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영화가 없었나?, ‘극한직업’ [BIFF]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영화 '극한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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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연
기사입력 2019-10-14 [11:50]

주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무려 관객 수 1600만 명을 돌파한 대흥행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는 수원 왕갈비 통닭의 등장이 신선한 즐거움을 준 것에 비해, 영화 극한직업을 본 후 남게 되는 감정은 아쉬움이었다. ‘지금까지 이런 영화가 없었나?’ 영화를 보고 나니 품게 되는 의문이었다.

 

 

▲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전형적인 한국 영화라는 평은 암묵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나에게 영화 극한직업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한국 영화인데, 이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일일이 기억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한국형 코미디 영화를 보아 왔고 그 유머에 익숙해져 왔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코미디 영화를 보기 전에는 보기 전에도 이미 무슨 내용일지 알 것 같은느낌을 받으면서도 영화표를 끊는다. 가끔은 그 뻔한 즐거움이 필요한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 스틸컷  © 네이버 영화

 

 

그런 점에서 영화 극한직업은 극장에서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영화를 보기 전 기대했던 즐거움만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 친구와 함께 즐기기에 부담이 없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는 수원 왕갈비 통닭의 등장이 꽤 신선하기까지 하다. 오합지졸 마약반 형사팀이 튀기는 통닭이라는 점에서 이 신선함은 증폭된다. 그동안 수많은 형사물이 있었으나 통닭 튀기는 형사의 등장은 최초일 것이다. 다른 국가의 영화에서는 더욱이 전무할 것이 분명하다. 한국에서 치킨이라는 음식이 주는 남다른 의미는 영화를 보는 우리를 즐겁게 만든다.

 

그러나 이 영화가 줄 수 있는 재미는 예상한 즐거움에서 그친다. 형사와 치킨이라는 신선한 조합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여느 한국 코미디 영화가 주었던 즐거움을 크게 뛰어넘지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캐릭터 설정이 주는 아쉬움이다.

 
 

▲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영화의 히어로를 뽑는다면 단연 마형사. 영화 전체를 이끌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내용 전개의 핵심이 되는 캐릭터다. 수원 왕갈비 통닭을 튀기고, 악당 물리치고, 마지막엔 장형사와의 러브라인까지 선보이는 그는 상당히 입체적이다. 그런데 그를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의 활용은 아쉽다는 것이다.

 

우선 좀비 고반장이 그렇다. 수사를 위해 치킨집을 차리느라 퇴직금까지 날려버리고, 아내와 아이에게 변변찮은 아버지인 그는 감독이 보여주고자 하는 소시민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좀비라는 설정 역시 그러한 그가 지지 않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러나 관객으로서 그런 좀비의 모습을 접했을 때 든 생각은 희망보다는 당황스러움이었다. 영화에서 그가 아내 또는 아이와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장면은 많지 않다. 나에게 영화 속 그는 남편, 가족의 모습보다 마약반의 고반장이라는 인상이 컸기에, 아무리 맞아도 불쑥 일어나는 그는 소시민을 대표하는 좀비로 다가오지 못했다. 그의 가족과의 교감을 좀 더 보여주거나, ‘좀비로서의 애잔한 설정이 컸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마형사의 러브라인 상대가 되어버리는 장형사역시 아쉬웠다. 유일한 여성 형사인 그녀는 마형사와의 러브라인이 형성됨으로써 늘 한국 영화에서 여성 인물이 차지하는 포지션에 머무르게 되어버린다. 이병헌 감독이 전작 영화 스물에 비해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사용하려는 시도는 엿보였다. ‘장형사라는 인물 설정뿐 아니라 선희캐릭터의 등장이 그러했다. 다만 그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후반부 장형사캐릭터를 굳이 누군가의 연인으로 마무리할 필요가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들었다.

 

영호역도 애매했다. ‘재훈역의 경우 팀 막내라는 포지션에 적합한 측면이 있었지만, ‘영호역이 영화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미미했다고 생각한다. 팀원으로서 영호의 매력이 좀 더 설명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이례적인 높은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 극한직업’. 신선한 소재가 주는 즐거움에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면 지금까지 이런 영화가 없었노라고 말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씨네리와인드 박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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