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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구름 위를 떠다니는 인간 군상에서 발견한 삶의 양태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구름 위에 살다' / Living in the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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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10-28 [09:14]

 

 

▲ '구름 위에 살다' 스틸컷.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삶을 살아간다는 말에는 이중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감과 동시에 죽어간다. 탄생의 순간처럼 누구에게나 주어진 공통된 마무리는 죽음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타고난 이런 모순적인 운명은 일상에도 반영된다. 행복 속에도 슬픔이 있고, 진실 안에도 거짓이 있다. 높은 곳에 있으면 오히려 그 세상이 작게 보이고, 낮은 곳에서 더 큰 꿈을 꾼다. ‘구름 위에 살다는 한 여성을 통해 이런 삶의 양태를 조명한다.

 

나오미는 사고로 부모를 한꺼번에 잃는다. 보통의 작품이라면 부모를 잃은 후의 삶은 비참해진다. 경제적으로 지탱해주던 존재가 한 번에 사라지고 깊은 슬픔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오미는 오히려 부모와 함께 오기를 바랐던 도쿄로 오게 된다. 심지어 도쿄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높은 고급빌딩으로 말이다. 그녀의 신세를 딱하게 여긴 큰아버지 부부가 혼자 살 집을 제공해 준 것이다.

 

흔히 사람이 죽으면 하늘나라로 간다고 말한다. 부모의 죽음 후 나오미는 부모와 더 가까운 공간인 하늘을 향한다. 마치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한 고층빌딩의 39층은 부모로 상징되는 과거와 도쿄에서의 새로운 삶이라는 현재 그리고 펼쳐질 미래가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묘한 느낌을 준다. 작품은 공간과 감정, 인물을 다양하게 대비시키면서 삶이 지닌 양태를 계속 찾아간다.

 

▲ '구름 위에 살다' 스틸컷  ©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고층빌딩과 상반되는 공간은 출판사다. 나오미가 일하는 출판사는 낮은 1층 건물이다. 각 공간에 따라 다른 인물이 배치된다. 신기한 점은 높은 곳에서 만나는 인물인 큰어머니 아수코와 톱스타 토기토는 건물 밖에서 만나는 모습이 없는 반면, 출판사 동료인 아이코는 나오미의 집을 방문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높은 곳을 지향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엘리베이터를 통해 두 세계가 연결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토기토와 아이코는 거짓(연기)과 진실을 의미하는 인물들이다. 토키토는 톱스타이자 고층건물 간판에 얼굴이 전시된 인물이란 점에서 마치 환상처럼 느껴진다. 그런 토키토와의 로맨스는 나오미로 하여금 자신이 높은 곳에 올라와 있다는 걸 실감나게 만든다. 동시에 이런 토키토가 그녀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진실인지, 아니면 거짓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아이코가 남자친구한테 임신 사실을 숨기려고 한다는 점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출판사에서의 소설 업무도 마찬가지다. 소설은 삶이라는 실체를 재료로 한다. 이 재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작품은 허구다. 거짓을 말하지만 그 거짓이 현실과 유리된 건 아니다. 누구나 살면서 항상 진실만을 말하지 않는다. 곤란한 상황이나 남을 배려하기 위해 거짓을 택하기도 한다. 때로는 순간에 느끼는 감정에는 솔직하지만 그 감정을 위해 상대에게 거짓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 '구름 위에 살다' 스틸컷  ©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나오미가 아수코에게 보이는 반응도 그렇다. 새로 살 집을 마련해주고 집에 찾아와 외로움을 덜어주는 아수코의 존재는 반갑지만, 허락도 없이 여분의 키로 문을 열고 들어오거나 인생사에 관심을 보이는 건 거북하게 느껴진다. 토기토가 이 점을 지적하자 바로 나오미가 아수코에게 반감을 표하는 이유는 이런 상반된 감정이 마음속에 품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지닌 마음은 항상 두 가지 감정을 함께 지니고 있다.

 

거짓과 진실은 이 경계에서 나온다. 거짓에도 진실이 숨겨져 있기에 남을 속일 수 있고, 진실에도 거짓이 담겨있어 의심을 품는다. 나오미의 고양이가 죽는 장면 후 아이코의 출산 장면을 넣은 건 이런 양태를 의미한다. 우리는 죽음이란 슬픔 이후에도 탄생에 기뻐할 수 있는 감정을 지닌다. 거짓 속에서도 진실을 말하고, 진실 속에 거짓을 품은 거처럼 말이다. 아오야마 신지 감독은 이런 현상을 통해 삶의 모습을 담아낸다.

 

구름 위에 살다는 극적인 쾌감을 지닌 작품이 아니기에 높은 만족도를 주지는 못한다. 감정과 전개에 있어 한쪽 방향을 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삶의 모습을 온전히 바라보는 양태를 통해 감정적인 공감을 자아낸다. 나오미를 비롯해 작품 속 인물들의 삶의 군상을 바라보다 보면, 마치 하늘 위 다양한 모양의 구름들처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 상영일자 ◆ 

2020/10/25 13:00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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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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