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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인터뷰 한 기자, 그가 스탈린 만나려 한 이유는

[프리뷰] '미스터 존스' / 1월 7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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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12-29 [10:00]

 

▲ '미스터 존스' 스틸컷  © (주)디오시네마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유로파 유로파’ ‘비밀의 화원’ ‘토탈 이클립스등을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폴란드 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는 7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2013어둠 속의 빛이후 간만에 국내에 정식개봉을 이뤄낸 그녀의 신작 미스터 존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저널리스트가 지녀야 할 정신과 세상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보여준다. 스탈린을 풍자한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통해 주제의식을 강화하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

 

▲ '미스터 존스' 스틸컷  © (주)디오시네마

 

스탈린과 동물농장

 

조지 오웰의 1945년 작 동물농장은 존스라는 농부가 운영하는 매너 농장에서 동물들이 혁명을 일으키면서 시작된다. 동물들은 동물주의를 내세워 존스를 몰아내고 농장의 이름을 동물농장으로 바꾼다. 이들은 동물이 중심이 된 동물주의를 내세우며 평화로운 지상낙원을 만드는 거처럼 보였으나, 분열을 일으키며 갈라진다. 혁명을 이끌었던 돼지 스노우볼과 나폴레옹 사이의 권력다툼은 결국 스노우볼을 축출하며 끝이 난다.

 

스노우볼을 축출한 나폴레옹은 스노우볼과 내통하거나 자신에게 불만을 품은 동물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한다. 나폴레옹이 중심이 된 돼지들은 다른 동물들을 탄압하기 시작한다. 인간이 지배하던 농장에서 주인만 돼지로 바뀐 것이다. 그럼에도 나폴레옹이 자신을 정의라 말하는 이유는 하나다. 그들과 같은 동물이기 때문이다. 작품 속 매너 농장은 러시아 제국, 동물 농장은 소련을 의미한다. 부패한 러시아 제정을 무너뜨리고 등장한 소련은 사회주의를 제창했다.

 

마르크스가 주장하고 레닌이 실현하고자 한 사회주의는 모든 인민은 평등하다는 주장을 지니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불평등과 자본으로 인한 계급 문제에 대항하는 체제가 사회주의다. 작품 속 메이저 영감은 마르크스와 레닌이다. 그 후계자를 자청하는 나폴레옹은 스탈린이 된다. 레닌 이후 권력을 잡은 스탈린은 공포 정치를 펼치며 독재를 강화했고, 기존 계획과는 전혀 다른 사회를 만들었다.

 

스탈린은 계획경제를 내세우며 공장과 토지를 국유화했다. 다만 이 국유화는 평등이 아닌 공산당원들을 위한 정책이었다. 그들 사이에는 또 다른 계급이 있었다. 러시아는 소련에 속한 나라들에게 가혹했으며, 이 작품 속 나폴레옹이 다른 동물들을 착취하는 거처럼 잔혹한 정책을 폈다.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적이 있는 오웰은 이 잔혹함을 경험한 바 있다. 프랑코 독재 정권에 대항해 싸웠던 시민군은 공산주의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살당했다.

 

미스터 존스동물농장을 가져온 건 돼지와 같이 변해버린 인간들의 모습을 조명하기 위해서다.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을 출판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는데 이유는 당시 영국 인텔리 계층이 소비에트 사상에 심취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속 가레스 존스 역시 스탈린에 대한 진실을 취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영국 내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 '미스터 존스' 스틸컷  © (주)디오시네마

 

스탈린 인터뷰를 시도한 남자

 

웨일스 출신의 가레스 존스는 로이드 조지 영국 수상의 외무고문으로 일한 경력에 아놀프 히틀러와의 인터뷰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허나 현재는 그를 감당할 수 있는 언론사가 없어 백수인 신세다.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던 그는 스탈린의 경제개발계획에 관심을 지니게 된다. 러시아 왕조가 무너진 후 막대한 자금력으로 소련의 유토피아 건설을 홍보하는데 의문을 품게 된다.

