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뮤지컬의 약점 그대로 노출한 '캣츠', 뚜렷한 장점과 단점

영화 '캣츠'가 가진 장점과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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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19-12-26 [12:05]

▲ '캣츠' 포스터.     © 유니버설 픽쳐스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세계 4대 뮤지컬이자 거장 앤드루 로이스 웨버와 뮤지컬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가 처음 만난 것으로 유명한 <캣츠>는 노래는 물론 고양이로 분장한 배우들의 화려한 몸짓으로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레 미제라블>로 국내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안긴 톰 후퍼 감독은 어린 시절 보았던 이 뮤지컬을 영화화하며 자신의 소원을 이뤘다. 

 

같은 4대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과 <레 미제라블>의 경우 몇 번의 영화화가 이뤄진 반면 <캣츠>는 그렇지 못했다. 영화화로 가는 길에 두 가지 우려 지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스토리다. T.S.엘리엇의 시집을 원작으로 한 이야기는 길고양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낸다. 다만 이 다양성을 응축성 있게 또는 통일성 있게 이어나갈 중심 스토리가 없다. 

 

둘째는 뮤지컬에서도 보는 이에 따라 크게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인 고양이 분장이다. 실감나는 고양이 분장은 사람에 따라 거부감을 느끼는 정도가 달랐다. 고양이로 변신한 배우들의 비주얼은 완성도적인 측면과 별개로 '진입장벽'을 형성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어린 시절 감동을 주었던 뮤지컬의 재미를 영화로 표현하고 싶었던 톰 후퍼 감독은 최대한 원작을 스크린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했지만, 비주얼적인 측면은 피해갈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 '캣츠' 스틸컷.     © 유니버설 픽쳐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캣츠>는 뚜렷한 장점과 장점만큼 뚜렷한 단점을 지니고 있다. 앤드루 로이스 웨버가 직접 사운드 트랙에 참여해 선보이는 명곡과 이를 표현한 뮤지컬 무대는 환상적이다. 'Memory', 'Jellicile Songs for Jellicle Cats' 등 이미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명곡부터 영화를 위해 만든 사운드트랙 'Beautiful Ghosts'까지, 감정과 영혼이 담긴 목소리는 큰 감동을 선사한다.

 

이런 음악적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드림걸즈>의 제니퍼 허드슨과 세계적인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이드리스 엘바, 주디 덴치, 이안 맥켈런 등 노래와 연기 양쪽에 빈틈이 없는 캐스팅을 하기 위해 신경을 썼다. 특히 제니퍼 허드슨이 부르는 'Memory'는 마치 뮤지컬의 진수를 극장에서 만나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또 뮤지컬과 달리 영화는 공간적인 제약의 탈피를 통해 다채롭게 상황을 표현한다. 감독 스스로 런던에 보내는 연애편지라 말할 만큼, 런던이란 공간이 지닌 매력을 담아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 무대 연출은 물론 댄서들 역시 세계적인 수준으로 준비해 황홀한 무대를 보여준다. 영화의 주인공을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인 프란체스카 헤이워드로 정한 이유도 이런 측면에 기인한다.

 

▲ '캣츠' 스틸컷.     © 유니버설 픽쳐스



톰 후퍼 감독은 빅토리아를 주인공으로 설정, 어느 날 길에 버려져 길고양이가 된 그녀가 다양한 길고양이들을 만나며 본인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중심스토리를 만들었지만, 아쉽게도 중심만 잡아줄 뿐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주진 못한다.

 

길고양이 무리를 통해 정체성의 확립과 공동체의 회복, 사랑과 우정이란 주제의식을 담아내지만 주제의식까지 향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 사건과 갈등이라는 이야기의 핵심적인 요소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과정을 드라마가 아닌 블랙코미디의 느낌으로 바라보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익살맞은 고양이들의 모습과 나태함과 쾌락, 세속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은 색다른 재미를 준다. 완전한 고양이의 시점으로 바라본다면 오히려 감독이 영화 안에서 만들어 낸 이들만의 세계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 '캣츠' 스틸컷.     © 유니버설 픽쳐스



최근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화제가 된 비주얼적인 측면은 호불호가 크게 갈릴 지점이다. 원작을 담아내고자 했던 감독의 마음을 생각했을 때 이는 상업적인 부분을 염두에 두고서라도 포기할 수 없었던 지점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인간처럼 형상화 된 바퀴벌레를 고양이가 잡아먹는 장면은 기괴한 느낌마저 주지만 <캣츠>가 지닌 정체성의 측면에서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뮤지컬의 스크린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캣츠>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음악, 노래, 무용, 무대, 요소들이 뭉쳐 펼쳐지는 퍼포먼스까지 극장에서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특권을 안겨준다. 다만 <캣츠>란 작품이 지닌 근본적인 정체성에서 비롯된 호불호와 이를 영화적인 측면을 위해 양보하지 않은 감독의 뚝심은 극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약간의 망설임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는 듯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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