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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철' 배종대 감독 - 정답이 없는 영화, 관객의 다양한 의견 듣고 싶죠

인터뷰|'빛과 철' 배종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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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1-02-23

 

 ▲ 배종대 감독 사진  © 찬란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한 사건을 중심으로 각자 다 다른 진실을 말하는 세 인물을 보며 ‘알 수 없음’이라는 키워드가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던 영화였다. 영화는 ‘슬픔’이라는 일관된 감정으로 전개되는 동시에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라고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러나 생명체가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진실은 무너지고 새로운 대안이 제시된다. 이로 인해 <빛과 철>은 끝날 때까지 강한 몰입도와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으며, 열린 결말을 통해 다양한 해석을 도출시키고 있다. 동시에 미스터리라는 장르, 추리 소설 같은 극의 전개로 인해 궁금증을 유발한다. 구분되지 않는 가해자와 피해자, 확인할 수 없는 진실과 거짓, 알 수 없는 사건의 단초는 모호함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러한 모호함이야말로 관객들이 <빛과 철> 속에 빠져드는 계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빛과 철>은 <고함>, <계절>, <모험>을 연출한, 나홍진 감독의 <곡성> 연출부 출신인 배종대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오랜 세월을 거쳐 치열하게 시나리오를 준비한 배종대 감독은 도전적인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누가 맞고 틀린가는 중요치 않으며, 인간과 인간이 왜 단절되고 멀어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고민이 영화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인물의 감정선과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면서 '정답을 정해놓지 않은 영화다. 그렇기에 관객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최대한 많이 전해 듣고 싶다'라고 밝혔다.

 

 ▲ 배종대 감독 사진  © 찬란


Q. 시나리오를 쓰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영남’, ‘희주’ 두 인물을 시나리오 쓰기 전부터 마음속에 품어왔다. 희주는 제 안의 것들에서 나왔고, 영남은 인상 깊었던 사람을 떠올리며 구상했던 인물이다. 우선적으로 인물을 떠올리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고, 두 인물이 대립적인 갈등관계 속에 놓였으면 하는 마음에 두 인물을 정반대의 인물로 구축했다. 인물 구축 이후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을 극적인 아이템으로 들여왔다. 두 인물을 만나게 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공통된 사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일상적으로 우연히 겪을 수 있는 것이 교통사고라고 생각했다.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관계가 맞부딪히면서 끝까지 가보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부정적인 상황, 적대감이라는 감정들이 쭉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새로운 무언가를 깨닫게 되는 순간을 중요시했다.

 

Q. 그 외에 시나리오를 쓰면서 중점을 둔 것이 있다면.

 

시나리오를 썼을 때 인물의 감정을 충실히 담는 것이 주목적이었지만 미스터리라는 구조가 굉장히 중요했다. 미스터리가 필요했던 첫 번째 이유는 가해자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은 설정 때문이었다. 두 번째로는, 교통사고의 전말을 알기 위해서 필요했고 세 번째로는, 운전자들은 과연 무슨 심정이었을지가 중요했다. ‘교통사고’라는 사건의 미스터리, ‘심정’이라는 마음의 미스터리, 그리고 ‘알 수 없는 진실’에 대한 미스터리, 세 가지를 표현하기 위해 미스터리 구성으로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 진실에 다가가면서 한 겹씩 벗겨지는 전개를 통해 ‘과연 진실을 찾을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게끔 구축했다.   

 

Q. 염혜란, 김시은, 박지후 배우의 캐스팅 계기가 궁금하다.

 

세 배우들을 통해 기존에 못 봤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염혜란 배우는 그간 다양한 역할을 해왔는데, 포근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런데 반대로 서늘하고, 차가운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염혜란 배우에게 제의를 해서 함께 하게 됐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 인물이 희주라는 생각에 캐스팅 시, 고민을 많이 해야 했다. 그러다 김시은 배우의 작품을 보게 되었고, 발전 가능성이 큰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 가능성을 믿고 출연 제의를 했다. 박지후 배우는 영화 ‘벌새’를 통해 한 번에 매료가 되어 캐스팅을 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순간 집중력이 높다고 생각했고 감정의 깊이가 깊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모두가 ‘벌새’ 박지후 배우를 기억하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싶어 속을 알 수 없는 표정, 미스터리한 눈빛 등을 프레임 속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Q. 분노 연기, 울분 연기 등의 장면이 많아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방식으로 배우의 감정을 이끌어냈는지 묻고 싶다.

