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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편의 단편영화가 담은 가족과 아픔 그리고 사랑

[프리뷰] '오늘, 우리2' / 1월 21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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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1-01-15

 

▲ '오늘, 우리2' 포스터  © 필름다빈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2019년 개봉한 오늘, 우리는 오늘을 살아가는 여성이란 공통된 주제를 지닌 네 편의 단편을 하나로 묶어 소개하며 좋은 평을 받았다. 영화제에서 수상한 좋은 단편영화를 옴니버스 형식의 장편으로 만들어 장편에 비해 관심이 덜한 단편영화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냈다. 2021121일 개봉을 앞둔 오늘, 우리2’는 가족을 주제로 한 네 편의 단편영화를 하나로 묶어 다시 한 번 소소한 열풍을 이어가고자 한다.

 

가족은 현대사회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다. 오늘날의 인간소외 문제는 사회를 이루는 기본 단위인 가정의 붕괴에서 비롯되고 있다. 가정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개개인은 행복과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 이 작품은 다양한 가족의 모습에 사회적인 문제를 담아내며 따뜻한 위로와 깊은 슬픔을 건넨다. 네 편의 단편영화가 말하는 가족의 모습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 '오늘, 우리2' 스틸컷  © 필름다빈

 

청년도 노인도 떨어진다, ‘낙과

 

은퇴한 아빠과 고시생 아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불안정한 이혼가정에서 살아가는 부자의 모습을 담는다. 아들 도진은 4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이다. 그는 도서관에서 아빠 종환을 보고 데면데면 한다. 종환은 능력은 부족하지만 강한 생활력으로 매장 카운터에서 일하던 중 나이가 차면서 은퇴를 가장한 퇴직을 하게 된다. 후임에게 할인품목을 알려주면서 50% 이하 할인은 없다 말하는 모습은 60대에 접어든 그의 씁쓸한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종환이 익을 만큼 익어서 결국 나무에서 떨어지는 과일이라면, 도진은 아직 무르익지도 않았지만 땅으로 떨어지는 걸 걱정하는 과일이다. 그는 도서관에서 노인들을 보며 불안을 느낀다. 그 불안의 감정은 그가 종환에게 품는 마음이다. 자신도 종환처럼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던 그는 주워온 물건을 버렸다며 나무라는 아빠한테 그렇게 살지 말라며 화를 낸다.

 

이런 불안은 이혼가정이란 배경에서도 비롯된다. 누나가 결혼을 앞두고 성을 바꾸겠다고 전화한 장면은 도진으로 하여금 완전히 가족과 갈라진 느낌을 준다.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부자(父子)의 모습을 떨어지는 과일의 이미지로 표현한 이 작품은 청년실업과 노인 빈곤 문제, 이혼가정이 겪는 단절을 동시에 담아내며 추락의 불안을 겪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 '오늘, 우리2' 스틸컷  © 필름다빈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리카에도 배추가 자라나

 

가족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의 노래 중 하나가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택시 운전수를 하며 가정을 이끈 아빠와 자신보다 자식을 더 생각하는 엄마에게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라는 말을 건네는 이 노래는 힘들었던 과거는 추억으로 남기고 이제는 행복하게 살자는 희망을 건넨다. 특히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온갖 고생을 했으나 막상 행복해야 할 때 몸이 아픈 부모의 모습을 생각할 때 높은 공감을 주는 가사다.

 

이 작품을 보면 이 노래가 떠오른다. 지혜, 지윤, 지훈 삼남매는 김장을 위해 옛집에 모인다. 엄마가 해줬던 김치의 맛을 떠올리기 위해 김장을 하는 그들은 옛 추억을 이야기하며 웃음을 터뜨린다. 허나 그 웃음은 밝지만은 않다. 아빠가 없었던 그들은 엄마와 함께 힘겨운 유년시절을 보내왔다. 가난에 이골이 나 엄마한테 욕을 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웃는 세 사람은 씁쓸함 속에서 끈끈했던 과거를 떠올린다.

 

아프리카에서도 배추가 자라나라는 독특한 제목은 엄마가 있는 아프리카를 의미한다. 세 자매의 상황은 좋지 않다. 경제적으로 완벽하게 자립했다 보기 힘들 만큼 불안하다. 이는 아프리카라는 머나먼 나라로 떠나간 엄마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그럼에도 그때의 손맛을 기억해내고자 하며 꿋꿋하게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 남매는 행복하자~’라는 노래의 후렴구가 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 '오늘, 우리2' 스틸컷  © 필름다빈

 

아빠는 왜 그래, ‘갓건담

 

건담을 좋아하는 아들 준섭이 이해할 수 없는 아빠 상운과 아빠의 애인 옥슬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 이야기는 이해할 수 없지만 또 이해가 되는 가족의 사랑을 보여준다. 식당을 하는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준섭은 엄마의 생일 날 이혼한 아빠와 만나게 해주는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준섭은 상운에게 장발 머리카락을 잘라달라고 부탁을 한다. 엄마와 아빠의 결혼 조건이 아빠가 장발머리를 자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빠는 부탁을 거절하며 격렬하게 저항한다. 이런 아빠의 모습에 준섭은 섭섭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깟 머리카락 하나 자르는 게 무슨 큰일이냐며 화를 낸다. 상운의 집을 향한 준섭은 그곳에서 옥슬을 만난다. 옥슬과의 만남은 준섭에게 기묘한 느낌을 준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빠의 애인은 준섭에 대해 알고 있다. 엄마가 그토록 미워하는 아빠의 모습을 옥슬은 좋아한다. 쿨한 미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빠의 매력이 무엇인지 아들은 궁금해진다.

 

이 작품의 묘미는 상운의 캐릭터다. 장발에 오토바이를 타는 상운은 철이 덜 든 애어른 같은 모습이다. 헌데 그가 왜 장발머리를 고수하는지, 그에게 아들이 어떤 의미인지 보여주는 장면들은 반전매력을 선보인다. 이런 반전매력에 빠져들 때 즈음 결말부에 진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혼가정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 쿨한 대사와 캐릭터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온도차에 반하는 작품이다.

 

▲ '오늘, 우리2' 스틸컷  © 필름다빈

 

상실 그리고 탄생, 무중력

 

이 단편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통해 자신만의 분위기를 풍긴다. 처음에는 스크린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소리는 들리는데 화면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엄마가 아이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도입부 장면은 검은 화면에 하얀 선만 이동한다는 점에서 혹시 점자책을 읽는 걸 표현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 의문은 임신한 엄마의 배를 안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등장하는 순간 풀린다.

 

뱃속 아이의 시선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신선한 도입부는 이 단조로운 스토리에 깊이를 부여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집안의 분위기는 우울하다. 특히 혼자 남은 할아버지의 침울한 표정은 가족 모두를 힘들게 한다. 허나 가족이란 우주에는 소멸과 함께 탄생이 따라온다. 그 존재가 바로 아기다. 어쩌면 세상을 떠난 할머니가 안전하게 아기의 영혼을 지켜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엄마가 들려주는 동화가 이 할머니와 아기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담아내면서 사건은 단순하지만 담론은 깊이를 갖춘다. 제목인 무중력은 뱃속 아기의 모습을 표현한다. 뱃속의 아이는 양수 속에서 태반에 감싸여 있다. 물속에 있을 때 무중력을 느끼는 거처럼 아기는 무중력 상태에 있다. 어두운 화면과 빛은 우주에 있는 듯한 착각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거대하게 담아내는 조용하지만 폭발적인 힘을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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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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