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에서 한국 음악영화의 가능성을 보다 [JIMFF]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상영작]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단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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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기사입력 2019-08-16 [10:30]

<라라랜드 (2016)>의 시작에는 단편영화가 있었다. 당시 경력이 없었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영화 제작에 투자를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단편영화 <위플래쉬 (2013)>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후 장편영화 <위플래쉬 (2014)>와 대규모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까지 만들게 됐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단편영화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였을 것이다. 짧은 영사 시간 동안 분출되는 감독의 개성과 메시지, 아이디어는 감독의 가능성을 엿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는 한국 음악영화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단편’ 시리즈가 상영됐다. 그중에서 4편의 개성 강한 영화들을 소개하려 한다. 
 
김유준 감독 <라인맨 (2019)>

▲ 스틸컷     © 네이버영화


음악과 연출이 인상 깊었던 작품이다. 데드라인에 쫓기는 직장인 ‘라인맨’이 지하철역에서 ‘라인걸’과 마주치며 벌어지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대사가 없지만 두 인물의 춤 추는 것 같은 몸짓과 이에 절묘하게 들어맞는 음악은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집중력을 이끌어 냈다. 오프닝부터 엔딩 크레딧까지 잘 다듬어진 느낌이라 한 부의 악보 같기도 했다. 그러나 다소 진부한 구성 때문에 독창성이 부족했던 것이 아쉽다. 디즈니의 단편 애니메이션 <페이퍼맨>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도 있었다. 'deadline(마감일)‘에서 파생된 선의 이미지는 흥미로웠지만 그것으로부터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해석하는 것은 관객의 몫인 듯하다.  
 
박한샘 감독 <스리스리-타임 (2019>

▲ 스틸컷     © 네이버영화


영화감독 ‘한샘’이 여행 중 우연히 만난 두 여자를 찍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라인맨>이 잘 다듬어진 느낌이었다면 <스리스리-타임>은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었다. 불명확한 플롯, 흔들리는 화면, 느슨한 전개는 종종 집중력을 흩뜨렸다. 또한, 영화를 보면서 계속 감독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했다. 잘 정돈된 영화만 보던 필자에게 거칠고 모호하게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날 것’의 매력이 크게 느껴진 부분도 있었다. 그저 세 여자가 만들어내는 화음과 불협화음을 보여줄 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마치 친구가 어설픈 위로나 충고 대신 자기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이랄까.
 
조용기 감독 <투명한 음악 (2017)>

▲ 스틸컷     © 네이버영화


영화의 소재가 독특했다. ‘라이브 스트리밍’ 퍼포먼스와 이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이다.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예술가 3인의 이야기와 공연장의 전경을 보여주는 것이 다이기 때문에 재미있지는 않다. 하지만 음악공연에 대한 관념에서 탈피할 뿐만 아니라 일상을 채우는 ‘소리’에 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미술 전시에 도록이 있는 것처럼, 퍼포먼스를 기억하고 해설하기 위한 일종의 기록으로 느껴졌다.
 
신혜수 감독

▲ 스틸컷     © 네이버영화


탄자니아의 마사이족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마사이족의 전통적인 삶과 변화하고 있는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이 독특하고 스타일리시하다. 친절하게 서사를 풀어나가기보다는 기하학적인 도형, 화려한 색채, 빠른 화면 전환을 통해서 마사이족의 삶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배경음악으로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녹음한 소리를 삽입한 것도 신선했다. 하지만 미흡한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설득력이 부족했으며, 너무 다양한 도형들과 색채가 오히려 몰입감을 방해했다. 

                                                                                                                     
 
네 편의 영화는 각각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그래도 한국 음악영화의 미래는 나름 긍정적인 것 같다. 독창성과 다양성 때문이다. 미디어의 홍수가 사회를 덮친 요즘에는 콘텐츠의 창의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제작된 영화를 보면 소재도 거의 비슷하고 흥행하는 장르 위주인 것 같다. 네 편의 단편 영화에서 독특한 소재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영화가 제작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이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된다. 서사와 연출에서 미흡한 부분들은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제작 환경이 개선되고, 시나리오에 서사적 설득력과 훌륭한 연출이 더해져서 좋은 음악영화들이 많이 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씨네리와인드 안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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