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가 보면 좋은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①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가 보면 좋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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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진
기사입력 2019-07-15 [15:30]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주의! 본 리뷰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말머리

  

2013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영화이다. 오래전에 개봉한 영화이지만 사촌 동생의 추천을 받아서 엄마와 함께 보게 되었다. 이미 이 영화를 2번이나 보셨다는 엄마가 흔쾌히 날 따라서 같이 영화를 봐주는 것을 보고, ‘이 영화가 괜찮은 영화이겠구나했다.

  

- 줄거리

  

이 영화는 한 가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그리고 그 가정의 아빠인료타’. 그에게는 6살짜리 아들케이타가 있다. 처음에는 사랑이 넘치는 평범한 집인 것처럼만 보이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단번에 반박을 때리는 장면을 보여준다. 가족 면접을 보는 장면이 그것이다. 면접관의 질문에 가족과 함께 캠핑을 갔던 일화를 똑 부러지게 말하는 케이타. 그러나 면접이 끝나자, ‘어떻게 그런 답변을 할 수 있었느냐라는 부모님의 질문과학원에서 배운 대로하였다는 아이의 답변.

 

케이타가 지금껏 캠핑을 가보지 못한 이유는 료타가 '매우 바쁜 사람'이기 때문이다. 겨우 일요일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온 료타에게 그의 아내는 바쁜데 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한다. 토요일에도 직장에 나온 료타를 보고 그의 상사는 그를 '유능한 부하'라고 표현하지만, 한편으로는 '브레이크 없이 가속 페달을 밟느라 가족들과 여유를 즐기고 있지 못하는 부하'이기도 했다. 상사가 직접 그를 대신해서 브레이크를 밟아줄 정도면 이미 말은 다했다.

 

영화 초반부의 료타를 보면 그를 '가정적인 아빠' 또는 '가정적이지 못한 아빠'라고 단정 지어 말하기가 어렵다. 바빠서 아내와 아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적지만, 많은 것을 케이타가 혼자 하게끔 하는 일종의 엄격한 방침을 만들어 놓았지만 그래도 케이타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는, 영락없이 한 아이의 아버지였다. 케이타의 피아노 실력이 늘 수 있게 매일매일 쉬는 날 없이 피아노를 잘 치고 있나 체크하는 아버지이면서도, 피아노를 치는 케이타 옆에서 같이 건반에 손을 올려 화음을 맞추는 아버지였다. 이렇게만 보면 아버지로서 꽤 괜찮은 사람인 듯하다. 하지만 그에게 생긴 예기치 못한 어떤 사건으로그가 완벽한 아빠는 아니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게 된다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케이타가 료타의 친자식이 아니었던 것이다. 6년 전 간호사의 의도적인 범행으로 아이가 바뀐 것이다. 결국, 아이가 서로 뒤바뀐 두 가족은 만나게 되고, 아이들에게는 진실을 밝히지 않은 채 자신의 친자식과 시간을 조금씩 가져보며 아이를 빠른 시일 내교환하는 것에 대해 의논한다. 직장을 그만둔 사람한테는 더는 신경이 쓰이지도 않고 미련도 남지 않는다는 료타의 영화 초반부 대사와도 관련이 있는 것인지, 료타는 아이들의교환문제에 대해서 비교적 감정을 덜 쏟는 듯해 보인다

 

결국, 아이들은교환되었다. 하지만 아버지로서의 방식에 아무런 변화를 가지지 못했던 료타는 류세이와의 거리감을 계속해서 좁히지 못한다. 그러던 와중에 범죄를 저질렀던 간호사의 집에 찾아갔을 때, 그녀가 재혼해서 생긴 자식이 그녀를 엄마라고 하면서 지키려고는 모습을 보고 머리를 한 대 때려 맞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는 진정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된다. 료타의 아버지가 재혼해서 생긴 새어머니에게 그동안 일종의 선을 긋고 완전히 어머니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도 스스로 반성하게 되며, ‘피의 중요함만큼이나함께 한 시간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를 계기로 료타는 아버지로서의 방식에 변화를 점차 주면서 류세이와 가까워지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집에 오게 된 이후로오 마이 갓!’이라고 외치는 것이 없어진 류세이의 입에서 다시오 마이 갓!’이 나오게 만들었다.

  

그런데도 류세이는 자신의 원래 엄마와 아빠에게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료타 또한 그동안의 일들로 많은 생각을 거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케이타가 가져가지 않은 카메라를 보게 되고, 케이타의 사랑 어린 시선으로 찍혀져 있었던 자신의 사진들을 발견하고 케이타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리고 케이타에게 다시 찾아가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그 둘은 서로를 받아들인다는 의미에서 포옹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되기에는 너무나도 서투르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많았던 한 남자가 아버지로 거듭나며, 이 영화는 막을 내린다.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      낳은 정과 키운 정

 

이 영화는 중간중간에 11, 8월이라는 화면에 띄워 줌으로써 우리가시간을 의식하게끔 한다. '피'만큼이나 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이 바로시간이다.

