인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