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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텔라' 백승기 감독 - 괴짜의 가면을 쓴 철학자의 진중한 면모

인터뷰ㅣ'인천스텔라' 백승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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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1-03-25

 

▲ 백승기 감독  © (주)영화사 그램 제공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2012숫호구를 통해 다양성 영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백승기 감독은 자신의 철학을 B급을 넘어 C급의 느낌으로 담아내며 본인만의 영화세계를 창조해냈다. 그가 선보인 기발한 아이디어와 표현은 이후 대한민국 최고의 장르영화제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인연을 이어가는 열쇠가 되었다. 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배급지원상을 수상한 신작 인천스텔라는 다양성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SF장르를 시도하며 백승기 월드의 저변을 넓히는 시도를 선보였다. 다양성 영화계의 보물 같은 감독, 백승기를 씨네리와인드에서 만났다.

 

인천시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찍은 작품이라 들었다

이전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예산이 사용됐다. 6천 만 원 정도로 큰돈이지만 장르가 우주 SF이고 장편영화라는 점에서 크리 큰 예산은 아니라 아끼고 아껴서 찍었다.(웃음)

 

인터스텔라의 개봉이 인천스텔라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안다

시발, 촬영을 했을 때였다. 당시 지원을 받아서 마지막 장면을 네팔 히말라야에서 촬영했다. 이때 손이용 배우와 단 둘이 네팔을 향했는데 산 중턱 즈음에서 둘이 하늘을 봤는데 별이 가득 담겨 있었다. 우주 한 가운데에 있는 거 같은 특별한 경험이라서 우주영화를 만들어야 되겠다는 계획이 있었다. 이때 손이용 배우의 아버님이 소천 하셔서 다시 아버님을 만나게 해드리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원래 내용은 다중우주나 시공의 초월을 통해 우주로 가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만나는 내용이었다. 초반 시나리오를 작업하던 중에 <인터스텔라>가 개봉했다. 그 영화를 보니 제가 생각했던 그림이랑 너무 비슷했다. 블랙홀의 활용 같은 기능이 말이다. 각색을 하다 보니 시간만 보내고 제작기간만 늘어나 정면 돌파를 택했다. 제목도 아예 비슷하게 갔다. 마침 손이용 배우가 나이가 들어서 자연스럽게 아버지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웃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 때와 비교했을 때 30분 분량이 편집된 것으로 안다

기동과 선호, 규진과 승연의 러브 스토리나 관계를 나타내는 드라마 장면이 대부분 편집됐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때 보고 영화가 우주까지 나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길고 지루하단 생각이 들었다. 영화라는 건 같이 촬영하는 제작진 분들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 분들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다. ‘시발, 때도 부천영화제 반응을 보고 개봉일을 미뤄 달라 부탁해 한 일 년 정도를 투자해서 재편집을 했다. 영화제 상영 때는 내레이션 없는 무성영화였다.

 

우주선을 자동차로 고안해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자동차 우주선의 경우 고민이 많았다. 영화에 진리라는 건 이미 주변에 존재하는데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만 모습을 드러낸다는 대사가 있다. 우리의 작업 스타일이 그렇다. 주변에 우리가 당연하게 느끼는 사물들을 발상의 전환을 통해 표현한다. 자동차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엔진부터 조정석까지 우주선과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자동차로 갈 거면 제목도 그렇고 스텔라가 나와야 되지 않겠나 싶어서 차는 스텔라로 했다.(웃음)

 

▲ 백승기 감독  © (주)영화사 그램

 

우디 앨런이 뉴욕에서만 영화를 찍는 거처럼 커리어 네 편의 영화가 모두 인천 배경이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사는 동네다 보니 장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인천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그러다 약간 고집처럼 되어버려서 계속 인천에서 촬영을 하다 이번에 인천스텔라의 경우 제작투자 지원까지 인천시에서 받게 됐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인천이 광역시이다 보니 없는 것이 없다. , , 바다부터 신도시에 구도시, 공항까지 영화 찍기 좋은 장소다. 수도권이랑 거리적으로 가깝다는 점도 장점이다.

