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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FF|잔잔한 웃음과 행복을 담은 귀여운 '마이 페어 마이코'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 상영작] '마이코는 레이디' / Lady Mai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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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12-14 [15:12]

 

▲ '마이코는 레이디' 스틸컷  © Toho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영화세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잔잔한 유머와 뭉클한 감동을 담은 코미디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사교댄스 문화를 음지에서 양지로 이끈 최고 히트작 쉘 위 댄스를 뽑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사회적인 문제를 바탕으로 관객이 곱씹어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던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와 안락사를 다룬 종의 신탁이 그 예다. ‘레이디 마이코는 전자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국내에는 생소한 마이코라는 직업을 소재로 한다.

 

롭 마샬 감독의 영화 게이샤의 추억으로 익숙한 직업인 게이샤는 일본의 전통 기생이다. 전통음악 연주, 무용 공연, 시 짓기 같은 예능에 능통하며 손님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을 한다. 우리나라의 기생과 같은 역할인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기생이 사라진 반면, 일본은 여전히 게이샤 문화가 존재한다. 게이샤가 되기 위해서는 교토에서 이와 관련된 수행을 받아야 하는데, 사미센 연주, 전통 무용, 다도, 서예, 교토 사투리와 화류계 전문용어 익히기 등 쉬운 과정이 아니다.

 

▲ '마이코는 레이디' 스틸컷  © Toho

 

마이코는 이 게이샤가 되기 전 수습생들을 의미하는 용어다. 손님에 따라서는 게이샤보다 나이가 어린 마이코를 선호하는 손님도 있다. 교토에서 마이코로 일하고 있는 모하루는 마이코의 하루라는 블로그를 연재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나이가 서른으로 게이샤가 되어도 벌써 되어야 할 모하루지만 마이코가 없는 지역의 특성상 어쩔 수 없어 승급하지 못하고 마이코 역할을 한다. 주인인 치하루는 어머니의 부탁으로 오랜 역사를 간직한 이곳을 지키기 위해 돌아왔지만, 후대가 없는 환경에 고민을 겪는다.

 

이런 고민에 빠져있는 그들 앞에 마이코 견습생을 자처하는 소녀가 나타난다. 소녀의 이름은 하루코. 모하루의 블로그를 보고 찾아온 하루코는 마이코가 되는 걸 희망한다. 급한 상황에 하루코에게 기회를 줄 법도 하건만 치하루는 반대한다. 이유는 하루코의 극심한 사투리다. 마이코가 될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게 아니다. 손님을 접대하고 고풍스런 즐거움을 줘야 하는 직업인 만큼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이에 무늬만 교수로 툭하면 오키치에게 술을 얻어먹으러 오는 호시는 그와 내기를 한다. 하루코가 사투리를 고쳐 마이코가 될 수 있다면 평생 술을 공짜로 제공해 주겠다는 것. 이런 작품의 구성은 오드리 햅번 주연의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를 연상시킨다. 이 작품은 언어학자인 히긴스 교수가 친구 피커링 대령과 함께 하층 계급 여인을 데려와 세련된 귀부인으로 만들 수 있느냐를 두고 내기하는 내용을 다룬다. 히긴스 교수처럼 오키치의 직업 역시 언어학 교수다.

 

▲ '마이코는 레이디' 스틸컷  © Toho

 

두 작품의 또 다른 공통점은 뮤지컬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루코가 꿈을 꾸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유쾌한 뮤지컬의 매력을 준다. 이는 게이샤와 마이코가 직업의 영역이긴 하지만, 오늘날의 개념에서 볼 때 유흥업을 소재로 한 만큼 느껴질 수 있는 거부감을 최소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귀엽고 해맑은 하루코의 캐릭터와 코믹한 장면의 연출, 뮤지컬의 유쾌함이 주제가 지닌 무거움을 희석시킨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연출은 일장일단을 보인다. 장점은 탄탄하면서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다. 그는 각각의 인물마다 확실한 캐릭터성을 부여한다. 이들 각자의 에피소드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와 하나로 뭉치는 순간 깊은 감정을 이끌어내는 묘미를 선보인다. 중심플롯을 두고 파생시킨 서브플롯을 하나로 이어내는 힘이 상당하다.

 

▲ '마이코는 레이디' 스틸컷  © Toho

 

뮤지컬 영화에서 기대하기 힘든 스토리적인 매력을 담아낸 건 인상적이다. 아쉬운 점은 정직한 연출이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감독인 만큼 정해진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초반에 코믹한 전개, 소재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장면들의 등장, 중심인물의 성장과 갈등, 봉합 이후 눈시울을 자극하는 해피엔딩. 필모그래피 작품이 많지 않음에도 스타일이 쉽게 이해될 만큼 정직한 연출을 선보인다.

 

이런 정직함은 소재만 다를 뿐 구성이 같다는 점에서 단조로움을 느끼게 만든다. 착한 영화라는 측면에서 정직한 연출이 지닌 매력은 느껴지지만 변주가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장르적인 측면에서의 뮤지컬 시도는 좋았지만, 인상적인 노래나 춤을 남기지는 못한다. 뮤지컬보다는 스토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점에서 이런 아쉬움의 측면이 부각된다.

 

레이디 마이코는 선한 웃음을 원하는 관객에게 좋은 선물이다. 자극이 덜한 이야기와 악역 없는 세계관, 착한 사람들의 선한 관계는 편한 웃음을 자아낸다. 다만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소재와 다소 정직한 연출, 뮤지컬적인 표현이 주는 매력의 부족은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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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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