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전체기사

News & Report

Review

Magazine

Opinion

Critics

Culture

DB

BIAF|번개의 힘으로 세상을 지키는 영웅,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나다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특별전] '번개맨: 더 비기닝' / Bungaeman: The Beginning

가 -가 +


기사승인 2020-10-26 [10:53]

▲ '번개맨: 더 비기닝' 스틸컷  © 제22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한때 교육방송으로 이름을 알렸던 EBS는 자사의 어린이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며 유튜브 시대의 새로운 콘텐츠 강자로 떠올랐다. ‘딩동댕 유치원의 인기 캐릭터 뚝딱이와 뚝딱이 아빠, 방귀대장 뿡뿡이, 신흥 강자 펭수 등 ‘EBS 어벤져스의 조합은 어린이는 물론 유년 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성인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이번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은 ‘EBS 어벤져스의 멤버, ‘번개맨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통해 어린이 관객의 환호와 발걸음을 이끌어냈다.

 

모여라 딩동댕의 등장인물인 번개맨은 번개파워를 통해 조이랜드와 번개타운의 평화를 지키는 히어로 캐릭터다. 영화까지 포함해 5명의 배우가 번개맨을 연기했고, 뮤지컬로 5기까지 제작되었을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캐릭터의 생명력은 극장판 애니메이션 제작까지 이어지게 됐다. ‘번개맨: 더 비기닝은 번개맨의 탄생을 다룬 작품이다. 히어로물의 공식에 메카물의 묘미까지 더하며 흥미로운 세계관을 창조해낸다.

 

고등학생 지오는 유일한 가족인 형 윤오와 단 둘이 살아간다. 두 사람 모두 그린코페레이션이라는 첨단산업을 이끄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윤오는 연구원인 반면, 지오는 폐기처리반에 속한 아르바이트생이다. 어느 날 회사의 사장이 죽게 되고, 그의 두 아들인 MJTJ가 사장 자리에 오른다. 그들은 회사의 이름을 블랙코퍼레이션으로 바꾸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에너지원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육성하고자 한다.

 

▲ '번개맨: 더 비기닝' 스틸컷  © 제22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지오와 윤오, MJTJ는 뚜렷한 캐릭터성을 보인다. 지오는 현실적이란 이유로 뜨거운 심장을 잃어버린 아이다. 강자가 약자를 짓밟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목소리 더 큰 사람이 이긴다고 생각한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자신의 처지와 부모 없이 살아온 삶은 그를 냉소적으로 만든다. 반면 윤오는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동생을 알뜰하게 챙기는 건 물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못 본 체 지나치지 못한다.

 

이들 형제를 위협하는 MJTJ는 겉으로 보기에는 쿨하고 세련된 신세대 사장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인류를 지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위선적인 MJ와 다혈질인 TJ는 대조되는 캐릭터성으로 재미를 유발한다. 두 사람이 부딪치는 장면마다 코믹한 웃음이 새어나온다. 이들은 미지의 에너지원을 활용하기 위해 윤오를 그 적임자로 삼는다. 문제는 그들을 돌봐온 비서다. 비서는 TJ의 실수로 계획이 망가지는 걸 두려워해 윤오를 사고로 위장해 죽인다.

 

혼자가 된 지오 앞에는 새로운 친구가 등장한다. 밤하늘을 보고 있을 때, 하늘에서는 번개가 내리친다. 이 번개를 맞은 지오는 번개 능력을 지닌 번개맨이 된다. 그리고 그가 올라타고 있던 차 마리오 역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다. 마리오는 트랜스포머처럼 변신이 가능한 로봇이다. 마리오와 함께 훈련을 하며 점점 더 번개능력을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게 된 지오는 인류가 위기에 처한 순간, 번개맨으로 다시 태어난다.

 

번개맨: 더 비기닝은 모 아니면 도의 연출을 택했다. 히어로 무비의 공식을 가져오면서 사회의 어두운 이면인 갑질문화를 더한다. 지오가 겪는 내면의 심리를 표현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이런 연출은 어린이와 성인 관객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지만, 동시에 둘 다 만족시킬 수 없는 측면도 지니고 있다. 먼저 어린이 관객의 경우 생각 이상으로 집중력이 약하다.

 

이 작품은 어린이 관객이 기대하는 캐릭터 번개맨이 영화 후반에야 등장한다. 65분으로 짧은 런닝타임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으면 어린이는 집중력을 질게 유지할 수 없다. MJTJ를 통해 유머를 더하고, 히어로물의 공식에 따라 성장서사를 보여주며 재미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노력이 있지만, 이 점이 어린이 관객에게 어떻게 작용할지는 의문이 들게 만든다.

 

▲ '번개맨: 더 비기닝' 스틸컷  © 제22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이런 어린이 관객의 집중력을 포기하고 택한 완성도는 성인 관객에게 어필할 지점을 충분히 지닌다. 마블과 DC 히어로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은 이 공식을 따르는 설정에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메카물의 요소에 열광할 것이다. 이런 장점과 별개로 어린이 애니메이션이 지닌 다소 유치한 표현과 허술한 전개는 이 점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아쉬움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양쪽의 취향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앞서 점박이시리즈로 한국 공룡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한상호 감독은 인기 캐릭터의 첫 애니메이션화라는 큰 임무를 맡았고 성실하게 수행했다. 캐릭터가 지닌 인기에 기대어 어린이 관객들도 지루함을 느낄 유치한 내용으로 무장하지 않았고, 지나친 무게감으로 시작부터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지도 않았다. 디딤돌을 탄탄하게 쌓으면서 이후 시리즈화의 가능성을 높이는데 주력했고 성과를 거두었다.

 

번개맨: 더 비기닝은 원 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어린이 방송인 원작이 뮤지컬이 되고, 영화가 되며, 다시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했다. 이 애니메이션이 시리즈화의 가능성을 보이며 고유의 콘텐츠가 지닌 확장력의 힘을 보여준다. EBS 자체 콘텐츠의 성공적인 극장판화가 이뤄진다면 매년 기다리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EBS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기다리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획취재부
rlqpsfkxm@cinerewind.com

Read More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네이버블로그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씨네리와인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