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세계서 펼쳐지는 욕망',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애드 아스트라'

[프리뷰] 영화 '애드 아스트라' / 9월 19일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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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기사입력 2019-09-19 [13:00]

▲ <애드 아스트라> 포스터.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폴 토마스 앤더슨, 웨스 앤더슨, 대런 애러노프스키, 알렉산더 페인 등 현 미국을 대표하는 감독들과 함께 1990년대 혜성처럼 등장했다. 제임스 그레이는 미국보다는 유럽에서 더 인정받는 감독이다. <비열한 거리>로 25살의 나이에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린 그는 캐릭터에 대한 탁월한 감정 묘사로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지닌 작품을 연출한다. 그의 이런 장점은 '낯선 공간'과 '인간의 욕망'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낸다.

 

2013년 작 <이민자>는 1921년 뉴욕을 배경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16년 작 <잃어버린 도시 Z>에서는 20세기를 배경으로 천재 탐험가 퍼시 포셋의 모험을 담아낸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주인공이 새로운 세계를 향한다는 점과 개인이 지닌 열망이 이 세계에서 표출된다는 점이다.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여정은 <애드 아스트라>를 통해 절정에 이른다.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

  

우주에서 찾는 존재의 이유, 그리고 처절한 사투 

 



인간이 우주에 정착하는 초기 시점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우주의 지적 생명체를 찾기 위한 '리마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실종된 전설적인 우주비행사 클리포드(토미 리 존스)의 아들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가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린 시절 기억에만 존재하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으로 우주비행사가 된 로이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최고의 우주비행사이다.

 

그는 인류를 위협할 전류 급증 현상인 '써지'가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가 벌인 실험 때문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우주기지 측은 로이를 통해 클리포드의 감정을 자극할 메시지를 보내 실험을 멈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위해 로이는 유일하게 '써지'의 영향을 받지 않는 화성 지하기지로 향하게 된다. 영화는 이 과정을 두 가지 지점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낸다.

 

첫 번째는 로이의 과거와 그가 지닌 내면의 심리이다. 인물의 심리묘사에 탁월한 능력을 지닌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로이를 중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내레이션을 통해 그의 내면을 더욱 섬세하게 보여준다. 그가 연인 이브(리브 타일러)에게서 느끼는 미련과 아버지를 향한 존경과 믿음, 하지만 그 이면에 어린 시절 자신이 생각했던 그 사람이 아니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우주라는 광활하고 텅 빈 공간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공허함을 영화는 세세하게 담아낸다.

 

▲ <애드 아스트라> 스틸컷.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이런 로이의 심리는 우주라는 공간과 연결된다. 그에게 우주란 꿈을 향한 공간이자 홀로 고독과 외로움을 견뎌내야 하는 고통을 전해주는 곳이다. <그랑블루>의 잠수부 자크에게 바다가 삶의 터전이자 꿈을 이루는 장소임과 동시에 아버지와 절친한 친구를 앗아간 공간인 것처럼, 로이에게도 우주는 애증을 품게 만드는 공간이다. 우주에서 로이는 마치 아버지처럼 자신이 지닌 욕망이 점점 광기로 변해가는 순간을 느끼게 된다.

 

클리포드가 지적 생명체를 찾기 위해 태양계 끝까지 향했듯이, 로이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그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로이는 어둠으로 가득한 우주 속에서 상실과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아버지를 꼭 찾아야만 한다는 집착도 강해진다. 극 중 로이는 집착을 보이면서도 우주라는 광활한 공간 속에서 스스로 존재 이유와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선보여 캐릭터에 감정적인 깊이를 더한다.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 광활한 우주의 압도적 비주얼

 

▲ <애드 아스트라> 스틸컷.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영화의 흥미로운 지점 두 번째는 두 눈을 사로잡는 '스페이스 오디세이'다. 우주라는 공간을 표현한 황홀한 영상미부터 로이의 시점에서 현란하게 움직이는 카메라의 움직임은 신비로운 체험을 선사한다. <그래비티>가 광활한 우주의 모습을 통해 비주얼적인 혁명을 선보인 것처럼, 이 작품 역시 달부터 화성까지 섬세하게 묘사된 공간은 물론 우주비행선이 발사될 때의 박력 넘치는 모습과 거대한 우주기지의 외형을 통해 압도적인 비주얼을 선사한다.

 

이런 영상미는 로이의 섬세한 심리와 맞물려 신비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더한다. 마치 폐허와 같은 화성과 짙은 어둠으로 가득한 달의 모습은 꿈이란 욕망을 위해 자신의 곁을 떠난 아버지 때문에 가슴에 생긴 로이의 상실감을 이미지적인 측면을 통해 보여준다. 여기에 달에서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이나 우주선에서 유인원의 습격을 받는 장면은 극적인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흥미를 준다.

 

<애드 아스트라>는 <퍼스트맨>, <콘택트> 등의 작품처럼 우주를 배경으로 인간의 섬세한 내면을 담아내며 서정적인 감성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여기에 시각적인 완성도를 통해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주는 어드벤처의 묘미를 살려낸다. 어쩌면 '낯선 세계'를 향한 인간의 욕망을 담아낸 제임스 그레이의 3부작 완성판이 될 이 작품은 오직 우주라는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담아낸 영화라 할 수 있다.

 

[씨네리와인드 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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