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가 그친 후' 나카가와 류타로, "에토 미사? 신선함-놀라움 추구"

부산국제영화제로 한국에 첫 방문한 나카가와 류타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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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훈
기사입력 2019-10-15 [10:00]

 

▲ 나카가와 류타로 감독.     © 황선일 에디터



 

'비가 그친 후'라는 작품을 들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일본의 막 떠오르는 감독, 나카가와 류타로 감독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비가 그친 후'는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데뷔작인 <도쿄의 8월>과 두번째 연출작 <도쿄 해돋이>가 호평을 받고 '여름에 개화하다'가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국제평론가협회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감독의 작품이다. 한국 영화를 좋아해 꼭 한국에 방문하고 싶었다는 류타로 감독은 부산과 한국의 분위기가 활기차다면서 웃음을 지었다. 국내에서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매 작품에서 자신의 색을 뚜렷하게 표현하는 류타로 감독의 포부를 부산에서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 ‘비가 그친 후’라는 작품이 본인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류타로 감독_ 제가 이번에 우선 원작이 있는 작품을 영화화했는데, 원작을 자신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시도를 하게 됐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앞으로 창작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뜻깊었던 작품. 촬영 방식에 대해서는 함께 했던 촬영감독님이 목표로 했었던 동화 속 분위기나 세계관, 사실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아닌 동화 속 같은 세계관을 표현하는 목표를 이뤄냈다는 부분에서는 제 나름의 도달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부분에서는 앞으로 확장할 수 있는 부분을 갖게 된 것 같고. 

 

 

▶ ‘비가 그친 후’ 영화를 제작하고 연출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류타로 감독_ 촬영 중 기억이라 하면.. (배우) '타이라시'하고는 친구다. 동갑내기는 아닌데 정말 친한 친구라 할까 (웃음). 작품을 하면서 '타이라시'하고 많은 논쟁을 했고, 그러면서 많이 싸우기도 했다. 촬영하면서 천천히 여유롭게 하지는 못 했지만, 타이라시와 마지막까지 얘기를 나누며 부딪히기도 하고, 이러한 과정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에토 미사 배우가우리 사이에서 중재를 하기도 했다. 찍고 나서 한국 관객분들이 많이 봐 주셨으면, 아니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 영화 '비가 그친 후' 스틸컷.     © 부산국제영화제

 

 

▶ ‘비가 그친 후’, ‘썸머 블룸스’, ‘도쿄 선라이즈’ 등 감독님의 작품들을 보면 대체로 색감이나 분위기, 느낌 등 비슷비슷한 부분들이 있다. 파스텔 톤이라거나 혹은 밝은 색감이라 할까. 마치 매 장면이 화보 속 사진 같다는 느낌이다. 감독님 특유의 색이라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이런 스타일의 작품을 추구하는 이유가 있나. 

 

류타로 감독_ 오래된 작품을 한국에 계신 분이 봐 주셨다니 기쁘다. 고전 영화들에 대한 동경이라 할 수 있는데, 80-90년대 영화나 더 이전 60년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그 시대의 영화들이 갖고 있는 색조를 무척 좋아한다. 영화가 칼라로 바뀌었던 순간의 신선하고 선명한 색채에 대한 기쁨이 있었다. 필름이 있었기 때문에 필름에서만 볼 수 있는 뿌옇기도 하면서, 동시에 매우 컬러풀한 것들. 그런 것들이 보여주는 세계가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하고, 제 영화에서도 그런 색감들을 분위기를 시험하고자 시도했다. 이번에 그러한 부분에서 뭔가 이루지 않았나 싶다.  

 

▲ 에토 미사.     © 자료사진



▶ 그룹 '노기자카 46' 출신의 에토 미사를 주연으로 한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었나. 영화에서는 에토 미사의 어떤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지 꼽는다면.