 

개인적으로 동인천 지역을 좋아한다. 제 데뷔작 숫호구부터 오늘도 평화로운’ ‘인천스텔라까지 모두 다 이 장소들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영화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구조가 있다. 자유공원이나 차이나타운 같은 장소들 말이다. 이런 시그니처 장면들이 다음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가 아닐까 싶다.(웃음)

 

인천스텔라에서 인천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촬영한 장면이 있는지

인천이 영화를 촬영하는데 있어 없을 게 없는데 딱 하나 없는 게 있다. 바로 대형 촬영 스튜디오다. 작품이 SF 영화다 보니 CG 작업에 있어 대형 촬영 스튜디오가 필요했다. 사람뿐만 아니라 영화 속 우주비행선 역할인 자동차까지 함께 그린 스크린 앞에 세워야 했다. 이 작업을 위해 한 번 지방에 내려갔다.

 

인천의 매력하면 바닷가다. 특히 영종도 앞바다가 정말 예쁜데 장소가 인천공항 근처라 촬영드론을 띄울 수가 없었다. 영화 초반에 기동과 선호가 석양 아래에서 실루엣만 보이는 장면이 있다. ‘번지점프를 하다라는 영화를 오마주한 장면인데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태안에 있는 이 작품 촬영장소를 찾아가 똑같은 장소에서 촬영했다.

 

다양한 영화들에 대한 패러디가 돋보인다

제가 영화과 출신이 아니다 보니 전문적으로 영화를 배운 적이 없다. 독학으로 배웠다. 친구들과 영화 속 장면을 패러디해 찍으면서 공부했다. UCC를 만들던 시절부터 유명한 작품들을 가져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봤다. 예를 들어 가위손을 패러디한 망치손이라던가 다빈치코드를 패러디한 달마도코드같은 작품들을 만들면서 영화에 대해 스스로 알아갔다.

 

▲ '인천스텔라' 촬영장 백승기 감독  © (주)영화사 그램

 

본인만의 영화 철학이 있다면

초창기에 돈 한 푼 안 들이고 주변 소품을 활용해 최대한 명작영화의 장면을 비슷하게 재연해보는 패러디가 저한테는 친숙한 하나의 언어와 같다. 이때부터 제 영화 철학은 돈이 없다고 해서 영화를 못 찍으면 안 된다였다. 돈이 없다고 해서 상상력을 제한해서는 안 되고, 우리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해 부끄러움 대신 당당함을 지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없는 자의 미학이라고 할까나.(웃음)

 

저예산으로 SF영화를 촬영하면서 아쉬운 점은 없었는지

인터뷰에서 인천스텔라를 완성하고 여한이 없다라고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돈이 상업영화 수준으로 많았다면 좀 더 스케일이 크고 멋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CG 감독님들이 적은 예산 받으시면서 고생해 완성해주신 작품이다. 제 입장에서는 정말 감사하다. 여한이 없다는 표현은 어찌됐든 우주영화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다양성영화다 보니 저예산영화에서 굳이 SF를 시도해야 했었나 하는 시선이 있다

다른 감독 분들에 대한 글을 많이 읽다 보니 감독들의 로망은 우주영화라 하더라. 저에게도 그런 로망이 있어서 우주영화를 만들었고 이제 다른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숫호구때부터 다양한 작품들을 시도하고 있다. 다양성영화에서 제일 필요한 게 이 부분이라 생각한다.

 

상업영화에서는 아무래도 제약이 많다 보니 장르적으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기 힘든 여건이다. 다양성영화라고 무조건 실험정신을 지녀야 하는 건 아니지만 상업영화가 쉽게 다루지 못하는 사회의 민감한 부분이나 장르나 형식적인 다양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번 영화의 아이디어나 철학에 기반이 된 작품이 있다면

인류의 기원이나 현실 너머의 세계에 관심이 많다. 혼자 생각하는 걸 좋아한다. 영화의 스토리를 구상한 후에 칼 세이건의 작품 코스모스가 같은 철학을 지니고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도입부에 관련된 문구를 넣었다. 제 작품을 보면 표현적인 측면 때문에 괴짜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어마어마한 철학자다. 영화감독이 안 되었으면 사이비 교주가 되었을지 모른다.(웃음)

 

인천스텔라까지 모든 작품에 손이용 배우가 출연한다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주변에서 저의 페르소나가 손이용 배우라고 해서 인정했다.(웃음) 사실 손이용 배우가 나오지 않는 제 영화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래서 손이용 배우를 무엇으로 만들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즐거움과 괴로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웃음)

 

 

INTERVIEW 김준모

PHOTOGRAPH (주)영화사 그램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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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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