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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같은 악몽에 담아낸 시대의 공포와 슬픔

[프리뷰] '반교: 디텐션' / 8월 13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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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8-07 [13:27]

▲ '반교: 디텐션' 포스터  © (주)팝엔터테인먼트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공포는 시대와 연관되어 있다. 그 시대가 지닌 어둠과 억압이 공기마저 차갑게 얼어붙게 만드는 힘을 보여준다. 스페인 공포영화의 경우 프랑코 독재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있으며, 조던 필 감독의 어스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인종차별에 대한 두려움을 담고 있다. 게임을 원작으로 한 반교: 디텐션1960, 대만을 배경으로 그 슬픈 역사를 공포의 색으로 담아낸다.

 

1949년 내려진 대만 계엄령은 1987년에서야 해제가 된다. 이 기간 동안 대만은 민주화나 자유를 요구하면 공산당 간첩으로 몰려 처벌을 받았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학생들은 자유가 지닌 가치를 위해 은밀하게 독서 모임을 진행한다. 이 모임에서는 영국의 식민통치에 저항했던 시인 타고르를 비롯해 루쉰 등의 작품을 공부하며 자유로운 대만을 꿈꾼다. 하지만 누군가의 밀고에 의해 이들은 잡혀간다.

 

경찰에 의해 고문을 당하는 웨이는 끝까지 저항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의 악몽은 짙어져 간다. 작품은 이 웨이의 악몽과 독서 모임을 고발한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스토리를 전개한다. 웨이의 악몽이 되는 배경은 학교다. 웨이는 팡과 함께 학교에서 빠져나가고자 하지만, 홍수로 인해 길이 끊기며 두 사람은 갇힌다. 이곳에서 그들은 귀신의 모습을 한 헌병의 눈을 피해 독서 모임 멤버들을 찾고자 한다.

 

팡은 얼굴이 무너진 자신과 사형할 때 쓰는 복면이 씌워진 학생들의 환영을 본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해야 했던 시대의 아픔을 상징한다. 계엄령 하에서의 대만은 서로가 서로를 고발하고 감시하게끔 만들었다. 작품은 도입부에서 출입문 앞에 선 교관과 마치 군인처럼 움직이는 학생들의 모습을 통해 경직된 시대상을 보여준다. 이런 시대 속에서 학생들은 마음속에 자유를 꿈꾼다.

 

▲ '반교: 디텐션'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장 선생과 인 선생은 이런 학생들의 마음에 언젠가 꽃이 피기를 바라며 독서 모임을 진행한다. 어두운 미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교육에 힘쓰는 것이다. 반면 교관은 학생들에게 고문을 가하며 그들이 서로를 배신하게끔 유도한다. 때문에 헌병 귀신의 모습은 얼굴에는 거울을, 발에는 족쇄를 차고 있다. 거울은 시대의 양심을 상징하고 족쇄는 가해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고발과 폭력으로 얼룩진 시대의 억압을 보여준다.

 

이런 공포에 추리는 극적인 긴장감과 함께 감정적인 격화를 통한 드라마를 강조한다. 독서 모임의 학생들은 교사 한 명이 경찰에 끌려간 상황에서도 목숨을 걸고 책을 읽고자 한다. 그들에게는 그 어떤 가치보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크다. 이런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망쳐버린 이가 누군지에 대한 궁금증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동력이 된다. 여기에 팡 가족의 모습은 시대의 무게감이 한 가정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보여준다.

 

팡의 아버지는 군인으로 가족 위에 군림한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의 문란한 여자관계로 고통을 겪고 종교에 심취한다. 팡은 부모 중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장 선생에게만 의존한다. 팡이 사랑을 받지 못할수록 이에 대한 갈망은 강해져 간다. 강한 욕망은 파국의 결과를 낳는다. 작품은 이 과정을 아름답고도 서늘하게 담아내며 잊혀서는 안 될 시대의 아픔을 똑바로 바라본다.

 

▲ '반교: 디텐션'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반교: 디텐션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대만의 역사를 통해 공포와 슬픔을 동시에 자아낸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계엄령 하에 군부독재를 경험한 바 있으며,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시대를 살아왔다. 작품 속 학생들의 모습은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변호인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학생들은 그저 책을 읽고 자유를 찾았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의 대상이 된다. 이들에게 가해지는 강한 고문과 협박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상기시킨다.

 

여기에 더해진 공포의 표현은 극적인 긴장감을 높인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점과 팡과 웨이 두 주인공이 하나씩 단서를 찾아가는 미스터리의 구성은 조금씩 악몽의 실체가 밝혀질수록 그 공포가 배가 되는 효과를 누린다. 팡이 보는 환영이 후반부 공포의 주체가 된다는 점은 디테일한 측면을 놓치지 않는 미덕을 보여준다. 원작 게임이 단서를 바탕으로 사건을 풀어간다는 점에서 스토리의 탄탄한 기반을 보여주며, 사운드를 이용한 환경효과 역시 만족스럽다.

 

게임이 보여준 1인칭을 바탕으로 한 공포를 기대했다면 약간은 실망할지 모른다. 하지만 시대상을 장르에 잘 버무리며 장르적인 매력을 살린 이 작품은 슬프고도 무서운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선보인다. 때론 시대가 귀신보다 더 큰 공포를 주며, 시대의 공포가 귀신이란 존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영화는 잔혹한 역사 속에서 신념이란 혼을 지니고 사라진 이들을 기억하겠다는 품격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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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획취재부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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