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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랐던 삶의 모양에 변명이 필요한가

'그 누구도 아닌'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인 선택을 하기까지의 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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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3-31 [09:59]

 

[씨네리와인드|강예진 리뷰어]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현실에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보통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사람의 본성은 바뀌지 않는다는 의미로 쓰이는데, 역으로 생각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타인의 모습이 그의 제일 본성적인 모습인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이 영화는 그 추측을 충분히 신빙성 있는 주장임을 과감하게 말한다.

 

  ©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주인공인 르네의 첫 등장 장면에서 관객들은 아무도 이질감을 느끼지 못한다
. 르네는 그저 평범한 초등학교 교사이고, 남편과의 인공수정 문제로 고민이 많은 현실의 수많은 여성 중 한 명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의 분위기는 타라의 등장으로 반전된다. 타라의 등장으로 인해 르네의 과거들이 하나씩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모습들은 지금의 르네라고 하기에는 매우 다르다. 외관적인 모습도 다르지만, 그녀의 말투나 행동들은 첫 장면에서 평범한여성으로 묘사됐던 르네와 같은 사람이라고 상상도 못 할 만큼 다르다.

 

청소년기의 르네는 과감하고 도발적이었으며 상처가 많은 아이였다. 관심을 갈구하면서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아이의 눈에서는 공허함이 짙게 드리웠고 동시에 불안감도 함께 느껴졌다. 성인이 된 르네는 얼핏 보기에 비슷한 삶을 살고 있었으나, 불안감을 감추는 법이 몸에 익숙해져 있었다는 점에서 또 달라져 있었다.

 

이 두 모습과 상반되는 캐릭터는 르네의 어린 시절인데, 청소년기와는 완벽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부모님의 말 한 마디면 놀다가도 집에 돌아오기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도 한다. 이렇게 다른 르네의 모습들은 르네가 각각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고 말해주며, 각 캐릭터가 변하는 이유는 명확히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그저 다른 삶들이었다고 일축하며 구차한 변명도 하지 않는다.

 

  ©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캐릭터의 변곡점을 확실히 각인시켜주는 부분은 마지막에 르네는 영화 초반에 자기 자신에게 했던 질문인
이렇게 살아도 될까에 대한 답을 과감하게 스스로 결정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그 계기가 출산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르네는 지난날, 손잡았었던 동료가 감옥에 가도 경찰의 수사망이 자신에게까지 오지 않자 그 돈으로 공부까지 했었던 사람이었다. 그런 르네에게 자신의 아이까지 출산했다면 감옥에 가지 않아야 할 이유가 수백 가지로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용감하게 자신의 삶을 바꿀 기회를 스스로 개척한다. 충분히 정당화 가능한 상황 앞에서 그녀는 주체적으로 당당히 발걸음을 돌린다. 그러면서 르네는 아이에게 꼭 책임질게라는 말도 함께 남긴다. 이는 자신만을 선택한 이기적인 선택이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과거 자신을 남겨두고 떠난 엄마와는 다른 삶을 살아갈 것임을 추측하게 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곧 과거 삶의 모양들과 현재의 모습에 거리감을 나타내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각각의 다른 삶의 모습들이 곧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완성하며, 그 모습을 발전시키는 것은 자신의 주체적인 선택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다.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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