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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최후의 순간, 무엇을 할 것인지 묻는다면|24th BIFAN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영화 '인류 최후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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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7-31 [14:11]

 

▲ '인류 최후의 영화' 스틸컷  ©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씨네리와인드|박수은 리뷰어] ‘만일 영화를 찍다가 지구가 멸망한다면 나는 영화를 계속할까.’ 이현석 감독이 자신에게 던진 질문에서 시작된 <인류 최후의 영화>는 농촌에서 졸업 작품을 찍는 영화과 학생들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한다는 뉴스를 듣고 중요한 결정 상황에 놓인 두 가치관의 대립은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재난 위기를 가장 먼저 알게 된 주인공은 처음에 이를 숨기려 한다. 그는 동료들의 휴대폰을 압수하고 촬영에 몰두한다. 하지만 마을 전체에 주의보가 울리자 아이들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그들의 입장은 두 부류로 엇갈린다. 나중에 다시 와서 찍어도 된다는 이들. 다시 찍을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남겠다는 이들. 각자가 지닌 우선순위에 따라 갈등하는 이들의 표정에는 공통적으로 절실함이 묻어난다.

 

농촌 한복판에서 그러니까 가야지 vs 그러니까 남아야지로 다투는 두 인물의 짧고 거친 대화는 절박한 순간에 놓인 인간의 감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정답이 없는 주장을 호소력 있게 외치는 두 인물의 표정, 눈빛, 목소리는 단시간 내에 순간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단편의 매력을 극대화시킨다.

 

결국 몇몇 아이들은 촬영을 접고 복귀하는 차에서 내려 농촌에 남기를 선택한다. 이들은 영화를 마저 찍고 논밭에 스크린을 설치하여 완성된 작품을 관람한다. 논밭에 떠오른 커다란 소행성을 눈앞에 두고 화면에 집중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편안하다. 그들의 모습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일에 빠져들 때, 다가오는 현실을 눈앞에 두고 얼마나 의연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거대한 소행성과 가느다란 스크린이 함께 담긴 장면은 강한 충격과 함께 뭉클함을 선사한다.

 

<인류 최후의 영화>는 영화에 대한 진지한 마음을 통해 모두의 후회 없는 선택을 응원하는 작품이다. 간절히 사랑하는 일이 있을 때, 현실을 잣대로 타당성을 평가하는 일은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초심을 간직한 이들의 모습을 통해 무언가를 시작할 때의 당찬 마음을 돌아보게 한다.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박수은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3기
cinerewind@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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