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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자’, 과거와 현재, 꿈과 현실 속 한 여인의 특별한 여행

[현장] '프랑스 여자'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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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6-05 [09:39]

 

 

 ▲ '프랑스여자' 기자간담회  © 유수미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61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프랑스여자의 언론배급시사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김호정, 김지영, 류아벨 그리고 김희정 감독이 자리에 참석해 다양하고 풍성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열세살, 수아'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 '설행_눈길을 걷다' 등을 제작하며 감각적이고 탄탄한 연출력을 이어온 김희정 감독이 '프랑스여자'로 돌아왔다. 프랑스 유학 후 이별의 아픔을 겪고 한국으로 돌아온 주인공 미라가 20년 전 친구들과의 만남을 이루며 특별한 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과거와 현재, 꿈과 현실을 교차시키는 플롯은 신비함과 독특함을 느끼게 해주고, 물 흐르듯 끊이지 않는 현실적인 대사는 공감을 전해 준다. 

 

 ▲ '프랑스여자'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Q. “설행_눈길을 걷다이후 4년 만의 작품이다. 만든 계기는 무엇인가.

 

김희정_ 폴란드에 7년 동안 유학을 갔다 왔는데 그 시절 외국에서 만났던 한국 여성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한국도 타국도 아닌 어느 사이에 있는 것 같아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기에 꼭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설행_눈길을 걷다'인터뷰 때, 다음 영화는 '프랑스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것이 이루어져서 기분이 묘하다.

 

Q. 시공간을 넘나들뿐더러 영화 자체가 판타지 같다. 이러한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집중하셨던 점이 있으신지.

 

김호정_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강렬하고 섬세하다고 느꼈다. 고민할 여지없이 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주인공은 배우의 꿈을 안고 20대 때 유학을 준비해서 떠나는데, 20년 후에 배우로 성공해서 온 게 아니라 통역사로 돌아오게 된다. 인생의 여러 경험을 거친 후에 한국에 돌아와서 친구들과 이런저런 여행을 하는 모습이 어느 사회에도 속하지 않은 경계인 같은 모습이었다. 마침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할까' 한참을 고민하던 중, 시나리오를 받고 공감 가는 지점이 커서 저의 모습을 살려 연기를 했다.

 

Q. “프랑스 여자제목을 결정하시게 된 이유와 김호정 배우 캐스팅 계기 부탁드린다.

 

김희정_ 내용이 완성될 때쯤에 제목이 물 흐르듯 떠오르는 편이다. 미라가 재난상황에서 발견되었을 때 인물의 국적이 프랑스 여자라고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여 제목을 그렇게 짓게 됐다. '프랑스 중위의 여자'라는 영화가 있는데, 방파제에서 뒤돌아보는 메릴 스트립 배우의 눈부신 얼굴이 제가 생각하는 프랑스 여자의 느낌이었다. '프랑스 중위의 여자'는 유명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이어서 이러한 것들이 섞여서 제목이 완성됐다.

 

미라 역은 김호정 배우밖에 소화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해석력도 좋은 배우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감독들과 대담을 나누다가도 김호정 배우는 프랑스 여자 같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김호정 배우는 독일에 잠깐 있었지만 프랑스에 있었던 적은 없었는데 봉준호 감독이 착각을 해서 김호정 배우는 불어를 하지 않냐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 역할만큼은 김호정 배우 밖에 없지 않았나 싶었다

 

 ▲ '프랑스여자'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Q. 영화에 출연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

 

김지영_ 감독님의 첫 장편영화 '열세살 수아' 때 인연이 닿을 뻔했는데 무산이 되었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사석에서 만나 뵈어 고민을 토로하고 말씀을 나눈 기억이 있다. 감독님께서 작품을 만들려고 하실 때 영은 캐릭터에 제가 걸맞다고 생각해 주셔서 연락이 왔다. 촬영 시, 감독님과 맞는 부분이 많았고 그래서 더욱 편안하고 즐겁게 연기했다.

 

Q. 연기 호흡을 처음 맞추신 건지 궁금하고, 연기를 하시면서 각자의 장점 혹은 놀라웠던 부분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류아벨_ 선배님들과 연기를 한건 처음이었다. 좋았던 점이 많기도 했지만 동시에 긴장을 많이 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저를 시나리오 인물로 생각해주시고 대해주시니까 저또한 그 역할에 깊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김지영_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것 같이 김호정 배우는 정말 프랑스 여자 같다고 느껴졌다. '프랑스여자'의 주인공이 김호정 배우라는 것을 듣고 예전부터 꼭 한 번 연기를 해보고 싶었던 선배님이셔서 행복했다. 류아벨 배우는 이 작품에서 처음 봤는데 날 것 같은 생생함이 있어서 그런 부분이 좋았다. 5분 정도 되는 원테이크 씬이있는데 저희 모두 호흡이 잘 맞아서 놀랐었고 재밌기도 했다.

