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우 평양' 우리도 '통일'이라는 이름의 마라톤, 완주할 수 있을까?

[프리뷰] 영화 ‘헬로우 평양’ / 9월 26일 개봉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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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혜
기사입력 2019-09-26 [14:50]

 

▲     © 강지혜



파란 눈 외국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강 건너의 또다른 한국, 북한. 영화 『헬로우 평양』은 독일인 그레고르 뮐러가 평양에서 열린 마라톤 경기에 출전하며 시작한다.

 

영화의 시작은 마라톤이지만, 주 목적은 북한에 대한 호기심이다. 2012년 김정일이 죽고 어린 독재자 김정은이 북한의 차세대 리더가 된 시점, 머나먼 유럽에 살고 있는 뮐러는 백문이 불여일견, 북한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기차에 오른다. ‘궁금하니까 방문해보자.’ 이 단순하고 간단한 명제부터 이질감이 느껴진다. 한민족인 우리는 가볼 수 없지만, 머나먼 타국의 그는 쉽게 갈 수 있는 그곳, 바로 이 영화의 배경 북한이다.

 

- 주체 사상의 '주체'는 누구인가 

뮐러는 2013년 북한에 방문해 지정된 관광지를 둘러보고, 그 속에서 만난 이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그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내뱉음과 동시에 허공 속에 흩뿌려지는 듯 사라지는 질문들은 모두 사회주의, 그리고 주체사상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이다. 서로를 감시하고 더 넘어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재단하며, 생각조차 규제받는 사회 속에서 과연 인민이 주체가 되는 주체사상을 숭배하는 그들의 진심은 무엇일까 

 

영화 내내 등장하는 거대한 김 씨 일가의 동상, 그 주변에 흐드러지게 널려있는 김일성화

(), 김정일화(), 김일성 광장에 걸려있는 부자의 대형 초상화에서 그들의 사상을 가장 강렬하게 확인했다.

 

 

전에 개인적으로 본 전시회 내용 중, 사회에서 광장은 시민들을 한곳으로 모으고 그 뜻을 위로 전달하는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 적이 있다. 만세운동부터 촛불시위까지 모두 시민들을 광장에서 시작되었다. 김일성 광장에 걸려있는 부자의 초상화는 그들이 말하는 주체사상의 주체인 인민들의 모임에서조차 자신들을 각인시키고 싶어 하는 야욕이 느껴졌다. 거대 동상 밑에 널려있는 꽃들은 어떠한가? 독일의 연구가가 설명했듯이 그들에게 꽃들은 단순히 꽃의 개념이 아니라 끊임없이 그들을 감시하는 수만 개의 눈이었으며 이를 가꾸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주체사상을 끊임없이 되새김질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독일 또는 북한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지만, 우리는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뮐러가 독일어를 공부하는 사람들과 재회의 약속을 한 후, 마음속에서 혼자 되뇐 것이다. 영화에서 가장 슬픈 장면이 아닐까 싶다. 외국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한 나조차도 외국인과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왠지 모르게 위축되고 두려움이 생기는데 그들이 만난 북한 주민들은 환한 미소와 함께 독일어에 대한 학구열을 발산했다. 그들이 뮐러 일행에게 독일에 대해 설명을 들을 때, 반짝이던 눈 뒤에 보이던 아쉬움들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 '통일'이라는 마라톤, 완주까지 얼마나 남았나

영화는 뮐러가 2017년 마라톤 출전을 위해 북한을 재방문하면서 결말로 다다른다. 뮐러가 북한에서 마라톤 완주한다는 것에 대해 가지는 의의는 무엇이었을까? 힘든 몸을 이끌고 42.195km라는 대장정을 완주한 뮐러와 그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는 북한 주민들, 둘은 생김새, 이념은 다르지만 분단의 아픔이라는 공통분모 아래에서 통일이라는 대장정을 앞서 완주한 독일에게 보내는 다짐의 박수는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뮐러가 몰래 촬영해 온 필름을 통해서, 한민족임과 동시에 서로의 최대 주적이며 이념도, 체제도 다르지만 통일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깨우쳐 준 그에게 다시금 감사의 마음 보내며 우리도 '통일'이라는 이름의 마라톤 대장정을 함께 완주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씨네리와인드 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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