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남자> 팬티만 입고 황무지에 버려진 목사님, 대체 무슨 일일까

[프리뷰] '기도하는 남자' / 2월 20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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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2-17 [09:56]

▲ '기도하는 남자' 포스터  © (주)랠리버튼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착한 마음과 올곧은 신념, 남을 위할 줄 아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조건을 갖춘 좋은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사회가 지정한 성공의 조건에는 돈이 필요하다. 착하고 성실한 목사가 황무지 한 가운데 팬티 차림으로 내동댕이쳐지는 충격적인 오프닝을 선사한 <기도하는 남자>는 이런 돈과 인생에 대한 아이러니를 담아낸 영화다.

 

태욱은 개척교회 목사다. 신도가 채 10명이 넘지 않는 조그마한 교회를 운영 중인 그는 빚 때문에 허덕이며 돈을 빌린 친구의 연락을 받지 못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밤이면 대리운전을 뛰는 그에게 아내 정인은 장모의 수술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그 금액은 무려 5천 만 원. 빚만 가득 있는 교회와 대리운전으로 버는 돈을 해봐야 수술비를 댈 수 없다. 태욱은 고민에 빠진다.

 

▲ '기도하는 남자' 스틸컷  © (주)랠리버튼

 

이런 고민은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정인 역시 마찬가지다. 남편이 어디 가서 돈을 빌리지도 못할뿐더러 설령 그 돈을 빌린다 하더라도 갚을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런 두 사람 앞에 나쁜 유혹이 등장한다. 태욱은 우연히 신학대학 후배 동현을 만나고 그가 대형교회 목사인 아버지 뒤를 이어 부유하게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는 자존심을 굽히고 동현에게 돈을 부탁하고자 한다.

 

정인은 대학시절 그를 짝사랑했던 친구가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선뜻 돈을 다 빌려주겠다는 친구는 예기치 못한 제안을 한다. 남편을 생각해 절대 허락할 수 없는 조건이지만 먹지마라는 술을 마시며 마치 자신이 죽는 게 모두를 위한 길인 거처럼 행동하는 어머니를 볼수록 정인의 마음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 '기도하는 남자' 스틸컷  © (주)랠리버튼

 

삶의 아이러니는 선인과 악인이 처한 상황에서 비롯된다. 선인에게는 항상 좋은 일이 생기거나 행운이 찾아오지 않는다. 평생을 바쳐 주님을 위해 교회를 개척한 태욱은 경제적인 위기와 장모의 간암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부딪친다. 이는 종교적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란 게 그렇다. 옳다고 여긴 일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지도 않고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올바르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여길 때 옆을 보니 비열하고 저급한 방식으로 성공을 거두는 이들이 보인다면 자신이 나아가고 있는 길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주님을 향한 마음 하나로 열심히 교회를 개척해 온 태욱은 이런 현실에 더 큰 좌절을 겪는다. 마태복음 613절 말씀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를 외치지만 주님의 음성은 들리지 않는다.

 

▲ '기도하는 남자' 스틸컷  © (주)랠리버튼

 

돈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는 강동헌 감독은 종교적인 색체보다는 삶이 지닌 속성에 더 주목한다. 인간의 행복과 안정을 결정하는 요소를 내면에 두지 않고 외부 조건인 돈에 맞추면서 삶이 지닌 아이러니를 말한다. 모으는 방법에 상관없이 돈이 많은 사람은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으며 없는 사람은 힘겨운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종교가 아닌 돈에 관한 아이러니한 삶을 이야기하기에 예기치 못한 전개를 선보인다.

 

여전히 주께 손을 벌리는 기도하는 남자지만 태욱의 마음속에는 점점 악한 기운이 스며든다. 이런 변화는 우울한 정서가 강한 드라마 장르 안에 범죄와 스릴러의 요소를 절묘하게 접목시킨다. 다소 느린 전개는 인물의 행동과 생각하는 장면을 오랫동안 비추면서 그 내면에 빠져드는 시간을 마련한다. 때문에 부부가 겪는 고통과 마음의 변화에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순간을 선사한다.

 

<기도하는 남자>는 종교영화보다는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을 담아낸 인생영화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삶에서 지니는 신념의 가치와 의지를 무너뜨리는 돈의 존재와 그 돈 때문에 잘못된 유혹에 빠지는 부부를 통해 삶이 지닌 아이러니를 조명한다. 특히 이 영화가 지닌 독특한 결말은 이런 아이러니의 측면을 담아내며 많은 생각을 품게끔 만드는 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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