 

시나리오를 쓰며 중점을 두었던 것이 인물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연기가 제일 중요해졌다. 배우가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렇게 생각한 것이 촬영 현장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거였다. 그래서 대본 리딩을 하지 않았고, 사전에 배우들끼리 만나지 못하게 했다. 현장에서 실제적인 감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연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이외에 것들은 대부분 최소화했다. 사람을 처음 만나면 낯선 느낌이 드는데 그때 긴장감이 조성된다고 생각한다. 아슬아슬한 마음을 최대치로 보여주길 바랐고, 순간적으로 요동치는 스파크와 불꽃을 표현해 주었으면 싶었다. 염혜란 배우와 김시은 배우가 처음으로 마주하여 대화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생각한 것만큼 감정을 표현해 주셔서 만족스러웠다.
    

 ▲ 배종대 감독 사진  © 찬란

 

Q. <빛과 철>로 제목을 짓게 된 이유가 있다면.

 

빛의 따뜻한 성질, 철의 날카로운 성질을 통해 ‘부딪히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이 부딪혀서 일어나는 일들을 ‘빛과 철’이라는 단어를 통해 총체적으로 은유하고 싶다는 게 맞겠다. 더불어 교통사고가 일어나는 순간을 떠올려보면 헤드라이트 빛부터 보게 되고 자동차의 육중한 철이 부딪히지 않나. 그러한 교통사고의 시초는 후에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남게 되는데, 그 점에서 ‘빛과 철’은 교통사고라는 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Q. 촬영, 사운드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특별히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면.

 

촬영 콘셉트가 명확했다. 인물이 우선시되어야 해서 인물의 표정을 잘 포착 할 수 있는 콘셉트로 촬영을 했다. 패닝을 할 때도 굉장히 무겁게, 살짝 움직여서 인물의 감정에 몰입이 되게 만들었다. 촬영 시,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배우의 인상적인 얼굴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배우의 표정이 가장 인상적으로 보일 수 있는 각도와 프레임을 많이 고민했다. 사운드는 관객들이 영화에 같이 동참해서 봐주길 바라는 마음에 음악을 통해 감정을 많이 끌어올리려고 했다. 신경 썼던 사운드는 이명을 표현한 소리였는데 이는 희주의 아픔을 관객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넣었다.

 

Q. 제일 마지막 장면에 담긴 감독님의 의도가 궁금하다. 더불어 그 장면을 마지막으로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고라니는 도로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희주와 영남 앞에 마지막으로 나타난다. 희주와 영남은 사건의 전말이 밝혀짐에도 불구하고,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가는데 이를 고라니가 막아서는 게 중요했다. 고라니를 통해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두 여자의 갈등관계가 점점 거세짐에 따라 은영이라는 인물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다. 고라니를 통해 어느 순간 잊혀진 은영이라는 인물을 상기시켜주고 싶었고, 알 수 없는 진실을 찾기 위해 매달리는 것을 정지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Q. 가해자의 실체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이 점에 대해서 감독님의 생각을 듣고 싶다.

 

피해자들만 남은 상태에서 피해자들끼리 잘잘못을 따지는 건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 남겨진 피해자들이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고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순간 그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영화를 만든 이유는 고통을 보여주자고 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고통과 상대방의 고통을 정확히 인지하고 슬픔을 나누는 순간이 결국에는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데, 그때 답답하고 어려웠던 과정 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배종대 감독 사진  © 찬란

 

Q. 개개인의 시각에 따라서 다양한 의견이 도출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해석을 열어놓은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빛과 철>은 해석을 닫아 놓으면 볼 이유가 희미해지는 영화다. 우선, 정답이 없는 영화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고, 누가 맞고 틀린 지, 즉 100%의 가해자, 100%의 피해자를 가려내는 것은 중요치 않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스토리가 모호하게 보일 수 있지만, 영화에 대한 의견의 가짓수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고, 극의 상황을 더 깊게 볼 수 있었으면 했다. 앞으로도 지켜나가고 싶은 것이 열린 결말에 대한 부분인데, 결말을 본 후 감정이 해소 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해 주고 싶다.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여운이 남는 그런 엔딩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

 

Q. 차기작이 무엇인가.

 

이번 영화에 굉장히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차기작은 관객들과 만나면서 여러 이야기를 듣고, 나눈 후 결정할 생각이다. 확정할 수는 없지만 차기작의 시나리오를 쓸 때도 인물이 가진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싶고, 장르적인 특징을 담아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저에게 있어서 <빛과 철>은 작품이기 이전에 큰 도전이었다. 다음 영화 또한 <빛과 철>에서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시도해보면서 저의 작품 세계를 확장시켜나가고 싶다. <빛과 철>을 통해 관객들과 함께 소통하고 싶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INTERVIEW 유수미

PHOTOGRAPH 찬란

 

 

유수미 객원기자|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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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미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객원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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