 

김호정_ '프랑스여자' 속에는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는데 다들 호흡이 잘 맞았다. 독립영화여서 빠르게 찍어야 했는데, 큰 무리 없이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즐겁게 찍었다. 김지영 배우는 화통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에 현장 분위기를 좋게 해줘서 좋았다. 류아벨 배우는 파워풀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배우여서 그 모습이 좋았다.

 

 ▲ '프랑스여자'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Q. 감독님과 함께 호흡을 맞추신 소감 말씀 부탁드린다. 동시에 영화가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는데 영화만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류아벨_ 김희정 감독님과의 작업은 저도 처음이었다. 여러 가지 방향을 열어주셨기에 배우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셔서 좋았다.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와 주셔서 영화도 여유를 가지고 임할 수 있었다. 꿈은 있었던 사람인지 없었던 사람인지 모를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고 현실인지 환상인지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이런 부분들을 영화로 만들면 이런 느낌 같다고 생각 했고, 그 안에서 '나는 어떤 포지션에 놓일 수 있나' '관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나' 라는 생각으로 도전해 보고 싶었다. 감사하게도 좋은 선배님과 감독님이 계셔서 생각보다 신비로운 작업이었다.

 

김지영_ 촬영하기 이전에 배우들에게 굉장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배우들이 편하게 작품을 할 수 있게끔 길을 열어주셨다. 몇 십 년 연기를 해도 촬영할 땐 긴장을 하게 되는데, 편안한 분위기를 잡아주셔서 좋았다. 저는 이 작품에 대해서 백 퍼센트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볼 때마다 새롭게 깨달아지는 순간들이 있다. 사람이 기억하고 싶은 순간 혹은 왜곡하고 싶거나 멈춰버리고 싶은 순간이 있을 텐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 모든 순간들이 삶에 대한 애착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호정_ 감독님의 전 작품 '설행_눈길을 걷다'라는 작품을 너무 좋아한다. 그 작품에서도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장면이 있었는데 정말 잘 찍으셨다. 마찬가지로 이 시나리오 또한 리듬감이 있었고, 생과 사의 경계에서 소소한 생각을 한다는 게 충격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시나리오가 쓰여져서 영화가 된 게 아니라 영화로 다 찍고 나서 정리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체계적이고 섬세했다. 영화는 현실과 상상,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데 대사와 내용은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생각들이다. 그 부분이 매력 포인트인 것 같다.

    

 ▲ '프랑스여자'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Q. 프랑스에서 오래 살았던 캐릭터를 연기하셨다.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준비를 하셨는지 궁금하다. 임권택 감독과 봉준호 감독 등 작품성 있는 영화로 많이 알려지신 분들과 작업을 해오셨는데 배우님을 찾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김호정_ 반년 전부터 감독님께 시나리오를 받고 불어를 배웠다. 영화사에서 프랑스 선생님도 붙여주셨고, 실제로 프랑스에 미라의 모델이 있어서 그분을 만나 뵙기도 했다. 그런데 말하는 뉘앙스나 미묘한 감정이 중요해서 불어를 잘 소화할 수 있을지 불안한 감정이 들었고 불어가 쉽지 않게 느껴졌다.

 

임권택 감독님과 봉준호 감독님 등 작가주의 감독님들이 왜 저를 캐스팅할까 생각을 해봤는데, 제가 연기를 시작한 지 꽤 됐어도 아직은 낯선 배우다. 그런데 이 낯섦이 필요해서 제의가 들어오는 것은 아닐까 싶다. 다 알려진 배우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낯선 이미지가 필요할 때 저를 찾아 주시는 것 같다.

 

Q. 영화 속에 세월호를 언급하셨고 파리 테러가 마지막에 나온다. 이런 부분들을 소재로 사용하셔서 어떤 이야기를 하시고 싶으셨는지.

 

김희정_ 외국에 사는 한국인들이 한국에 어떤 일이 벌어지면 심하게 동조하는 습관이 있다. 이를테면 '내가 저기에 있었으면 집회에 나갔을 거야'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 이런 재난 시대에서는 추모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아이러니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재난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떤 만남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깊게 한 적이 있다. 그렇기에 영화는 사회와 떨어질 수 없을뿐더러 '사회에서 벌어진 모든 것들은 우리 삶에 어떻게 녹아들어 가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떠한 소재로써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에게 맞닿아있는 부분이자 재난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서 만들었다.

 

Q. 영화를 공부하듯이 씬마다 해석을 하면서 봤으면 좋겠는지, 가슴으로 있는 그대로를 느꼈으면 좋겠는지 어떻게 영화를 바라봤으면 좋겠나. 차기작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린다.

 

김희정_ '프랑스여자'의 영화는 제 영화 중에 재밌는 축에 속한다. 끝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여자가 어떤 사건에 휘말릴지 모르겠는 게 재밌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답을 찾으려는 영화는 절대 아니기에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대로 봐주셨으면 한다. 이 다음에 제가 좋아하는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를 만들 계획이 있다. 저희 세대가 지금의 새로운 세대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에, 우리가 물려주는 것들이 안타까운 것들이 많다고 여겨져 10대 아이를 주인공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기도 하다. 아무쪼록 영화를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유수미 객원기자|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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