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전체기사

News & Report

Review

Magazine

Opinion

Critics

Culture

DB

슬픔을 숨긴 웃음이 가져온 성장의 의미

[프리뷰] '베이비티스' / 10월 22일 개봉 예정

가 -가 +


기사승인 2020-10-19 [13:00]

 

▲ '베이비티스' 포스터  © 엠엔엠인터내셔널(주)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영국을 대표하는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힘들 때 웃는 자가 일류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명언은 후에 방송인 이상민이 힘들 때 우는 건 삼류, 참는 건 이류, 웃는 건 일류다라는 말을 방송에서 하며 큰 감명을 남긴 바 있다. 영화에서의 슬픔 역시 두 가지로 표현된다. 눈물을 통해 감정을 내비치거나 웃음 속에 고통을 담는다. ‘베이비티스는 후자에 해당하는 영화로 환상적인 색체 속에 슬픔의 감정을 투영한다.

 

밀라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작품은 각 파트별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을 선보인다. 이 제목은 마치 밀라가 붙인 듯한 느낌을 준다. 그녀의 캐릭터는 독특하다. 첫 등장은 모범생처럼 보인다. 잘 차려입은 교복에 단정히 묶은 머리, 손에 쥔 바이올린이 그런 느낌을 준다. 이런 밀라의 세계에 모지스가 들어온다. 4번 승강장에서 모지스와 만난 날이라는 첫 파트의 제목은 밀라의 시점이다.

 

모지스는 첫눈에 보기에도 불량스러운 이미지다. 그런 모지스에게 밀라가 빠지는 지점은 캐리 멀리건 주연의 언 애듀케이션처럼 순진한 모범생 소녀가 자신과 거리가 있는 어두운 세계에 빠지는 내용인가 추측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소녀, 돈을 요구하는 모지스에게 조건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달라 말한다. 선머슴처럼 삐죽해진 밀라의 헤어스타일을 본 순간 관객들은 직감한다. , 이 소녀. 보통 아이가 아니구나.

 

▲ '베이비티스' 스틸컷  © 엠엔엠인터내셔널(주)

 

웃음 뒤에 가려진 슬픔

 

밀라는 모지스를 집으로 데려오고 같이 식사를 한다. 모지스를 본 순간 밀라의 부모는 직감한다. , 우리 딸이 못된 놈한테 빠졌구나. 그런데 부모는 강하게 모지스를 밀쳐내지 못한다. 심지어 밀라의 집에 몰래 침입해 어머니 안나를 협박까지 한 모지스를 밀라는 용서해달라고 애원한다. 이런 밀라의 부탁에 가족이 손을 쓸 수 없는 이유는 그녀가 처한 상황 때문이다. 밀라는 항암 치료를 받으며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딸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길 바라는 헨리와 안나 부부는 밀라가 좋아하는 모지스를 차마 내치지 못한다. 모지스는 밀라에게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학교와 집, 바이올린 학원이란 세 공간에서만 생활하던 밀라는 모지스를 통해 밤의 세계를 알게 된다. 연인을 향한 질투와 정열적인 사랑을 경험하며 온실 속의 화초와 같던 그녀는 거친 잡초의 삶을 알게 된다. 아스팔트를 뚫고 나오는 거친 생명력을 지닌 모지스는 밀라를 힘들게 만든다.

 

밀라에게는 모지스를 견뎌낼 기력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밀라가 모지스를 꼭 붙잡고 있는 건 사랑이란 감정 때문이다. 모지스를 만난 순간부터 밀라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바이올린 연습을 더 열심히 하고, 살고자 하는 의욕도 보인다. 4번 승강장 만남에서 우울한 표정에 경직되어 있던 밀라가 틴에이지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으로 변모한 것이다. 화려한 색감의 가발과 패션이 이런 무지개색 로맨스를 표현한다.

