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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차별을 이겨낸 그녀의 질주

[프리뷰] '라라걸' / 4월 15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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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4-14 [12:39]

▲ '라라걸' 포스터  © 판씨네마(주)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라라걸’은 ‘RIDE LIKE A GIRL’의 약자를 줄인 말이다. ‘여자처럼 달린다’라는 뜻을 지닌 이 영화의 제목은 어찌 생각하면 부정적인 의미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여자처럼’이라는 표현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을 전환하고 자신감이 필요한 여성 청소원을 응원하는 글로벌 캠페인인 #LIKEAGIRL을 모티브로 ‘#나답게 #여자답게 승리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여성이 승리를 위해 남성이 될 필요는 없으며 여성 그 자체로 이길 수 있다는 의미다.

 

작품은 2015년 멜버른 컵에서 우승하며 155년 역사 최초의 여성 우승자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미셸 페인의 실화를 다룬다. 이 대회 역사상 여성 참가자는 오직 4명뿐이었으며 경마는 여성과는 거리가 먼 종목으로 인식되었다. 그 이유는 레이스 후반부에 힘이 필요할 때 여성은 힘이 부족하다는 편견이 작용했다. 그래서 미셸은 수많은 편견과 싸워야만 했다. 그녀가 겪은 편견의 시작은 가족에서부터다.

 

▲ '라라걸' 스틸컷  © 판씨네마(주)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페인 패밀리는 아버지 패디에 의해 10남매가 길러졌고 그 중 8명이 말을 타는 기수가 됐을 만큼 어린 시절부터 말과 가깝고 친숙했다. 패디는 자식들이 대회에 나갈 때마다 기회가 되면 그곳을 향했고 막내 미셸과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오빠 스티비(실제 미셸 페인의 오빠인 스티비 페인이 본인 역으로 출연했다)를 데려갔다. 미셸은 뛰어난 실력을 지닌 언니 대신 오빠만 신경 쓰는 아버지의 모습을 의아하게 여긴다.

 

이유는 오스트레일리아 최고의 경마 대회인 멜버른 컵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은 대부분 남성에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즉, 여성은 어떤 단계에 접어들면 커리어를 포기해야 하며 결혼 또는 다른 일자리를 구해야만 했다. 하지만 미셸은 그러기 싫었다. 말을 사랑하는 그녀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마 바닥에 뛰어든다. 하지만 여성기수 대기실 자체가 누추할뿐더러 편견을 지닌 후원자들은 미셸에게 신뢰를 보이지 않는다.

 

미셸이 이런 편견을 이겨내고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는 세 가지를 뽑을 수 있다. 첫 번째는 투지다. 미셸은 그 어떤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꿈을 향한 의지를 잃지 않는다. 남성들의 편견 속에서 힘들게 경마에 발을 디딘 것도 모자라 우승과 동시에 말에서 떨어지며 전신마비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 사고로 미셸은 다시 말을 타면 위험하다는 말을 듣지만 그럼에도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는다.

 

▲ '라라걸' 스틸컷  © 판씨네마(주)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러 번의 사고를 겪으며 온몸에 성한 곳 하나 없는 미셸은 꿈을 위해 멈추지 않는다. 미셸에게도 몇 번의 고민은 있었다. 언니의 결혼은 여성으로의 삶에서 무엇이 행복인지 고민하게 만들었고 부정행위가 아니었음에도 권위적인 심판들에 의해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을 때 여전히 높은 벽과 한계를 느꼈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꿈과 목표를 위해 투지를 불태웠다.

 

두 번째는 믿음이다. 그녀에게 멜버른 컵을 안겨준 우승마 프린스 오브 펜젠스는 부상을 입은 말이었다. 또 대회를 앞두고는 나이가 너무 많아 내부에서 경주마 교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미셸은 자신의 말을 믿었고 경주에 나섰다. 이런 믿음은 오빠 스티비에게도 비롯된다. 그녀는 오빠를 장애와 상관없이 최고의 마필관리사라고 믿는다. 스티비를 끝까지 책임져주겠다는 그녀의 말은 상대를 향한 믿음을 보여준다.

 

미셸의 꿈도 이런 믿음과 관련되어 있다. 그녀가 태어나고 6개월 만에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뛰어난 기수였던 언니는 낙마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어머니를 위한 영광과 언니의 못 다 이룬 꿈을 본인은 이룰 수 있다고 미셸은 믿었다. 이유 없이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에게는 그 삶에 있어 각자의 역할이 있다. 어쩌면 미셸의 역할은 ‘경마에서 승리의 신은 여자에게도 웃어준다’의 증명이었을지도 모른다.

 

▲ '라라걸' 스틸컷  © 판씨네마(주)

 

세 번째는 사랑이다. 돈독한 10남매의 사랑과 아버지 패디의 확고한 지지가 없었다면 미셸은 꿈을 향해 나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미셸의 꿈에 부정적이었던 패디는 미셸의 재능과 투지에 믿음을 보인다. 미셸이 낙마사고를 당했을 때 온 가족은 총출동해 그녀를 보살핀다. 미셸이 회복 후 다시 경마에 도전하겠다고 주장했을 때 가족들은 망설인다. 미셸의 의지는 알겠지만 또 낙마할 경우 생명이 위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패디는 막내딸의 고집은 아무도 꺾을 수 없다는 귀여운 투정과 함께 미셸의 뜻을 받아들인다. 여기에 아버지의 사랑으로 다운증후군을 앓는 스티비가 훌륭한 마필관리사로 성장한 거처럼 미셸 역시 오빠를 사랑으로 감싸고 그 사랑은 우승으로 보답을 받는다. 한 개인의 성공에는 피 땀 눈물과 함께 사랑과 믿음이 담겨 있다. 주변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애정이 없다면 넘어진 순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없다.

 

‘라라걸’은 편견의 벽을 깨부수는 미셸의 모습과 스포츠 영화가 지닌 승리의 짜릿함으로 높은 쾌감을 선사한다. 특히 ‘여자처럼’이라는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표현을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이 인상적이다. 여자가 성공을 위해 남자처럼 행동할 필요는 없다. 여자처럼 행동하고 생각하고 달려도 이길 수 있다. 미셸 페인이 멜버른 컵에서 우승 후 소감에서 말한 “여자는 힘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방금 우리가 세상을 이겼네요”라는 말처럼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우는 이 영화의 모습은 성별을 이유로 꿈과 희망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용기를 선사할 것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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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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