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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안실의 시체가 말하는 '내가 죽었을 때'

[프리뷰] '모추어리 컬렉션' / 1월 21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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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1-01-14

▲ '모추어리 컬렉션' 포스터  © (주)이놀미디어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도시의 외딴 곳에 위치한 커다란 저택. 그곳은 지어진 지 500년이 지난 장례식장이다. 이곳의 늙은 장의사인 몽고메리 다크는 기괴한 분위기를 풍긴다. 직원을 구하던 그에게 샘이라는 소녀가 찾아온다. 당돌한 샘은 조수로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시체마다 사연이 있다는 다크의 말에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는 샘. 다크는 자신이 모은 컬렉션’(시체)을 소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모추어리 컬렉션은 장의사가 시체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액자식 구성의 옴니버스 영화다. 4편의 내화를 통해 공포를 자아내고, 외화를 통해 기괴한 분위기를 강화한다. 짧은 호흡을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분위기를 유지한다. 여러 명의 감독이 참여하는 방식이 아니기에 공포의 색깔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점은 장점이다. 에피소드마다 격차가 크지 않아 안정적이다.

 

하이라이트는 두 번째 에피소드다. ‘키싱 부스시리즈의 제이콥 엘로디가 주연을 맡은 이 에피소드는 사회적인 의미를 담으면서 독특한 아이디어를 선보인다. 대학생 제이크는 마르크스 주의를 내세우며 성해방을 외친다. 신입 여학생들에게 콘돔을 나눠주는 그는 잘생긴 외모로 원나잇을 즐기는 속물근성을 보여준다. 한 여성을 만난 제이크는 콘돔을 빼고 성관계를 갖는다. 그의 모습은 무책임한 남성의 표본 그 자체다.

 

▲ '모추어리 컬렉션' 스틸컷  © (주)이놀미디어

 

문제는 성관계 이후다. 처음에는 성병이라 생각했던 증상은 점점 심각해지더니 병원에서는 임신이란 진단을 내린다. 여성이 원나잇 후 겪을 수 있는 고통스런 상황이 제이크에게 펼쳐진 것이다. 부풀어 오른 배를 움켜쥐고 여성의 집을 찾아가는 제이크의 모습은 역지사지와 인과응보를 보여주며 통쾌한 사회적인 메시지를 오싹한 공포의 형식으로 보여준다. 여성이 겪는 원치 않는 임신이란 공포를 남성으로 대상을 바꾸면서 신선하게 표현했다.

 

마지막 에피소드가 외화와 이어지는 구성 역시 인상적이다. 이 구성은 뜬금없이 외화에 공포를 더하면서 결말을 섬뜩하게 장식하려다 오히려 극적인 균형을 무너뜨리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면서 완성도를 더한다. 공포 장르에서 인물의 행동에 강한 동기를 부여하는 작품은 드물다. 이 영화는 그 지점을 보여주면서 내화의 에너지를 외화로 가져온다. 순환되는 구성을 취하면서 이후 후속편의 가능성도 보여준다.

 

▲ '모추어리 컬렉션' 스틸컷  © (주)이놀미디어

 

아쉬운 점은 이런 형식이 다소 낡은 방식이란 점이다. ‘모추어리 컬렉션과 같은 전개를 선보이는 공포영화는 많다. 여러 감독의 이야기를 합쳐 에피소드 형식으로 소개하거나, 한 감독이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생성하기도 한다. 옴니버스 공포영화가 명작이 되려면 각각의 에피소드가 강한 개성을 지녀야 한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거처럼 상승과 하강 곡선을 극적으로 그릴 줄 알아야 한다.

 

이 작품은 도전 대신 안정을 택한다. 크리쳐물과 슬래셔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며 잔혹한 공포세계를 창조한다. 음식으로 치자면 익숙한 프랜차이즈의 맛이다. 실패할 수 없지만 새로울 것도 없다. 두 번째 에피소드의 신랄함과 독창성을 생각했을 때 에피소드 하나 정도는 도전적인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석적인 대답만 오고가다 보니 기억에 안 남는 대화만 나눈 기분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김준모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기획취재부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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