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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행복해지는 특별한 순간을 선사하다

리뷰|'소울' / 1월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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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1-01-21

▲ '소울'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시대에 따라 다른 가치관을 보여주며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동화를 바탕으로 한 클래식 애니메이션이 수동적인 공주와 백마 탄 왕자를 보여줬다면, 1998년 작 뮬란을 시작으로 겨울왕국’ ‘모아나등에서는 운명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공주의 모습을 보여주며 자체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이런 시대의 흐름을 읽는 디즈니의 시각은 소울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소소하지만 확실한 위로를 건넨다.

 

소울은 제목 그대로 영혼에 관한 이야기다. 뉴욕에서 음악 선생으로 일하던 조는 일생일대 최대의 기회를 맞게 된다. 자신이 존경하는 최고의 밴드와 함께 재즈 클럽에서 공연하게 된 것이다. 기쁨에 들떠 있던 그는 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갑작스런 사고로 죽게 된다. 사후세계로 올라간 조의 영혼은 어떻게든 다시 이승으로 돌아가기 위해 경로를 이탈하게 되고,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가게 된다.

 

▲ '소울'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곳에는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영혼들이 있다. 이 영혼들은 세상으로 가기 전 앞서 생을 마감한 훌륭한 영혼들의 교육을 받는다. 조는 전산오류로 인해 멘토로 지정된다. 그는 영혼이 지구 통행증을 받으면 이를 몰래 뺏어 지구로 돌아갈 계획을 세운다. 허나 그가 상대할 영혼은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 같은 인격자들마저 포기한 시니컬한 영혼 ‘22’. 22는 조 역시 위대한 성인으로 자신을 가르치려 들 것이라 생각한다.

 

허나 그가 음악가를 꿈꾸지만 성공하지 못한 음악 선생에 지구로 돌아가는 게 목적이란 걸 알게 된 후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지구 통행증을 발급받으려면 영혼이 불꽃을 찾아야 한다. 이 불꽃은 처음에는 목적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누구나 세상에 태어난 목적이 있다 여기고, 이 목적을 위해 일을 하고 미래를 설계한다고 여긴다. 조는 22가 이 목적을 찾아 불꽃을 얻어 지구 통행증을 받길 원한다.

 

조가 지구로 돌아가려는 이유는 공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재즈를 좋아했던 조는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꿈을 꾸었다. 허나 인생은 그의 바람처럼 흘러가지 않았고, 가난한 음악가였던 아버지의 뒷바라지를 해야 했던 어머니는 아들의 미래를 걱정해 교사의 길에 접어들게 했다. 때문에 조는 정규직 교사 제의를 받고도 기뻐하지 않는다. 그의 꿈은 무대 위에 서는 것이고 그 길과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는 게 이유다.

 

▲ '소울'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런 조의 모습은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목적임을 보여준다. 특정한 목적이 있기에 살아가고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하면 불행하다 여긴다. 그래서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순간이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하자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돌아가고자 한다. 조와 22의 공통점은 이런 목적에 있다. 22가 지구로 돌아가지 않고자 하는 이유는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22의 모습에서 현대인이 보이는 건 세상만사를 시니컬하게 생각하는 자세 때문일 것이다.

 

22는 수많은 성인들에게 인생의 가르침을 얻었기에 타인의 말을 시니컬하게 받아들이고 무시해 상대를 열 받게 만든다. 그는 자신이 들은 이야기가 지구의 전부라 여긴다. 허나 지구에 떨어진 순간 변화를 겪는다. 입으로 먹는 따뜻한 음식 하나, 누군가와의 대화 한 번, 직접 손으로 연주해 보는 음악 등 일상에서 흔히 겪을 법한 순간 하나하나가 22에게 불꽃을 안겨줄 만큼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 낸다.

 

우리는 인생에 있어 하이라이트를 원한다. 특정한 목표를 정해두고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실패한 삶이라 여긴다. 이 목표는 돈과 명예 또는 사랑 등 특별한 순간과 연관되어 있다. 허나 그 특별함은 말 그대로 순간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일상에 있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이지만 이 평범한 하루하루가 모여 소중한 시간이 된다. 이런 방향성은 현대인이 겪는 낮은 자존감과 존재성에 대한 의문에 답을 던져준다.

 

▲ '소울'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소울은 역발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태어났기에 목적을 지니고 살아라가 아닌 태어난 그 자체가 목적이다라는 교훈을 통해 목적을 지닌 삶이 아닌 현재를 충실히 즐기라고 말한다. 태어난 자체가 목적이고 특별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겉으로 보이는 육체와 함께 영혼을 지니고 있다. 남과 비교하며 보여주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영혼이 행복한 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현대인은 자기계발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인생 멘토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에세이에 열중한다.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한다. 그런데 그 어떤 세대보다 불행하다 말한다. 정신적인 욕구가 또 다른 목표가 되기에 현재의 삶에 충실하지 못하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은 일상에 있음을, 그 소중한 순간들을 영혼에 간직하라는 메시지를 통해 가슴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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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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