 

그렇다면 한 번피의 위대함시간의 위대함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료타의 아버지는류세이가 자라면서 점점 더 친아빠인 료타를 닮아가고, 케이타는 점점 더 자신의 친아빠를 닮아갈 것이라고 료타에게 말한다. 그러나 영화는 류세이와 그를 그동안 키워왔던 아빠가 똑같이 빨대 끝을 물어뜯는 습관을 지녔다는 점에서 많이 닮아있음을 보여준다. 참으로 모순된 장면이다.

  

그렇다면닮았다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또한그 무엇을 결정짓는 것은피의 위대함일까, 아니면시간의 위대함일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 하고 있자니, 갑자기 불현듯 영화 속 류세이를 키워주었던 아빠의 대사가 생각난다. ‘닮은 여부에 집착하는 것은 진정으로 아이랑 연결되어 있던 적이 없는 부모이다라는 대사이다. 질문에 앞서 이런 질문의 필요성에 대해 의구심이 생긴다.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그렇다면 다시 돌아와서, ‘피라면 어떻게든 다 되겠지라는 영화의 한 대사처럼피의 위대함으로시간의 위대함을 단번에 극복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필자는 개인적으로시간의 위대함피의 위대함을 능가하는 힘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야지피의 위대함을 핑계로 해서 자신에게 주어지는 많은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나 쉬워지려고 하는 많은 사람이피의 위대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바라는 결과에 합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덧붙여 필자는 반대로시간의 위대함을 핑계로 또 많은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나서 쉬워지려고 하는 많은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피의 위대함과는 완전 별개인 이야기이다. 자신이 과거에 투자했던 시간과 노력만 가지고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그 노력을 이어나가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문제이다. 세상엔 충분하다는 것은 없다. 만약에 이 영화의 뒷이야기에서도 료타가 케이타에게 아빠로서 노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다시 도돌이표의 관계가 될 것이다. ‘시간의 위대함에 있어 시간이란 단순히 물 흘러가듯 가만히 있어도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라노력을 포함한다.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 상처받은 아이들

  

케이타는 어느 정도까지 어른들의 이야기를 알 수 있었을까? 정확한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머리로 이해하지 못하였다 치더라도, 단 한 가지 케이타가 오감으로 느꼈던 것은, 그 자신이 아빠로부터 버림받았다는 것이었다. 필자가 본 케이타의 눈은 다 알고 있는 듯한 슬픈 눈이었다. 아이들의 ‘교환’에 앞서, 케이타에게 ‘카메라를 주겠다’고 말하는 료타에게 케이타는 ‘필요 없다’면서 싱긋 웃어 보인다. 그 슬픈 눈으로.

케이타의 친부모가 료타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냐고 묻는 케이타. 그것이 만약에 케이타가 스스로 마음 정리를 하기 위해 만든 질문이었다면, 료타의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을 때 얼마나 가슴이 쓰라렸을까. 어린 나이에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그 사실을 아빠를 위해 받아들여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주문을 외웠을 것이라 생각하니,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힘들었다.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더욱더 사람을 비참하게 만든다. 늦게 돌아온 아빠를 보고 달려가던 케이타가 영화 중반부에는 아빠가 와도 반응이 없더니, 영화 후반부에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장롱으로 숨어들어간다. 료타가 케이타를 찾자 뛰쳐나와 도망친다. 아빠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던 케이타가 아빠는 아빠가 아니야라고 말한다.

‘버림받았다’라는 표현을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게 사용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 영화에서 어른들이 내리는 선택에 아이들이 제대로 존중받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교환’을 하는 것이 좋다는 병원 측 의견도 아이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말이다.

  

료타가 아이들의 교환을 두고 일처리를 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영화에서 료타가 케이타와 류세이를 둘 다 키울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러한 생각은 아이들을 어른들의 소유로 생각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발상이다. 역시나, 이에 있어서도 아이들의 의사 따위는 고려되지 않는다. 병원 측이 제시한 아이들의 교환과정에서의 매뉴얼이라는 것도 그렇다. 그 매뉴얼 사이사이에 아이들이 억지로 끼워 맞춰져 있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소유한 물건이 아니며, 그렇게 쉽게 어른들의 결정대로 왔다 갔다 해도 되는 존재가 아니다.

 

*이어서 리뷰 뒷이야기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리뷰 2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씨네리와인드 강유진]

 

 

보도자료 및 제보 : cinerewins@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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