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워리', 그 속에서 찾은 특별한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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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기사입력 2019-07-31 [11:59]

 

▲ <돈 워리> 포스터.     © 그린나래미디어(주) , (주)다날엔터테인먼트

 

 

삶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이야기가 관객에게 큰 감동을 주는 이유는 누구나 고난이나 고통을 겪는 시절이 있고 이를 이겨내거나 좌절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개인에게 닥친 고난이나 고통은 그 크기를 비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를 이겨내는 건 결국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돈 워리>는 아무리 매섭고 무서운 바람이 불어도 이를 견뎌내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스스로에게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만화가 존 캘러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존 캘러핸이 강연을 하는 장면과 집단 상담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강연은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또는 전문적인 정보를 줄 수 있는 이가 설 수 있는 자리인 반면 집단 상담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지닌 이가 참석하는 자리이다. 이런 상반된 자리에 동시에 자리한 존은 자신의 입을 통해 살아온 인생과 처참한 고통을 이야기한다. 

  

자신을 낳기 싫어했던 어머니에 의해 어린 시절 버림받은 존은 어머니에 대한 애증과 세상을 향한 불신, 외로움을 잊기 위해 술에 의존한다.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던 그는 우연히 만난 덱스터라는 남자와 밤새 술을 마시고 어울리며 만취한 그의 차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하게 된다. 존은 그 사고로 가슴 아래로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만다. 자신의 신세를 비관하던 그는 조금 더 나은 인생을 살고자 술을 끊기로 결심한다. 

   

세 가지 교훈 

 

▲ <돈 워리> 스틸컷     © 그린나래미디어(주) , (주)다날엔터테인먼트

 

 

그는 마을의 중독자 모임을 향하고 그곳에서 집단 상담을 받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만난 멘토 도니에게 자신의 사고 이야기를 하지만 도니는 단호하게 그의 이야기를 끊고 말을 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하라고 말이다. 존이 경험하게 되는 치유의 방법은 그가 바라보는 자신을 바꿔놓는다. 도니는 존의 상처를 세 가지 방법을 통해 어루만진다. 

  

첫 번째는 남을 탓하지 말라는 것이다. 존은 알코올 중독은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하반신을 잃은 사고는 당시 운전을 했던 덱스터를 탓한다. 하지만 존이 시점을 남이 아닌 자신에게 두고 이야기를 하는 순간 삶의 불행의 원인은 그들을 벗어나 자신에게 향한다. 존은 자신의 불행의 원인을 남에게 두었다. 그래서 그는 고통과 슬픔을 겪을 때마다 주저앉고 불만만을 토해냈다. 세상이 주는 무게가 자신을 누르고 있다 여겼기 때문이다. 

  

존은 어머니와 덱스터를 탓하는 자신을 조롱하는 같은 모임 참가자인 리바에게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는다. 하지만 그는 리바가 심장암에 걸린 상황에서도 항상 웃고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리바는 남을 탓하다가는 결국 비관에 시달려 이겨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녀는 불행을 이겨내는 건 외부의 환경이나 다른 사람의 동정이 아닌 자기 자신의 마음이란 걸 알려준다. 

 

▲ <돈 워리> 스틸컷.     © 그린나래미디어(주) , (주)다날엔터테인먼트



두 번째는 나를 인생의 주인공으로 여기라는 것이다. 존이 이야기하는 자신의 불행의 시점은 항상 남을 향해 있다. 그는 새 가정에서 아버지와 형들 때문에 외로움을 느꼈고 그들을 향한 원망을 내비친다. 하지만 도니는 그의 원망에 공감해주기 보다는 그 원망의 명확한 이유를 찾기를 원한다. 존이 자신을 중점으로 과거를 바라본 순간 그는 거칠고 스스로를 가두었던 자신을 발견한다. 

  

존은 자신의 외로움과 괴로운 처지에 빠져 모든 일에 남을 중심에 두었고 자신의 행위나 감정은 바라보지 않았다. 그때 자신이 다른 이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 어떤 감정으로 그들을 대하는지 말이다. 삶의 주인공은 그 임에도 다른 이들에게 주인공의 자리에 두어 자신의 삶을 불행하게 만든 악역의 역할을 주었던 것이다. 그는 사랑을 못 받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자신도 사랑을 주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세 번째는 나를 사랑하자는 것이다. 집단 상담을 받으면서 존에게 생긴 변화는 자신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건 이기적인 것도, 남에게 사랑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그것이 나를 사랑하는 시작이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만 다른 사람도 날 사랑해줄 수 있다. 내가 사랑받는 존재임을 스스로 증명해 내야만 다른 이도 날 바라봐 주기 때문이다. 

  

도니는 존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스스로를 돌아봐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으로 올라서게 함으로써 자신을 사랑하게 만든다. 이는 존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자신이 겪고 있는 좌절과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부여한다. 그가 자신의 만화를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 보여줄 수 있고 그의 독특한 유머감각 때문에 가해지는 모욕적인 비판도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이 주는 위로 

 

▲ <돈 워리> 스틸컷.     © 그린나래미디어(주) , (주)다날엔터테인먼트



알코올 중독과 하반신 마비, 어머니에게 버림받았다는 원망이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들었을 때 이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에 있음을 이 작품은 보여준다. <돈 워리>는 영제 'Don't Worry, He Won't Get Far on Foot'에 담겨있는 뜻처럼 발로 멀리 갈 필요 없이 행복은 우리 안에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깊은 사랑의 따스함을 보여준다.

  

삶은 한탄과 부정의 연속이다. 스스로 살아온 길과 현재의 자신을 바라보면 처절한 현실과 멈추지 않는 고통에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한탄을 내뱉고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사랑이라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다. 이 영화의 경이로운 에너지는 호아킨 피닉스라는 명배우의 연기를 통해 더 강한 힘을 보여준다. 

  

그는 존이라는 인물이 지닌 감정의 표현을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매끄럽게 표현해내는 건 물론 표정 하나, 행동 하나에 감정의 변화를 담아낸다. 자칫 딱딱한 교훈 위주의 작품으로 전락할 수 있었던 작품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그의 힘은 단연 돋보인다. <돈 워리>는 제목 그대로 좌절과 고통의 순간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음을, 걱정하지 말라는 따뜻한 손길을 건네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씨네리와인드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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