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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 가운데에서 펼쳐지는 전염병의 공포, 코로나19 현실의 축소판

[프리뷰] '씨 피버' / 5월 13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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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5-06 [10:47]

▲ '씨 피버' 메인 포스터     ©찬란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영화는 그때의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특히 사회의 변화에 따라 더 깊은 의미를 생각나게 만드는 작품들이 있기 마련이다. ‘씨 피버’는 포스터와 시놉시스만 봤을 때 장르물의 색이 강할 거처럼 느껴진다. 잘 빠졌다면 고전 SF 공포영화 ‘바이러스’처럼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는 매력을 선보일 거 같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이 영화는 ‘컨테이젼’ 이후 코로나19의 현실을 다시 한번 생각나게 만드는 영화다.

 

이 영화를 장르물의 색이 강하다 여긴 이유는 비교적 간단한 시놉시스에 있다. 장르적인 색채가 강한 작품의 경우 스토리를 통한 재미보다는 장르적인 문법 속에 장면을 통해 포인트를 준다. ‘씨 피버’의 줄거리는 단조롭다. 해양생물의 행동 패턴을 연구하는 시본이 실습을 위해 어선 ‘니브 킨 오이르’호에 탑승한다. 더 큰 수확을 위해 욕심을 낸 선장 제라드는 접근 금지 수역에 진입하고 그곳에서 미지의 생명체와 마주한다.

 

▲ '씨 피버'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이 생명체로 인해 선원들은 하나둘씩 병을 앓게 된다. 한 마디로 전염병이 배에 퍼진 것이다. 이쯤 되면 영화 ‘에이리언’처럼 사람의 몸을 가르고 생명체가 등장하고 인간 대 미지의 생명체가 대혈투를 펼칠 거 같지만 영화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택한다. 바로 전염병 앞에서 ‘선택’의 문제다.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각국은 각기 다른 대응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그 방법에 따라 각 국가 내의 확진자 추이가 달라졌다.

 

하지만 어떤 선택이 옳고 틀린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말하기 힘들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선방한 국가이며 현재는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초기 대응 미흡과 마스크 수급 문제로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이 작품에서도 시본과 프레야는 갈등을 겪는다. 프레야는 배를 정박시키고 선원들을 치료해야 된다고 말한다. 반면 시본은 바이러스가 육지까지 퍼질 수 있으니 정박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 '씨 피버'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프레야는 시본에게 이건 현실이라고 말한다. 이론에 충실한 연구자인 시본에게 바다에서 실전을 겪은 건 자신들이란 걸 강조하기 위한 이 말에 시본은 반박한다. 진짜 현실은 바이러스가 퍼지는 거라고. 두 사람은 모두 생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프레야에게는 눈앞에 죽어가고 있는 동료가 중요하고 시본에게는 혹 전염병에 걸릴지 모르는 사람들의 안전이 중요하다. 이들의 대립은 전염병 문제를 겪고 있는 현재에 묘한 질문을 던진다.

 

전염병이 무서운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도 약한 사람도, 돈이 많은 사람도 가난한 사람도 전염병 앞에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두 번째는 선택을 해야 된다는 점이다. 전염병을 다룬 많은 작품들이 보여주는 디스토피아는 도시의 봉쇄다. 그 안에 속한 사람들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전염병의 공포에 시달려야 된다. 더 많은 이들을 위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수반되는 게 전염병이다.

 

이 공포는 니브 킨 오이르 호라는 배 안에서 펼쳐진다. 시본은 자가격리를 주장한다. 배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전염병을 퍼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육지에 상륙해서는 안 된다. 모든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야 살아남은 사람들만이 돌아가야 된다는 그녀의 주장은 전염병의 위험에 처한 이들에게 너무나 잔혹하게 다가온다. 어쩌면 이 잔혹함이 그들이 직면한 현실이고 선원들을 살려야 한다는 프레야의 주장이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상일지 모른다.

 

▲ '씨 피버'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초기 대구에서 환자가 대거 발생하자 대구를 봉쇄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주장이 등장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 역시 도시가 봉쇄되기도 했다. 하지만 봉쇄는 그 지역에 속한 이들에게는 극한의 공포를 자아낸다. 이 작품에서도 후반부 충돌은 이런 공포에서 비롯된다. 죽음의 공포는 바이러스가 선사하지만 그 공포를 확산시키는 건 인간의 선택이다.

 

‘씨 피버’는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상황을 바다 위 배 안이란 한정된 공간에서 선보인다. 해양 크리처 영화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았다가는 실망할 것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긴장감과 스릴감은 이 영화에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전염병은 도망칠 수 없는 바다 한가운데라는 공간과 선택의 순간에 직면한 인간들의 광기로 공포를 자아낸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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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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