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우리를 대하는 방법

영화를 사랑하세요, 즐기세요, 투영시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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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민
기사입력 2019-07-08 [11:00]

인간은 고작 장난감들이 움직이고 말하는 걸 보고 나이 서른이 넘어서 영화관을 눈물의 장으로 만들기도 하고, 절대 날 수도 아니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체력을 가지고도 히어로 복장을 괜히 사서 옷장에 고이 모셔두기도 한다. 필자는 이 곳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을 때부터 쭉 ‘영화’가 어떤 언어로 표현되던간에, 결국 인간 삶의 "총체적 투영"임을 강조해왔다.

 

영화는 인간이 두번째 인생을 살아가게 해주는 매개이자, 표현하지 못하고 내재해 온 감정들을 쏟아내는 배출구이다. 이번 칼럼은 수많은 갈등이 혼재되어 있는 이 사회 속에서 아랑곳 않고, 인간들의 마음을 뜨겁게 움직여온 낭만, 음악, (첫)사랑, 그리고 가족을 그대로 담아낸 총 8가지의 영화를 살펴보려고 한다.

 

작품들은 상황상 안타깝게도 ‘vs’라는 대결구도로 표현되었지만, 실제로는 ‘+’개념에 더 가깝다. 다양한 영화들이 합쳐져 마침내 (=) 현실 속 우리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해내기 때문이다.


#낭만 _ [내 곁에 꼭 두고 싶어!]

중경삼림 vs 미드나잇 인 파리

 

▲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우선 이 두 영화는 배경부터가 매우 상반된다. <중경삼림>은 1990년대의 홍콩을 배경으로 하며, <미드나잇 인 파리>는 현대의 프랑스 파리가 배경이다. 물론 사랑을 주제로 그려냄은 두 작품 다 공통적이다. 그러나 전자는 1994년 격변기의 홍콩을 남녀간 사랑을 이용하여 혼란스럽게 표현하였고, 후자는 작가 지망생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우아하고 정제된 뮤즈로서의 파리를 표현했다. 각 영화에 등장하는 메인 인물들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이해하지 못할 사랑의 신호를 보낸다. 아름다운 색감과 빨려들어갈 것 같은 영상미까지, 두 영화는 문명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정념의 소용돌이를 통해 관객들이 마치 영화를 ‘유영’하도록 이끈다.

 

 

▲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스틸컷     © 네이버 영화


*그렇다면 우리에겐?

: 중경삼림의 ‘OST’(California Dreamin’) + 본격 ‘여행’하고 싶어지는 미드나잇 인 파리 속 ‘파리’ = 평생 소장하고 싶은 ‘낭만’의 길

 

#음악 _ [너, 예술이 하고 싶니?]

비긴 어게인 vs 프랭크

 

▲ 영화 '비긴 어게인' 스틸컷     © 네이버 영화


“너 정말 가수가 하고 싶어?”, 예전 인기있던 모 프로그램의 명대사 중 하나이다. 이처럼 여전히 우리 주변의 많은 이들이 예술가가 되고 싶어 도전하고 부딪힌다. <비긴 어게인>은 주인공 ‘그레타’의 천재성이 점차 중심이 되어가는 이야기라면, <프랭크>는 주인공 ‘존’이 주변의 천재들을 견디지 못하고 점차 주변인으로 맴돌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무엇이 진정한 예술인지 관객들로 하여금 토론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비긴 어게인>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그레타의 ‘Lost stars’와 대중적 입맛에 맞게 변화시킨 데이브의 ‘Lost stars’중 진정한 ‘Lost stars’가 무엇인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프랭크>는 평범한 실력이지만 수준급의 홍보용 SNS 능력을 가진 존과 실력은 비범해도 은둔자를 자처하는 프랭크를 동시에 주인공으로 내세워 무엇이 진정한 예술가를 만들어주는 요인인지 집요하게 밝혀내려고 한다. 두 작품 모두 음악이 가진 매력과 동시에 예술과 세계가 맺는 관계를 영화 속에 그려내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 영화 '프랭크' 스틸컷     © 네이버 영화


*그렇다면 우리에겐?

