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리가 있는 곳' 자투라나사미 감독, "BNK48 쓴 이유? 믿었기 때문"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인물] 콩데이 자투라나사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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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훈
기사입력 2019-10-16 [15:00]

 

 

콩데이 자투라나사미(Kongdej Jaturanrasamee) 감독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맞아 한국을 방문했다. 이미 자신의 작품을 들고 여러 번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자투라나사미 감독은 멜로드라마로 대중적 인기를 모아 태국 영화계에서 ‘로맨스의 왕’이라 불리는 영화 각본가이자 감독이다. 이번에는 태국의 유명 아이돌 그룹 BNK 48 멤버 두 명을 주연으로 내세운 '우리가 있는 곳'이라는 작품을 들고 국내 관객들을 찾아왔다. 그런 그가 씨네리와인드와 만나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소감과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 부산에 처음 방문한 것인가. 방문한 소감과 한국 관객들을 만난 기분이 어떠한지.

 

처음에 남포동 일대에서 시작할 때부터 참관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정말 많이 참석했는데, 외형만 봤을 때 바뀐 점은 많은 것 같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신은 남아있는 걸로 알고 있다. 처음 부산 왔을 때의 기억이나 따뜻함, 우정 같은 건 그대로 있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님이 돌아가시고 위축될 것 같았는데, 누군가가 이어받아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가지 부러운 것은, 여전히 영화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 많이 온다는 것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 그것이 부러운 일이다. 

 

 

▶ BNK 48 멤버 중에서도 ‘제니스 오프라셋’과 ‘프레와 수탐퐁’을 캐스팅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무엇이었나.  BNK 48에 많은 멤버들이 있는데 둘이 된 이유?

 

이 영화를 기획할 때부터 'BNK 48' 측과 의논을 했는데, 그 누구라도 상관없었지만 캐스팅 작업을 오랫동안 했다. 제니스와 프레와를 선택한 이유는 이들이 캐릭터에 대해 이해도가 높았고, 비슷한 유형의 캐릭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구를 뽑아라' 이렇게 해서 뽑은 건 아니고, 전적으로 감독과 감독팀에서 고려를 해서 결정했다.

 

 

▶ 이들의 연기는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촬영 전에는 두 분이 아이돌 출신에 연기를 많이 한 전문 배우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걱정이 있었을 것 같다.  

 

그건 누구나 걱정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결정한 사항에 대해 믿음과 자신감이 있었다. 영화 시작하기 전 워크샵을 통해 아이돌이 가지고 있는 성격과 매력, 특성들을 서서히 놓고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고, 새로운 배우들하고 작업하는 걸 좋아해서 연기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분위기도 좋았다.

 

 

▶ 그렇다면 이 둘의 연기를 보고 가장 좋았다고 생각한 지점은 무엇이었나. 그리고 칭찬할 만한 부분은 어느 부분이었는지.

 

'아이돌'이라 하면 틀에 짜여진 사고에 얽매이기 쉬운 부분이 있는데, 이 영화를 통해 청소년들이 실제로 갖고 있는 확실하지 않으면서 정신 없고, 고집 세고 이러한 성격들을 자연스럽게 청소년의 모습들로 연기할 수 있도록 조언했다.  

 

 

▶ 영화에서 여러 사회 문제들을 언급하는데, 감독님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길 바랐는지도 궁금하다.

 

먼저, 일반적으로 태국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전 세계적으로 낙태 부분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회 문제로 발전시키려고 한 것은 아니다. 장기 이식 같은 경우는 특별히 생각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을 조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식을 받은 아이가 제대로 살지 못하는 인간적인 분노 에 초점을 뒀고, 무당 접신하는 장면은 우리의 연약한 부분이라 할까. 누군가와 이별할 때 약해진 우리가 찾아가고, 뭔가를 믿고 기대는 그러한 인간적인 측면을 부각하고 싶었다. 사회 문제와 결부시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 영화 속 주인공들의 과정도 여행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감독님에게 여행이란 어떠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는지. 