 

스탈린의 자금 출처를 알아내기 위해 모스크바행을 결심한 가레스 존스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다. 도착한 첫날부터 원래 체류기간인 일주일이 아닌 이틀간의 일정을 제한받은 건 물론 풀리처상 수상자인 뉴욕타임스 모스크바 지국장 월터 듀란티는 그의 부탁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애를 쓰던 가레스 존스는 독일에서 온 에이다 브룩스로부터 힌트를 얻게 된다.

 

모스크바에서는 도청과 비밀경찰을 이용해 외신기자들을 감시한다. 그들이 소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에 가레스 존스는 우크라이나로 이동하는 기차에서 뛰어내리는 극악의 수를 쓴다. 소련 관료와 함께 이동해 봐야 그들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게 된다. 그렇다면 직접 현장에 뛰어드는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에서 가레스 존스가 본 건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처참한 광경이다.

 

▲ '미스터 존스' 스틸컷  © (주)디오시네마

 

홀로도모르의 잔혹한 현장

 

1930년대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홀로도모르(Голодомор)는 우크라이나어로 기아로 인한 치사(致死)라는 뜻을 지닌다. 앞서 언급했듯 스탈린은 경제개발계획으로 집단농장을 운영했다. 이는 농장 개인 경영이 주를 이루는 우크라이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소련은 농작물을 대거 수출해 이 금액을 바탕으로 산업화를 이루고자 했다. 이에 따라 생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부농인 쿨라크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이들의 농장을 습격해 농작물을 모두 가져갔다.

 

이에 분개한 농민들은 집단농장에서 농사일에 동원될 소를 도살했다. 비옥한 우크라이나의 토지는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됐고 그 피해는 지역 농민들에게 돌아갔다. 소련에서는 여전히 곡물을 강제로 가져갔고, 빈곤에 처한 건 농민들이었다. 존스는 길거리에 널린 시체와 시체로 국을 끓여먹는 사람들의 모습에 기겁한다. 눈 위에 쌓인 건 시체고, 먹을 것이라곤 나뭇가지 밖에 없는 현실을 존스는 알리고자 한다.

 

홀로도모르로 인한 사망자는 250~350만 명 사이로 추정된다. 자연재해가 아닌 행정적인 문제로 발생한 기근이란 점에서 소련에 의한 고의적인 학살이라 볼 수 있다. 심지어 당시 우크라이나는 나치 독일이 침공하자 이들을 해방군으로 여겼다고 한다. 새하얀 눈도 덮지 못한 진실을 안고 존스는 모스크바로 돌아온다. 그에게 남은 선택은 두 가지다. 위험을 감수하고 진실을 세상에 알릴 것인가, 다른 기자들처럼 거짓된 평화를 택할 것인지 이다.

 

▲ '미스터 존스' 스틸컷  © (주)디오시네마

 

들어줄 이들을 위해 말하라

 

작품은 기자의 역할에 대해 말을 하는 것이라 말한다. 펜이 총보다 강한 이유는 글은 평생 남기 때문이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여전히 역사에 남아 스탈린이 독재자임을 후대에도 알린 거처럼, 가레스 존스가 사실을 폭로한 기사는 홀로도모르의 참상을 후대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비록 그 성과가 당시에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후대에 남아 그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존스와 듀란티는 대척점에 서서 저널리즘이 지녀야 할 가치를 보여준다. 존스가 진실을 파헤치고자 한다면, 듀란티는 거짓과 타협해 진실을 묻고자 한다. 그는 어용 언론인을 자처하며 소련 정부의 정치적 선전의 나팔수가 된다. 듀란티는 결국 후대에도 퓰리처상을 박탈당하지 않으며 끝까지 명예를 누리다 갔지만 후대에 더 기억될 이름이 가레스 존스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기자를 비롯한 작가나 칼럼니스트 같은 시대의 지식인들이 남기는 건 글과 말이다. 들어줄 이들이 있는 한 글과 말은 평생 남는다. 저널리즘의 가치는 시대를 관통한다는데 있다. 세상에 수많은 의견과 생각이 있다 하더라도 진실은 하나다. 기자의 역할은 이 진실을 전하는 것이다. 시대를 관통하는 힘을 지닌 이 작품은 진실을 향한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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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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