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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은 달콤·살벌함, 엽기적인 전개를 선보이다

[프리뷰] '양과 늑대의 사랑과 살인' / 7월 16일 VOD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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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7-13 [15:36]

▲ '양과 늑대의 사랑과 살인' 포스터     ©(주)엔케이컨텐츠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2006년 개봉한 ‘달콤, 살벌한 연인’은 당시로는 상당히 파격적인 소재로 큰 인기를 끌었다. 흥행성적보다 작품이 지닌 파급력이 상당했던 영화로 기억한다. 연애 소심남이 단아하다 여겼던 여성과 연애를 시작하고, 알고 보니 그녀의 정체가 살인마라는 걸 알게 된다는 설정은 묘한 재미를 이끌어냈다. ‘양과 늑대의 사랑과 살인’은 이 작품과 비슷한 소재다. 다만 달콤과 살벌을 넘어서 엽기적일 만큼 지나친 자극을 보여준다.

 

이 작품 역시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최근 일본 만화의 동향은 지나친 자극이다. 소재와 내용이 자극적일수록 더 많은 독자를 끌어들이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내실이 부족하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소재에 있어 흥미는 있지만, 이 소재를 이끌어가는 방식이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노골적이다. 작품은 크게 세 가지 자극적인 요소를 더한다. 그 첫 번째는 소심남이다.

 

▲ '양과 늑대의 사랑과 살인' 스틸컷  © (주)엔케이컨텐츠

 

과거 ‘전차남’ 때부터 일본영화계는 소심남 캐릭터에 주목해왔다. 일본에서 ‘초식남’이라 불리다 요즘은 ‘절식남’이라 불리는 이들은 연애에 서툴고 다른 관심사에 관심을 지녀 여성에게 접근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런 소심남들이 여성에게 빠져들고 조심스레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일본 내에서 인기 있는 코드다. 이 작품의 주인공 쿠로스 역시 소심남이다. 그는 입시에 실패한 이후 신세를 비관한다.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살 수 있을 거 같건만 평생을 조그마한 집안에서 홀로 살아온 그는 자살을 결심한다. 어두운 방 안에서 목은 맨 그는 끈이 떨어지면서 벽 역시 일부가 떨어져 나간다. 조그마한 크기로 뚫린 그 구멍은 이웃집을 볼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쿠로스는 그 통로를 통해 이웃집 미소녀 여대생 미야이치를 보게 된다. 여기서 두 번째 요소가 등장한다. 바로 관음증이다.

 

관음증은 몰래 훔쳐봄으로써 느끼는 성적 충동을 말한다. 쿠로스는 그 구멍을 통해 미야이치를 바라보면서 사랑을 느낀다. 미야이치는 자신의 집에 쿠로스를 초대해 식사대접을 해주는 등 호의를 보여준다. 그 모습에 미야이치의 마음은 점점 더 커진다. 소심남이 미소녀를 구멍으로 훔쳐보는 관음증을 선보인다. 이 정도만 해도 상당히 자극적이다. 작품은 여기에 가장 큰 자극을 더한다. 이 미소녀가 연쇄살인범이라는 점이다.

 

▲ '양과 늑대의 사랑과 살인' 스틸컷  © (주)엔케이컨텐츠

 

미야이치는 범죄자를 비롯해 나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제거하는 일을 하지만 살인은 살인이다. 쿠로스는 구멍으로 미야이치가 살인을 저지르는 걸 보고, 그 모습을 미야이치한테 들키고 만다. 여기서 작품은 남녀 판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힘을 보여준다. 먼저 남자에게는 진심의 성공이다. 일본의 하렘물을 보면 돈도 능력도 없는 남자가 수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는다. 진심이란 따뜻한 마음 하나로 말이다.

 

작품에서 쿠로스는 죽음을 앞둔 순간 미야이치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고백하고, 미야이치는 그런 쿠로스의 마음을 받아준다. 진심을 다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남성 판타지가 실현된 것이다. 남성 판타지에서는 오직 마음만이 중요하다.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면 사랑은 이뤄지는 거다. 그렇다면 여성 판타지는 어느 지점인가. 그것은 헌신적인 남자의 사랑이다. 쿠로스는 미야이치가 연쇄살인범이란 걸 알고도 좋아한다.

 

입으로는 ‘살인은 나쁜 것’이라고 말하지만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을 계속 겁에 질린 채 보기만 한다. 결말부에서는 미야이치를 어둠의 세력에서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기도 한다. 우리는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 가까운 사람이 이해해주길 원한다. 가족 친구 또는 연인이. 쿠로스는 살인도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음을 통해 무슨 일이 있어도 너만을 사랑해 주겠다는 여성 판타지를 충족시킨다.

 

▲ '양과 늑대의 사랑과 살인' 스틸컷  © (주)엔케이컨텐츠

 

다만 이런 쾌감에 집중을 두는 설정들은 내실을 부실하게 만든다. 우선 살인장면이 지나치게 자극적이다. 계속해서 사람을 죽여나가는 미야이치의 모습은 어떤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는다. 그저 ‘저 사람이 나쁘니까 죽인다’이다. 여기에 두 사람의 로맨스 역시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 살인이 강렬하다 보니 정작 감정을 주고받는 로맨스는 케미라 말하는 화학작용보다 일방통행의 느낌이 강하다.

 

미야이치는 계속 살인을 저지르며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라고, 쿠로스는 살인은 나쁘다고 말하지만 마음은 계속 미야이치를 향해있다. 때문에 이런 자극적인 설정의 연속은 결말부에 이르러 거의 엽기적인 수준으로 변한다. 자극에 자극을 더하며 드라마적인 깊이나 복선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큰 자극으로 매듭을 지으려는 것이다. 노래로 치자면 계속 고음만 반복되다 하이라이트 부분에 듣기 싫을 만큼 소리를 질러대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지점은 미야이치 역의 후쿠하라 하루카가 지닌 사랑스런 매력이다. 아름다우면서 귀여운 매력을 보여주는 그녀는 잔인하고 섬뜩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미야이치의 매력을 보여준다. 다만 이런 매력을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는 스토리의 힘이 더해졌다면 ‘달콤, 살벌한 연인’처럼 달달한 로맨스와 살벌한 살인극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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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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