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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남규리 ① - 연기의 깊이에 대한 고민이 만들어낸 캐릭터

인터뷰ㅣ드라마 '카이로스' 배우 남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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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12-22 [09:00]

 

▲ 배우 남규리가 드라마 '카이로스' 종영을 맞아 씨네리와인드와 만났다.  © 씨네리와인드

 

[씨네리와인드|박지혜 기자] 다소 낮은 시청률이 아쉽긴 했지만, 2020년 웰메이드 작품을 꼽으라면 '카이로스'를 빼놓을 수 없다. 유괴된 어린 딸을 되찾아야 하는 미래의 남자 ‘서진’과 실종된 엄마를 구해야 하는 과거의 여자 ‘애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시간을 가로질러 고군분투하는 타임 크로싱 스릴러. 그리고 두 명의 주인공 못지않게 눈에 띄었던 배우가 있다. 강현채를 연기한 배우 남규리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작품으로 '반전 있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은 남규리는 섬세하고도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내면서 연기력에서 많은 찬사를 받았다. 믿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남규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아니 어쩌면 그 이상 성숙해진 것처럼 보였다.

 

▣ 드라마 '카이로스'가 종영됐다. 두 달 동안 '카이로스'와 함께한 소감은.  

남규리 아직은 사실 잘 실감이 나지 않아요. 며칠 후에 촬영장으로 불려 나갈 것만 같은데... (웃음) 끝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아쉽고 섭섭할 것 같아요. 그냥 또 하나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보고 싶을 때 꺼내어 보려구요.  

 

▣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점에 가장 끌렸었나.

남규리 ‘내 뒤에 테리우스’, ‘붉은 달 푸른 해’, ‘이몽’을 끝내고, 연기에 대한 또 다른 고민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깊이에 대해서. 오롯이 나를 또 한 번 재정비하는 공백기가 있었는데, 그때 삶에 대한 또 다른 나만의 가치관들이 형성이 되었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보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할 무렵 ‘카이로스’란 작품을 만났죠.

 

 싸이코패스 악녀 '강현채'라는 캐릭터로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   

남규리 ‘카이로스’는 선택이 아니라 도전이었어요. 아이를 잃은 엄마, 바이올리니스트, 소시오패스까지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마음이 컸어요. ‘내가 배우로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동시에 한 인물에 다양성을 담을 수 있는 강현채라는 캐릭터에 매료된 것 같아요. 또 드라마에서 처음 등장하는 여성 소시오패스 캐릭터라 신선하기도 했고, 여성이 주체적인 캐릭터였거든요. 그리고 악역에 대한 묘한 갈망도 있었어요. 

 

 극중 강현채는 아이를 잃는 인물이다. 감정 소모가 큰 역할인데 어떻게 준비했나?

남규리 아이를 잃은 슬픔을 경험해 보지 못했고, 그 어떤 학습으로도 표현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결혼은 안 했지만, 아이를 참 좋아해요. 가족이 여섯 식구라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남다른 것 같아요. 조카들도 너무 좋아하거든요. 실제로 내가 낳은 나의 소중한 아이를 잃었다면 저 또한 그런 상실감으로 인해 온전한 정신으로 살 순 없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현채라면’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소시오패스란 것도 대본은 읽었지만 감정의 저 뒤편으로 밀어 넣고, 진심으로 아이를 잃은 마음으로 살다가 촬영장으로 향했어요. 작품을 하는 내내 현채로 살았던 것 같아요.

 

 카이로스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을까. 혹은 강현채를 통해 배운 점은.

남규리 과거를 잊으면 안 된다는 것. 과거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나’라는 존재가 있는 거죠. 누구는 '힘든 건 다 잊어버려', '앞으로 잘살면 돼'라고 이야기하는데,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과거를 반성하고 성찰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행복했던 기억, 잊고싶은 아픔, 고통, 추억, 기억 모두 제 것이고 저에서 비롯된 것이니까요. 힘들었던 삶도 인생이기에 그래야 좋은 날엔 더 활짝웃고, 감사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저녁(22일)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결말은 어떻게 예상했나.

남규리 예상할 수 없었죠. 현채는 분명 해피엔딩은 아닐 거라 생각했거든요. 드라마에선 보통 해피엔딩이나 권선징악인데, '카이로스'의 결말은 묘한 여운을 남겼어요. 묘함으로 시작했고, 묘함으로 여운을 남겨서 드라마에서는 보기 드문 캐릭터가 된 것 같아요. 결말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세요. (웃음)

 

▲ 배우 남규리.  © 씨네리와인드

 

 

 현채는 서도균을 사랑했는지, 그리고 또 김서진과의 관계는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남규리 (서도균을) 사랑했어요. 과거 씬에서도 터져 나오는 슬픔을 감독님께서 편집으로 잘 없애주셨어요. 드라마에 다 나오지 않았지만, 현채는 도균을 사랑하고, 미안해했어요. 김서진이 변해서 놀란 게 아니에요. 원래 안 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친절하고, 자상하게 변하니까 의아했던 거고, 의심을 했던 거죠. 현채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봐요.

 

 그렇다면 둘 중 누구를 선택했을까? 

남규리 둘 다 선택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 상황을 만들지도 않았을 거 같아요. 현채에게 자기 자신보다 소중한 존재는 없어요.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 대해 얘기해보자. 신성록이나 안보현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알려달라.

남규리 (신성록 선배님과 첫 촬영 때) 아이를 잃은 슬픔에 빠져있는 감정에 몰입하고 있을 때 멀찌감치 떨어져서 배려해 주시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어요. 서로 준비가 잘되어 있는 상태라 호흡을 맞추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는데, 쇼윈도 부부라는 관계에 있어서 너무 친해지지 않으려 노력했고, 자연스럽게 호흡이 맞춰진 것 같아요. 안보현 씨는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열정적인 모습이 매력적인 분이었어요. 늘 열심히 준비해 오세요. 좋은 파트너를 만나 감사했어요 

 

 안보현과의 격정적인 키스신이 화제가 됐다. 

남규리 원래 대본에는 원래 없는 장면이었어요. 키스신이 없고 대사로 바로 건너뛰었었는데, 감독님께서 둘의 관계에 좀 더 확실함을 주고 싶어 (반농담으로) 콘티를 한 달 반을 만드셨다고 하셨어요. 생각보다 진하게 나와서 놀랬죠. 안보현씨가 몸 만드느라 고생했는데, 오랜 시간 굶고 운동만 했어요. 앵글 바꿀 때도 계속 푸시업을 하시더라고요. 정말 노력하는 배우예요. 친구처럼 편하게 서로를 대하면서 러브라인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INTERVIEW 박지혜

PHOTOGRAPH 남규리 제공

 

 

박지혜 기자| myplanet70@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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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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