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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공포가 선사하는 섬뜩함을 담아내다

[프리뷰] '호텔 레이크' / 4월 29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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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4-28 [10:00]

▲ '호텔 레이크' 포스터.     ©(주)스마일이엔티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J호러의 몰락은 국내 공포영화의 몰락과도 깊은 연관을 지니고 있다. 심령사진에 바탕을 둔 귀신이 공포의 주체였던 J호러는 유튜브 등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더 이상 매력적인 공포로 다가오지 못했다. 한때 ‘여고괴담’ 시리즈, ‘가위’ ‘폰’ ‘분신사바’ 등 여름마다 시즌 특수를 노린 공포영화가 개봉했던 한국영화계는 그 계보가 끊기게 되었다. ‘호텔 레이크’는 그 계보를 이어갈 가능성을 지닌 영화라 할 수 있다.

 

‘곤지암’의 성공 이후 한국 공포영화계는 일종의 희망을 맛보게 되었다. 좀비 호러나 스릴러와는 다른 정통 공포영화에 관객들이 반응했고 잘 만든 정통공포에 여전히 열광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호텔 레이크’는 이런 정통공포의 공식을 따르면서 잡기에 능한 모습을 보인다. 여성 서사가 강한 국내 공포영화계의 흐름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호텔이란 공간을 배경으로 시각적인 강렬함을 선사한다.

 

▲ '호텔 레이크' 스틸컷.     ©(주)인디스토리, (주)스마일이엔티

 

유미는 자신에게 몰랐던 동생이 있음을 알게 된다. 힘겨운 가정사로 혼자 살아가는 그녀는 동생 지유를 친척 경선에게 맡기고자 한다. 경선이 운영하는 ‘호텔 레이크’는 과거 유미에게도 가슴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다. 어머니의 죽음이란 끔찍한 기억을 간직한 유미는 지유를 경선에게 맡기고 돌아가고자 하나 지유가 보이는 이상한 반응과 호텔의 유일한 메이드 예린의 무서운 말에 섬뜩함을 느낀다. 그리고 지유와 예린이 실종되게 된다.

 

작품은 세 가지 측면에서 성공적으로 공포를 자아낸다. 첫 번째는 공간이다. 호텔이란 공간은 수많은 방과 그곳을 걸쳐 간 사람들을 통해 공간적인 공포를 자아낸다. 405호실이라는 금지된 공간은 금기를 어기는 순간 벌어지는 공포를 통해 충격을 자아내고 호텔의 높은 천장은 올려다보는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는 섬뜩함을 자아낸다. 여기에 혼자 돌아다니는 인물들이 귀신과 마주하는 장면들은 등골이 오싹하게 만든다.

 

외딴 시골에 비수기라 빈 방이 많은 호텔은 그 서늘한 공기만큼 가슴을 차갑게 만드는 공포를 보여준다. 이런 공간성이 가장 잘 표현된 장면은 숨바꼭질 장면이다. 지유가 유미에게 숨바꼭질을 하자고 하고 지유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보고 공포에 질리는 장면은 호텔이라는 거대한 공간과 이 공간에 숨어사는 악령, 이 악령을 찾아내는 숨바꼭질이란 놀이를 통해 공간의 매력을 자아낸다.

 

▲ '호텔 레이크' 스틸컷.     ©(주)인디스토리, (주)스마일이엔티

 

두 번째는 캐릭터다. 유미는 어머니의 죽음 때문에 호텔 레이크에서 겪는 현상이 단순한 공포 그 이상을 지니고 있다 생각한다. 유미의 과거와 환상, 호텔에서 보는 환영은 공포의 질감을 더한다. 여사장 경선은 자상하고 따스해 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수상한 면모를 보인다. 공포가 벌어지는 호텔의 주인이란 점과 어떠한 상황에도 침착하다는 점, 지유가 따뜻한 경선을 싫어한다는 점은 알 수 없는 서늘함을 자아낸다.

 

예린은 중반부 공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계속해서 호텔과 관련해 무서운 이야기를 내뱉는 예린의 존재는 유미에게 두려움을 심어준다. 호텔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현상들이 유미의 환상과 과거 때문만이 아님을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지유는 수상한 행동들로 유미를 압박한다. 유미의 뒤에 아줌마가 있다는 둥, 그 아줌마가 유미가 어린 시절 갖고 놀던 토끼 인형을 망가뜨렸다는 둥 지유의 말 하나하나는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를 이끌어 낸다.

 

▲ '호텔 레이크' 스틸컷.     ©(주)인디스토리, (주)스마일이엔티

 

세 번째는 잡기다. 이 영화는 분위기를 효율적으로 잡아내고 중간중간 공포를 유발해내는 잡기에 능하다. 도입부에서 펼쳐지는 공포 장면이나 어둠 속에 나타난 환영이 불을 켜는 순간 사라지는 등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잡다한 재주가 돋보인다. 여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효과적으로 음향을 동원하며 시각적인 공포가 없는 순간에도 청각을 통해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힘을 보여준다.

 

이런 분위기는 변주를 통해서 다채롭게 표현된다. 중심이 되는 호텔 레이크를 둘러싼 미스터리에 탈북자 여성의 실종이 맥거핀으로 작용해 핵심 미스터리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또 한쪽 눈에 안대를 낀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년의 후반부 등장은 변주를 시도하며 앞서 작품이 선보였던 공포와는 다른 질감을 통해 흥미를 더한다. 도입부부터 결말부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설정이 돋보인다.

 

‘호텔 레이크’는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공포의 쾌감을 느낄 수 있을지에 대한 고심을 느끼게 한다. 미스터리를 풀어냄에 있어 사운드와 장면을 적절하게 배합하며 분위기로 가두는 매력을 선보인다. 오랜 시간 연출부에서 활동한 윤은경 감독은 그 경험을 첫 장편데뷔작을 통해 발산해낸다. 여기에 이세영, 박지영, 박효주 등 여배우들의 연기는 영화가 지닌 서늘한 감성을 캐릭터의 매력으로 담아내며 정통공포의 매력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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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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