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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잃은 가치를 조명한 관타나모 수용소의 진실

[프리뷰] '모리타니안' / 3월 17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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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1-03-12

 

▲ '모리타니안'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2001년 발생한 9.11테러 이후 미국사회는 그들의 가치를 바꾸게 된다. 이전까지 자유와 평등, 인권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겼던 미국은 자국 내에서 발생한 테러에 대한 공포로 억압과 통제를 추구하게 된다. 그 상징이 관타나모 수용소다. 쿠바 관타나모 만에 지어진 이 수용소는 9.11 테러와 연관되었다 여겨지는 이들을 재판 없이 잡아들어 강압적으로 수용한 곳으로 온갖 고문이 이뤄진 장소이기도 하다.

 

테러 모의 용의자로 몰려 관타나모에 수용되었던 모하메두 울드 슬라히가 이 아픔을 바탕으로 쓴 관타나모 다이어리를 바탕으로 한 <모리타니안>은 미국이 저버린 자신들의 가치를 조명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아프리카 서쪽에 위치한 모리타니에서 살던 슬라히는 알 카에다와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관타나모로 끌려간다. 3년 동안 슬라히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던 어머니는 뒤늦게야 아들이 관타나모에 있다는 걸 알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다.

 

인권 활동을 하는 변호사 낸시 홀랜더는 이 사실을 알고 슬라히를 만나기 위해 관타나모를 향한다. 결백함을 주장하는 그를 돕기 위해 자료를 요청한 낸시는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한다. 한편 군 역시 낸시가 슬라히 문제에 대해 정식으로 재판을 요청하자 군 변호사 스튜어트에게 일을 맡긴다. 911테러로 친구를 잃은 아픈 기억이 있는 스튜어트는 재판에서 승리하고자 결의를 불태운다.

 

▲ '모리타니안'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허나 그 역시 자료를 받고 낸시와 같은 충격 그리고 의문을 느낀다. 두 사람이 군에서 받은 자료는 대다수의 내용이 검열로 검은 줄이 쳐져 있다. 이 자료를 보기 위해서는 군 내부의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 911테러 이후 미국은 냉전시대처럼 경직되었다. 낸시와 함께 슬라히 사건을 맡은 테리는 이 사건을 재판하는 것만으로 미국 사회에서 받을 비난을 염려해 손을 떼려는 모습을 보인다.

 

스튜어트 역시 군 내부 자료를 받고자 하지만 반역자로 자신을 몰아치는 상황에 직면한다. 그럼에도 낸시와 스튜어트가 진실을 알기 위해 분투하는 이유는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는 인권의 가치 때문이다. 관타나모에 잡혀온 이들은 고문을 통해 스스로 죄를 실토하도록 강요받는다. 죄가 없다 하더라도 고문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짓 자백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린다. 이는 미국의 건국이념이자 그들 헌법에서 최우선으로 여기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케빈 맥도날드는 영화에 있어서도 사회고발 성격이 강한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을 다룬 <라스트 킹>, 방위산업체의 비리를 폭로하는 내용의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가 그 대표작이다. 작품은 이런 감독의 성향 때문인지 영화보다 다큐의 느낌이 강하다. 오락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진실에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두 주인공과 관타나모에서 이뤄진 가혹행위 속 절망을 겪는 슬라히의 심리에 주목한다.

 

오락적인 코드는 적으나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는 곳곳에 분포되어 있다. 도입부 슬라히가 경찰조사를 이유로 가족과 떨어지는 장면은 긴 이별이 될 것이란 암시를 주며 슬픔에 무게감을 더한다. 취조나 면회 장면에서 등장하는 패스트푸드점 햄버거는 가장 미국적인 음식으로 모리타니인인 슬라히가 미국에 의해 감금되어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을 은유적으로 묘사한다. 여기에 엔딩 크레딧에서 실존인물인 슬라이와 낸시, 스튜어트를 보여주며 인권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흥미로운 법정 드라마보다는 진실을 파헤치는 사회고발적인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관타나모 수용소를 소재로 한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관타나모로 가는 길> 보다는 시대가 지닌 억압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양심을 다뤘다는 점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스파이 브릿지>를 연상시킨다.

 

평점 : ★★★☆☆

한줄평 : 미국이 잃은 가치를 조명하다

 

 

▲ '모리타니안' 포스터  © (주)디스테이션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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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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