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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020년 올해의 국내 다양성영화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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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12-02 [08:47]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대형영화의 개봉이 미뤄지거나 넷플릭스 공개를 택했다. 이런 현상 속에서 극장가는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그나마 찾을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는 이전에 비해 다양성영화가 주목을 받았다는 점이다. 다양성영화 팬들이 꾸준히 극장을 찾으면서 할리우드와 국내 대형영화에 가려졌던 몇몇 작품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에 올해를 빛낸 한국 다양성영화 10편을 추천하고자 한다.

 

 

▲ '이장' 스틸컷  © 인디스토리

 

이장

 

네 명의 자매가 아버지의 묘 이장 문제로 시골집을 찾는다. 큰아버지는 다짜고짜 장남이 안 오면 안 된다며 사고뭉치 막내를 찾아오라 소리 지른다. 작품은 가부장제 사회가 지닌 문제점을 꼬집으면서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는 소동을 흥미롭게 담아낸다. 다섯 형제자매의 뚜렷한 캐릭터는 물론 큰집 부부와 첫째 혜영의 아들, 막내 승락의 여자친구 등 주변 캐릭터를 흥미롭게 활용하며 쉴 틈 없이 사건을 만든다. 무거운 이야기를 유쾌하게 이끌어 가는 연출의 힘이 상당하다.

 

▲ '찬란' 스틸컷  © 찬란

 

찬실이는 복도 많지

 

최근 다양성 영화가 선보이는 청춘을 향한 위로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 영화는 독특하다. 40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평생 한 감독 아래에서 영화를 만들어 오던 프로듀서 찬실은 일이 끊기면서 주변에 아무것도 남지 않음을 알게 된다. 진정한 인생의 빛은 주변이 어둠으로 변했을 때 보인다고 했던가. 친한 배우 친구 소피와 그녀의 불어 선생 영, 새로 이사 간 집의 주인 할머니까지. 생각보다 내 인생에 복이 많구나 라고 느끼게 만드는 이야기는 가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김영민이 맡은 장국영 역은 올해 한국영화 최고의 조커라 평하고 싶다.

 

 

▲ '남매의 여름밤' 스틸컷  © 그린나래미디어(주)

 

남매의 여름밤

 

2019년이 벌새였다면, 2020년은 남매의 여름밤의 해다. 그만큼 전 세계 영화제에서 수상을 기록하며 진가를 인정받고 있는 작품이다. 방학 동안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보내게 된 남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잔잔한 전개 속 가족의 따뜻한 의미를 보여준다. 추운 겨울 밖에서 돌아와 따뜻한 이불 안에 들어가는 거처럼, 특별한 사건이나 갈등 없이 누구나 공감하면서 가슴 깊이 유년시절 가족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윤가은, 김보라에 이어 기대해도 좋을 여성감독의 이름에 윤단비를 추가하고 싶게 만든다.

 

 

▲ '디어 마이 지니어스' 스틸컷  © 그린나래미디어(주)

 

디어 마이 지니어스

 

우리나라는 영재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많은 이들이 어린 시절 영재라 불린다. 때문에 학업에 대한 높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간다. 어린 시절 영재였던 감독은 늦둥이 막내가 영재로 불리며 학업에 열중하는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그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찍는 과정을 통해 감독은 한국사회의 교육을 비판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촬영이 감독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의외성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 의외성이야 말로 다큐멘터리가 지니는 매력이자 다양성영화의 묘미라 할 수 있다.

 

▲ '프랑스여자'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프랑스여자

 

우울한 분위기에 푹 젖어들고 싶다면 놓칠 수 없는 영화다. 나선형처럼 인물의 감정을 따라 이야기를 전개하며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2년 전 세상을 떠난 후배의 기억이 주된 미스터리가 되면서, 이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주인공 미라의 모습을 발견한다. 소설에서 사용하는 전개를 영화에 가져오면서 이미지적인 측면에 중점을 둔 선택이 인상적이다. 한 사람의 마음속을 깊숙하게 들여다보는 기분이 드는 미장센을 통해 몰입을 더한다. 장면의 교차가 기억의 교차로 이뤄지는 지점에서 흥미를 느낄 것이다.

 

▲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 스틸컷  © 제이리미디어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

 

시인 할매이종은 감독의 시선은 여전함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시각장애를 지닌 재한과 대안학교 졸업반 다희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는 과정을 통해 고난과 불확실성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회적 약자를 담아내는 이종은 감독의 시선은 따뜻함을 지니며, 이들의 모습을 무조건적인 포장으로 감싸지 않는 점에서 다큐멘터리의 묘미가 나타난다. 재한의 취미이자 열정을 나타내는 탱고를 추는 장면은 삶을 향한 뜨거운 붉은 색으로 감정을 자극한다.

 

 

▲ '나를 구하지 마세요' 스틸컷  © (주)리틀빅픽처스

 

나를 구하지 마세요

 

세월호 사건 이후 한국사회는 큰 반성을 하게 된다. 아이들을 위한 미래를 지켜줘야 한다는 이 생각은 영화계에도 불어 세월호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이 등장했다. 이 작품 역시 일정부분 세월호의 느낌을 주는 지점이 존재한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의 노래 봄날이 핵심적인 감정을 형성하며 추운 겨울의 끝에 다시 봄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학교 장면에서 다소 유치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결말부 감정을 꽉 움켜쥐는 손아귀 힘이 상당한 영화다.

 

 

▲ '초미의 관심사' 스틸컷  © 트리플픽쳐스

 

초미의 관심사

 

콩가루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성에 대해 말하는 이 영화는 남연우 감독의 독특한 시도가 예기치 못한 시너지를 내며 훌륭한 조화를 선보인다. 사사건건 충돌을 겪는 엄마와 순덕은 개성 강한 조민수와 치타 각자의 캐릭터를 살리며 묘하게 모녀란 느낌을 준다. 때문에 결말부에 느껴지는 가족의 사랑이 어설프거나 당황스럽지 않다. 이태원이 지닌 공간성에 기댄 다양성은 인종부터 동성애까지 다양한 소재를 포괄적으로 담아내며 공존의 의미를 보여준다. 재료만 봤을 땐 의심이 들던 볶음밥이 풍미까지 좋은 마무리다.

 

 

▲ '애비규환' 스틸컷  © 리틀빅픽처스

 

애비규환

 

아빠들 때문에 일어난 아비규환을 다룬 이 작품은 콩가루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소동극이다. 토일이 친아빠를 찾아 대구에 갔다, 서울에서 예비아빠가 실종되는 사건을 통해 가족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통통 튀는 토일의 캐릭터처럼 톡톡 튀는 대사와 예기치 못한 흐름으로 집중력을 높이는 전개가 인상적이다. 섞이기 힘든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과감한 역할을 맡은 정수정의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 '기기괴괴 성형수' 스틸컷  © (주)트리플픽처스

 

기기괴괴 성형수

 

국내 애니메이션계는 그 시장이 작기 때문에 특정 층을 노리는 작품이 지배적이다. 아동용 애니메이션 아니면 성인용 애니메이션이다. 네이버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애니메이션은 19금 공포를 시도하며 장르적인 저변을 넓히는 미덕을 보여준다. 소재가 자극적인 만큼 호불호가 크게 갈리겠지만, 조잡하지 않은 작화와 감정선을 유지하는 전개가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관객이 원하는 순간마다 포인트를 살릴 줄 안다. 다소 기괴하고 잔인한 장면이 많은 만큼 심장이 강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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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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