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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칙왕> 반칙도 기술이고, 가면도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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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1-17 [10:12]

[씨네리와인드|안지현 리뷰어] 매주 일요일만 되면 검색어 순위에는 오랜만에 보는 스타들이나 처음 보는 사람들의 이름이 오른다. 가수, 배우, 코미디언, 운동선수 등 분야 또한 다양한 이들이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이유는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가면이 벗겨지고 등장하는 예상치 못한 출연자에 놀라며 가면을 쓰고 보여준 그들의 노래에 박수를 보낸다. 출연자들 중 많은 사람들은 종종 “가면을 쓰니까 용기가 생기더라.”며 자신의 진솔한 속내를 밝힌다. 가면 뒤에 숨어야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반칙왕' 스틸컷.  © 씨네리와인드

 

<반칙왕>의 주인공 대호(송강호 분) 또한 복면을 쓴다. 대호는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실제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과 일상이 주는 현실감은 필자를 포함한 많은 관객들이 영화에 쉽게 몰입하고 감정을 이입할 수 있게 만든다. 

 

현실감 있는 캐릭터 또한 탁월하지만 다양한 설정들이 아주 탁월하다. 남들보다 조금 모자란 듯 그려진 대호가,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서는 조금은 마이너한 레슬링을 택하는 것은 일종의 동질감이 느껴진다. 지각을 일삼는 등 허술하기 그지없어 웃음을 유발하는 대호의 레슬링 캐릭터 또한 정공법이 아닌 반칙을 일삼는 캐릭터이다. 반칙도구인 포크를 잘못 가져가 실제로 상대방을 유혈에 이르게 만드는 모습은 대호가 레슬링 캐릭터를 통해서도 그 허술함을 일관함으로써 동질감을 부여한다. 

 

영화의 메타포 또한 적절하다. 상대의 헤드락 공격을 간지럼을 통해 풀어내는 반칙왕. 헤드락이라는 기술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기술을 거는 사람이 불리하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직접 당해보질 않아서 하는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당하는 사람은 머리만 짓눌릴 뿐이지 팔다리는 자유롭게 공격을 할 수 있지 않은가. 따라서 상사가 주는 고통은 퇴사를 통해 벗어 날 수 있다. 자유로운 팔다리를 이용해 회사의 전화기와 화분을 부순 후 회사를 박차고 나오는 동료 두식(정웅인 분)처럼 말이다. 하지만 대호를 포함한 현실 속 다수의 회사원들에게 퇴사는 ‘할 수 있지만 차마 하지 못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간지럼이라는, 상사의 비위를 맞추며 웃음을 유발하는, 어쩌면 비굴할지 모르는 나름의 반칙을 이용해 회사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라는 메타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후반부에도 우여곡절 끝에 데뷔를 마치고 당당히 상사와 마주한 반칙왕은 미끄러지며 공격에 실패하고, 일상생활로 돌아와서도 여전히 회사를 다니는 대호의 모습을 보여주며 끝이 난다.

 

누군가는 회사원 대호가 두식처럼 사표를 내던지거나, 적어도 반칙왕 대호가 상사를 응징하는 결말을 바랐을지 모르지만 이것은 회사원 대호의 굴복이, 반칙왕 대호의 패배가 아니다. 나름의 기술로, 나름의 반칙으로 경기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영화의 이런 결말은 대호를 통해 감정을 이입하고 대호의 도전을 통해 희망을 얻었을 많은 직장인들에게 ‘꼭 상사에게 반격하고 회사를 때려치우는 것만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처럼 가면을 쓰고 상사의 비위를 맞춰주며 미끄러지더라도 계속해서 회사를 다니는 것도 잘하고 있는 거다. 가면도 얼굴이고 반칙도 기술이다.’라고 말해주며 다른 결말보다 오히려 더 크고 많은 위로를 건네준다고 생각한다.  

 

▲ '반칙왕' 스틸컷.  © 씨네리와인드

 

결말에도 감동했지만 이러한 스토리를 코미디라는 장르로 풀어낸 점에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심각하고 슬픈 현실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코미디라는 장르를 택했다는 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그 현실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고 큰 위로가 될 수 있었고 웃음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IMF 이후 또 한 번 힘들어진 이 시점에 다시 한번 이러한 김지운식 코미디 영화가 나와 많은 사람들을 위로를 해주길 하는 바람이 든다.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안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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