 

▲ '베이비티스' 스틸컷  © 엠엔엠인터내셔널(주)

 

중독에 빠진 사람들

 

이와 상반된 우울은 밀라의 주변을 통해 표현된다. 안나와 헨리, 모지스는 모두 중독에 빠져있다. 모지스와의 첫 만남에서 안나는 어색한 웃음을 반복한다. 심지어 모지스가 집에 몰래 침입해 자신을 협박하는 상황에서도 침착하다. 이유는 신경안정제 때문이다. 밀라에게 불행이 닥치면서 안나는 약을 통해 자신을 지탱하고자 한다. 정신과의사인 헨리는 아내를 도울 방법으로 약을 택한다.

 

모지스에게는 아버지를 알 수 없다는 불행한 가정사가 있다. 집에서도 반 강제로 쫓겨난 모지스는 건강한 육체와 달리 정신은 병들어 있다. 이런 우울 속에서 그를 웃게 만드는 건 약이다. 안나와 모지스는 공통적으로 약에 의존에 슬픔을 이겨낸다. 그러다 보니 두 사람에게 행복은 중독과 같다. 중독 없이는 행복을 느낄 수 없는 상태에 접어든 것이다. 이들에게 약을 공급해 주는 헨리는 겉모습만 보면 침착하게 이성을 유지하는 거처럼 보인다.

 

하지만 딸이 자신보다 먼저 갈 수 있다는 점과 고통에 시달리는 부인을 곁에서 바라보는 가장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사실 헨리는 누구보다 이 상황을 고통스러워함을 영화는 이웃집 여자를 통해 보여준다. 이웃집 여자가 보여준 호의에 급작스럽게 키스를 택하는 헨리의 모습은 사랑에 갈증을 느끼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헨리 역시 약물에 중독되었다는 설정은 힘들 때 웃는 밀라와 달리 주변은 꾹 참고 있는 모습을 통해 슬픔의 정서를 강화한다.

 

▲ '베이비티스' 스틸컷  © 엠엔엠인터내셔널(주)

 

베이비티스의 의미

 

밀라는 아직 유치(乳齒)가 빠지지 않았다는 설정을 지닌다. 이 유치, 베이비티스(Babyteeth)는 그녀가 성숙한 어른이 된 순간 빠질 것을 의미한다. 작품이 보여주는 어른의 의미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인내다. 셰익스피어는 슬픔이란 누구든지 이겨낼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은 늘 슬픔뿐이다.’라는 슬픔에 대한 또 다른 명언을 남긴 바 있다. 헨리와 안나가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거처럼, 밀라 역시 웃음으로 우울과 불안의 감정을 이겨내고자 한다.

 

두 번째는 자신이 아닌 주변을 바라보는 것이다. 어린 아이는 산을 바라볼 때 그 앞만 바라본다. 산의 뒷면이나 그 안의 나무와 숲은 상상하지 못한다. 밀라는 모지스의 세계를 경험하며 행복과 함께 어두운 면을 바라본다. 그녀의 성숙은 이 어둠을 감싼다는 점에 있다. 자신의 고통만을 바라볼 나이에 밀라는 모지스의 고통과 미래를 생각한다. 이런 밀라의 성숙함은 연주 장면에서도 나타난다.

 

밀라는 그렇게 연습하기 싫어했던 바이올린을 열심히 배우고 안나와 함께 합동공연을 하자고 제안한다. 자신이 사라지기 전에 엄마한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게 이유다. 밀라는 자신의 행복만을 바라보지 않는다. 남겨질 부모와 모지스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견뎌낸다. 이런 밀라의 모습은 고통을 통해 아이에서 급격하게 어른이 되어가는 성숙함으로 또 한 번 슬픔의 정서를 건드린다.

 

베이비티스는 힘들 때 웃는 일류의 자세를 지닌 영화다. 슬픔을 눈물을 통해 짜내기보다는 웃음 속에서 발견한다. 찰리 채플린의 명언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처럼 아름다움 속에 우울을 품는다. 시한부 로맨스에 틴에이지 로맨스의 밝고 다채로운 매력과 성장의 의미를 담아낸 이 작품은 슬픔을 웃음으로 만드는 마법 같은 매력을 지닌 영화라 할 수 있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김준모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기획취재부
rlqpsfkxm@cinerewind.com

Read More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네이버블로그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씨네리와인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