: 비긴 어게인의 플레이 리스트와 프랭크에 나오는 활발한 SNS 업로드가 함께라면 우린 어디든 갈 수 있어 (별) / 비긴 어게인에 나오는 뼈아픈 실연과 프랭크가 가진 1%의 천재성이 함께라면 너도 가수가 될 수 있어 (별)


#첫사랑 _ [누구나 각자마다의 첫사랑이 있다.]

러브레터 vs 노트북

 

▲ 영화 '러브레터' 스틸컷     © 네이버 영화


<러브레터>는 죽은 남자를 둘러싼 과거의 여인과 현재의 여인의 사랑을 그려낸 이야기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임을 처음부터 명시하여 첫사랑만의 ''아련함''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노트북>은 첫사랑으로 시작해 영원을 함께 하게 된 커플을 통해 첫사랑만이 가질 수 있는 로망을 보여준다. 이렇게 보면 두 영화는 마치 새드엔딩과 해피엔딩으로 구분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함에 있어 기준을 들이밀며 저울질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다. 모두가 다른 형태의 첫사랑을 가졌듯이 우린 그저 이 영화들을 내 과거에 대입시켜 느끼면 그뿐이다. 결말이 어떻게 끝났든 각자가 서로에게 너무나 소중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 영화 '노트북' 스틸컷     © 네이버 영화


*그렇다면 우리에겐?

: 러브레터에 나오는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사랑하는 이의 자화상 그려주기, 오겡끼데쓰까!) + 노트북에 나오는 명대사 (나는 새가 될거야, She is my home) = 세기에 남을 불멸의 사랑


#가족 _ [가족…은 뭘까?]

로제타 vs 미스 리틀 선샤인

 

▲ 영화 '로제타'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시대가 변화할수록 ‘개인’이 ‘구조’보다 앞서려는 시도가 잦아지고 있다. ‘가족제도’는 오랜 시간 개인들을 구속하고 움직여온 직접적인 구조로 역할해왔다. <로제타>는 또다른 구조인 경제가 개인을 비롯한 가족 구조를 전복시킬 수 있음을 암시하며, 반대로 <미스 리틀 선샤인>은 어떠한 구조하에 있더라도 가족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결속력을 가진,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로제타>에서 주인공 ‘로제타’는 가난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동을 한다. 한두푼이라도 벌기 위해 먼저 일하던 친구를 모함하여 내쫓고, 어떠한 여유도 갖지 못하고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이어나간다. <미스 리틀 선샤인>의 가족들은 하나같이 사회에서 실패한 루저들이지만, 막내딸의 미인 선발 대회를 통해 사소하지만 소중한 작은 희망을 되찾아간다. 전자는 가족이 절망의 시발점이고, 후자는 가족이 절망의 탈출구라는 점에서 가장 차이점이 극명한 파트라고 말할 수 있다.

 

▲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 스틸컷     © 네이버 영화


*그렇다면 우리에겐?

: 가족은 내게 짐이 될수도, 혹은 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 + 가족은 사회에게 종속되는 개념이 될수도, 혹은 사회를 넘어서는 본질적 개념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 = 익숙하지 않은 ‘구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

 

4가지의 키워드보다 자신의 인생에서 더욱 중요한 다른 요소가 있을 수도 있고, 대비시킨 영화가 최악이었기에 마음에 안들수도 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만약 당신이 아직 영화의 맛을 모르거나, 제대로 된 체험을 못해봤다면 새로운 취미를 가질 이유가 여기 있다는 것이다. 영화는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보여주고픈 또다른 세계이자 조언이자, 그리고 그들이 꿈꾸는 미래이기 때문이다.

 

[씨네리와인드 유지민]

 

 

보도자료 및 제보 : cinerewind@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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