 

류타로 감독_ 제가 항상 생각하는 건데 캐스팅에 관해서는 놀라움, 신선함,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자 배우 같은 경우에는 묵직한 연기파 배우이기 때문에, 그 반대편에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분을 여자 배우로 캐스팅하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다. 오히려 연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신선한 표현이 가능할거라 생각했다. 힘든 점이라 한다면, 처음에는 아이돌 특유의 말투가 있어서 그것을 수정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잡담을 좀 나누다가 대사로 바꿔나가는 그런 연출을 했다. 결과적으로는 '에토 미사'만이 표현할 수 있는 그 연기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 

 

 

▶ 감독님 나이가 상당히 젊으신데, 영화를 시작하게 된 이유나 계기가 혹시 있나.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다거나. 

 

류타로 감독_ 물론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영화를 좋아했지만 내가 설마 영화 감독이 되리라 생각은 못 했다 (웃음). 고교 시절에 시를 썼었는데, 시인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고도 할 수 있다. 고등학교 때 시를 써서 상을 받은 적도 있으니까. 대학 들어오고 '씨네필'인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 덕분에 프랑스 영화나 한국 영화를 많이 알고 보게 됐다. 그 친구는 도쿄의 모델이 되었다가 자살을 하긴 했지만, 그 친구를 만나고 많은 영화를 보다 보니 어느 시점에는 만드는 사람이 되어 있더라. 

 

 

▶ ‘나는 빛을 쥐고 있다’ (わたしは光をにぎっている) 라는 연출하신 영화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류타로 감독_ 도시 개발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인데, 한국에도 그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도시가 개발로 인해 변하는 모습을 담았는데, 거리의 모습들이 사라지고 동네들이 사라지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뒤바뀌게 되는 모습을 다룬다. 시골에 사는 한 여자아이를 캐릭터로 해서 예전부터 남아있던 동네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이야기를 담았다. 

 

 

▶ 한국 관객들이 자신의 작품을 찾아봐 준다면 먼저 봐 줬으면 하는 작품이 있나? 

 

류타로 감독_ 막상 고르라니 좀 어렵긴 하다 (웃음). '도쿄상가의 아이들'이라는 작품? 근데 나름 모든 작품에 애착이 있기 때문에 다 봐 주셨으면 좋겠다. 도쿄 선라이즈는 한국 분들이 좋아해주실 거 같아서 추천한다. 덧붙이자면 이건 좀 뜨거운 영화다 (웃음).  

 

▲ '나카가와 류타로' 감독.     © 자료사진



 

▶ 감독님은 꼭 이 배우하고 작업해보고 싶다 이런 배우가 있는지. 있다면 알려달라. 

 

류타로 감독_ 양익준 감독님을 배우로 해서 함께 작업하고 싶다. 남자 배우는 양익준 감독을 배우로 하고, 여자 배우 중에서는 한국 배우들 다들 아름다우신데, 이미 유명하신 분보다는  이제 막 떠오르는 분과 한 번 해 보고 싶다. 일본 배우보다는 한국 배우분들에게 더 관심이 간다. 남자 배우도 뭔가 남자다운, 남자다움을 간직한 배우들이 많은 것 같다. 

 

 

▶ 이런 작품 꼭 해 보고 싶다, 이런 게 있나. 다른 장르든 뭐든 자유롭게.

 

류타로 감독_ 이번에 부산에 온 것도 그렇고, 부산영화제에 와서 영향을 받은 부분이기도 한데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대만, 캄보디아 등 아시아인들이 혼돈되어  함께 나오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 어떠한 감독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나. 

 

류타로 감독_ 미야자키 하야오와 같은 존재 (웃음). 하야오 감독을 꼽은 이유는 아트와 엔터테인먼트를 양립시켜서 공존하며 높은 차원에서 공존시킬 수 있는 감독이라 생각하기 때문.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는 감독이지 않을까. '센과 치히로의 모험'도 많은 아시아적 요소들이 담긴 영화인데, 센과 치히로처럼 대만적인 요소나 많은 아시아권의 문화가 뒤섞여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류타로 감독_ 지금 일본과 한국이 매우 어려운 관계에 있는데, 그런 시기에 전 세계 모든 국가 중에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상영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한국 관객들께서 봐 주셨으면 좋겠다. 

 

[씨네리와인드 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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