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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지 않은 봄을 기대하게 되는 영화

왕가위 감독 '화양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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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4-28 [10:05]

▲ '화양연화' 스틸컷  © 굿타임엔터테인먼트

 

[씨네리와인드|조이경 리뷰어] 어쩐지 12월이 끝나지 않은 듯한 봄이다. 봄에 가장 먼저 핀다는 산수유도, 활짝 만개한 벚꽃도 좀처럼 보기가 어렵다. 좋은 날씨에 보지도 못하고 지고 있을 꽃들이 아쉬워질 무렵 한 영화가 떠오른다. 인생의 꽃과 같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뜻하는, <화양연화>. 이 영화는 두 번 다신 없을 것 같은 깊은 사랑을 보여준다. 영화 속 두 사람은 우연히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살게 되면서 마주치게 된다. 두 사람은 결혼한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배우자의 잦은 부재에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서로의 외로움을 알아본다. 

 

차우(양조위 분)의 눈빛은 다분히 직설적이어서 외면할 수가 없고 리첸(장만옥 분)의 눈은 관능적이면서도 텅 비어있는 것 같아서 자꾸만 들여다보게 된다. 굳이 사랑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알 수 있을 만큼 두 인물의 시선은 위태롭다. 그렇기에 관객은 공감할 수밖에 없다. 고르고 골라진 가장 정제된 감정을 담고 있으므로.

 

▲ '화양연화' 스틸컷  © 굿타임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제목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뜻하지만, 영화가 말하는 사랑은 그다지 아름답지만은 않다. 서로에 대한 사랑이 커지는 만큼 타인의 시선은 당연하다는 듯 따라오게 되고 둘은 그로 인해 사랑을 외면해야 할 위기에 놓인다. 사랑을 져버리는 것도 타인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 피할 수 없는 상황들을 직면한 인물들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더해준다. 또, 경험하기 어려운, 세상에 단 둘만 남은 것 같은 사랑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다. 도의적 책임과 여러 상황에 의해 갈라서지만 영화답게 두 사람의 진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 '화양연화' 스틸컷  © 굿타임엔터테인먼트

 

"옛날 사람들은 감추고 싶은 어떤 비밀이 있다면 산에 가서 나무 하나를 찾아 거기에 구멍을 파고는 진흙으로 봉했다고 하죠. 비밀은 영원히 가슴에 묻고." ('차우(양조위)' 대사 중)

 

그들은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지만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었고, 비밀로 묻어두고 싶지만 자꾸 꺼내보고 싶은 진심이 있었다. 과연 어떤 사랑의 형태가 올바르다고 정의 내려질 수 있을까? 사랑엔 과정만 있을 뿐 정답은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화양연화>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대한 시선을 낱낱이 보여준다. 어쩌면 우리의 삶 어딘가에 다른 시선을 가진다면 아름다운 순간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오지 않은 봄, 앞으로 오게 될 봄을 기대하며.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조이경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3기
cinerewind@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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