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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다가올 AI의 미래, 공존과 지배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인간증명' / Empty 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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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10-22 [11:28]

▲ '인간증명' 스틸컷  ©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한국판 오리지널 SF 앤솔러지 시리즈 ‘SF8’SF 장르의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그 가능성을 위해 이름난 감독들이 뭉친 프로젝트다. 김의석, 노덕, 민규동, 안국진 등 8명의 감독이 참여해 총 8편의 에피소드를 선보였다. 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먼저 공개된 후 MBC에서 방영이 됐다. 그 중 한 편인 인간증명은 이번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상영되며 그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증명죄 많은 소녀로 부산국제영화제와 좋은 인연을 맺은 김의석 감독의 작품이다. ‘죄 많은 소녀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 상을 수상한 김의석 감독은 잘 끼운 첫 단추로 평단과 관객에게 주목받게 됐다. 부일영화상과 들꽃영화상에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번 작품은 전작이 그랬던 거처럼 죄에 관해 심도 높은 이야기를 전한다. 그 핵심은 AI 그리고 로봇이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AI를 통한 로봇의 개발이 가능한 시대를 설정한다. 10대 아들을 사고로 잃은 혜라는 아들의 남은 뇌 일부를 AI와 결합해 다시 소생시키는데 성공한다. 로봇은 얼굴부터 체형까지 모두 아들 영인과 같다. 여기에 뇌가 더해지며 영인이라 할 수 있는 사이보그가 탄생한다. 다만 뇌가 신경이 연결되어 온몸을 움직일 수 없기에 이에 대한 보조 역할을 AI가 수행한다.

 

▲ '인간증명' 스틸컷  ©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어느 날 혜라는 영인의 눈이 공허한 걸 보게 된다. 영혼이 빠져나간 그 모습을 본 순간 혹시 아들이 사라져버린 게 아닐까 의심한다. 기관에 조사를 맡긴 결과 로봇이 영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인 뇌가 죽어버렸다는 걸 알게 된다. AI가 고의로 뇌를 유지하는 장치를 정지시킨 것이다. 이에 영인의 모습을 한 로봇, 또 다른 영인은 인간을 죽인 죄로 재판을 받게 된다.

 

이 재판의 과정은 다가올 미래를 향한 진중한 질문을 제시한다. AI는 인간처럼 사유를 할 수 있고 고등의 정신작용을 할 수 있다. 신이 자신을 닮은 존재인 인간을 만든 거처럼 인간이 그들과 닮은 존재를 창조해낸 것이다. 그렇다면 AI는 개인의 소유물인가 아니면 인간과 동등한 존재인가. 이 질문에 대해 선뜻 답을 내리기 힘들다. 만약 AI를 소유물로 간주한다면 인간은 스스로 신이 되고자 하는 오만을 행사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AI는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지닌다. 이 생각이 무조건적인 이성과 복종만을 향하지 않는다. 영인에게 내제된 AI는 영인과 대화를 나누며 그의 심연에 자리 잡은 깊은 고통을 바라본다. 육체를 잃은 인간은 정체성에 고민을 겪는다. 기계의 몸을 한 자신이 과연 인간인가 하는 의문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영인의 갈등과 좌절은 머릿속 AI에게는 예기치 못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는 미래시대를 배경으로 사회적 문제가 된 복제인간과 그들을 쫓는 블레이드 러너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정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복제인간들은 생존을 위해 분투한다. 그들은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지만 정해진 수명 앞에 절망한다. 복제인간 무리를 이끄는 로이가 자신의 창조주인 엔지니어를 찾아가 더 살고 싶다 말하지만 방법이 없다는 말에 절규하는 장면은 깊은 슬픔을 안긴다.

 

▲ '인간증명' 스틸컷  ©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영인과 대화를 나누며 인간의 감정을 느끼게 된 영인의 AI는 인간과 같은 사유와 감정을 지니게 된다. 기계에게도 살아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재판장에는 영인과 같이 잘못을 저지른 로봇들이 모인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인간을 해한 이유로 재판을 받는다. 하지만 이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인간에 대한 처벌은 이뤄지지 않는다. 인간은 이들의 창조주이기 때문이다. 슬픈 점은 이 창조주가 소유물과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죄책감이란 감정은 애정에서 비롯된다. 동정과 연민의 저변에는 애정이 담겨 있다. 상대를 향한 애정이 1%라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죄책감은 피어나지 않는다.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진정으로 잘못을 뉘우치는 건 잘못을 범한 대상에게 감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혜라는 영인에게 네가 내 아들을 두 번 죽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혜라는 영인과 닮은 또 다른 영인을 두 번 죽이게 되는 상황에 놓인다.

 

이 상황이 가슴 아픈 건 영인이 진짜 아들처럼 혜라에게 애정을 지니게 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재판 중 변호사가 혜라를 몰아치자 영인은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다. 혜라는 그 이유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임을, 영인의 문제로 더는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함임을 안다. 아들을 죽이고 새로운 모습이 되었다 여긴 로봇이 사실은 진짜 아들과 같은 모습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죄책감의 감정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에 대해 진중한 고민을 제시한다. 이미 AI 기술은 실용화의 영역에 접어들었다. 이들은 인간과 똑같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지구의 지배자가 된 거처럼, 이들 역시 지배의 영역에 둘 것인가, 아니면 공생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김의석 감독은 를 통해 이야기한다.

 

 

◆ 상영일자 ◆ 

2020/10/29 20:30 영화의전당 중극장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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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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