 

'수'의 인생을 보면 본인이 원했던 유학의 길에서 일단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포기를 하면 일상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고, 이는 정말 원했던 것과 헤어지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인생을 여행하면서 버려야 할 것과 갖고 가야 할 것을 보여주는데, 모든 사람이 각자 다르니까 규정하지는 않았다. 인생을 통해서 계속해서 삶을 살고, 그 과정에서 실망을 하게 되는데, 어느 순간에 이르러서는 그것조차 하나의 인생이 되는 것이 여행이 아닐까. 청소년의 삶을 보면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하지만, 어른이 되고 보면 그것이 아니었고, 실망하고 좌절하는 모든 과정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 콩데이 자투라나사미 감독.     © 네이버 영화



 

 

▶ 영화란 관객에 따라 해석하거나 받아들이는 의미가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영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이었는가.

 

먼저 BNK 48이라는 그룹에 대해 먼저 염두에 뒀었다. 아이돌은 화려하게 보이고, 무대 위의 모습이 보이는데 이면을 보면 빈 공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태국에서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등 사회 문제들이 많았는데 이런 점들을 좀 해소시킬 수 있기를 원했다. 할리우드 영화처럼 어마어마하게 만들려는 것보다는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 사이에서 쉬어 가고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했다.

 

 

▶ 단편영화 등을 시작으로 여러 작품을 만드신 걸로 알고 있는데, 감독님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나. 

 

단편 영화로 시작한 건 맞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영화를 혼자 보러 가게 된 적이 있었다.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었는데, 아무도 보러 가고 싶지 않다고 해서 (웃음) 혼자 갔는데 큰 감동을 받았다. 내가 받은 감동을 다른 사람도 느낄 수 있을까 궁금했고, 그때부터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학년이 높아지고 대학에 가서는 감독이라는 것이 단지 기분이나 느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 목표나 세상을 보는 눈 등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닫고 영화를 만들 때의 철학 같은 것을 조금 정립한 것 같다. 

 

 

▶ 태국의 영화가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 관객들을 포함해 관객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졌으면 좋겠는지. 

 

먼저 이야기에 앞서 프로모션 하는 사람 입장에서, 한국 영화는 할리우드하고 비교가 될 만큼 탄탄한 면이 있다. 반면 태국 영화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나 다른 나라에 들어가는 진입 장벽이 높다.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세계적인 영화제에 많이 태국 영화를 편수부터 늘리는 것부터 해야 한다. 관객의 수준이 부산이 높은 편이고, 마음이 열려 있는 편이라 보는 시각이 자유롭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알리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국 영화 하나를 가져와도 한국 시장에 넣는 것은 시기상조라 생각하고 있다. 

 

 

▶ 앞으로의 작품 활동 계획 혹은 '이런 작품은 꼭 해 보고 싶다'라는 것이 있는지. 

 

- 두 가지 프로젝트가 있다. 하나는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인데, 연출은 다른 감독한데 맡길 것이다. BNK 48과 관련된 영화일 것. 두 번째도 BNK48과 같이 작업을 할 건데 흥미롭다고 말할 수 있다. 하이컨셉을 바탕으로 한 상업영화로 BNK 48의 모든 멤버가 전부 등장하는데, 예를 들어 주인공이 '앤'이라 가정하면 전 멤버가 앤 역할을 하는 것. 흥미로울 것이다. 이 두 번째 영화는 한국의 '뷰티 인사이드(편집자주_주인공이 자고 일어날 때마다 계속 얼굴과 성격이 바뀌는 한국 영화)'랑 경쟁해 보고 싶다. (웃음) 그동안 슬픈 걸 많이 해서 이번 작품은 재밌는걸로 하려고 한다. 

 

▶ 사람들에게 어떠한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혹은 어떠한 감독이 되고 싶은지 알려달라.

 

이 대답은 항상 고민하는 대답인데, 영화제에서 내 입장이 크게 주목받거나 하는 감독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이렇게 질문한다면, 나는 사람들이 나 자신을 감독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내 영화를 더 기억해주길 바란다. 좋은 영화를 봤을 때 인생이 바뀌고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변할 수 있도록. 그들이 영화 속에서 다른 면을 보고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씨네리와인드 한재훈]

 

 

보도자료 및 제보 : cinerewind@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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