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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를 위하여' 빈곤 대신 낭만을 선사하고자 하는 이 영화의 메시지

[프리뷰] '글로리아를 위하여' / 10월 29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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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10-27

▲ '글로리아를 위하여' 포스터  © 찬란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영화에서 글로리아라는 이름을 대표하는 캐릭터는 시드니 루멧 감독의 영화 글로리아에서 샤론 스톤이 맡은 주인공 글로리아라 할 수 있다. 애인이자 마피아 보스를 대신해 감옥에 간 글로리아는 출소 후 돈을 요구하지만 거절당한다. 조직에 대한 분노로 그들이 추적하는 소년을 데리고 도망친 글로리아는 이들과 대적하는 용기와 인생을 살아가는 올바른 방법을 소년에게 알려준다.

 

글로리아는 소년에게 인생은 경마장의 경주마 같다고 말한다. 꿈같은 그 시간을 소중히 쓸 것을 강조하며 자신은 그러지 못했다고 한다. ‘글로리아를 위하여는 어쩌면 이 영화의 글로리아처럼 소중한 인생을 찾지 못할 세상 모든 글로리아를 위한 영화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지독한 빈곤의 삶과 이를 이겨내기 위한 희생은 깊이를 전달하며 세상의 어른들에게 뜨거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 '글로리아를 위하여' 스틸컷  © 찬란

 

먼지를 털어냈다 생각했다

 

20년의 수감생활을 마친 다니엘은 출소를 앞두고 첫째 딸 마틸다가 손녀 글로리아를 출산했다는 소식을 받는다. 그에게 그 소식을 전해준 건 아내 실비의 새 남편인 리차드다. 출소하는 버스 안에서 다니엘은 감옥에서의 시간을 동굴에 비유한다. 그 어두운 동굴 안에서 그가 얻은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허울로 남을 수 있는 먼지를 털어냈다고 여긴다. 하지만 세상으로 돌아온 그는 그 먼지가 털리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다니엘이 감옥에 가면서 그의 가정은 파괴됐다. 실비는 혼자 힘으로 딸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마다할 수 없었다. 다니엘의 등장은 실비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리차드와 새로운 삶을 시작했지만, 한때 진정으로 사랑했던 다니엘의 매력은 그녀를 흔든다. 리차드는 라이벌이 될 수 있는 다니엘을 그들 가정에 끌어들이려고 한 것일까. 이는 현재 가정이 겪고 있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실비의 가족 중 돈 걱정 없이 사는 건 둘째 오로라뿐이다. 오로라와 남편 니콜라스는 돈을 위해서라면 인간성을 포기하는 자본주의의 노예다. 반면 첫째 마틸다와 남편 브루노는 빈곤하다. 리차드는 자신만으로는 마틸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없다고 여긴다. 이에 아버지 다니엘을 가정으로 데려온다. 손녀 글로리아에 대한 즐거움은 잠시, 다니엘은 마틸다의 모습에 아픔을 겪는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모으기 위해 시를 쓰는 다니엘은 자신의 주변에는 그 아름다움이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어두운 동굴에서 벗어나면 찬란한 햇빛이 가득할 것이라 여겼다. 빛이 비추는 곳에는 찬란함만 있지 않는다. 가리고 싶은 모습도 드러난다. 빛이 없으면 그림자도 없다. 햇빛을 만난 다니엘은 그림자란 어둠도 바라보게 된다. 감옥 안에서는 피어나지 못했던 고민의 씨앗이 싹을 틔운다.

 

▲ '글로리아를 위하여' 스틸컷  © 찬란

 

빈곤의 문제

 

일을 하는 사람은 가난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코드다. 일을 하는데 빈곤하다면 그것은 사회의 구조가 잘못된 것이다. 실비와 리차드, 마틸다와 브루노는 모두 빈곤과 관련된 문제에 직면해있다. 실비는 직장 내에서 파업 문제에 직면해 있다. 흑인과 백인, 젊은 직원과 중년 직원으로 나뉘어 갈등을 반복한다. 극심한 빈곤을 겪어본 적 있는 실비는 젊은 직원들에게 파업이 모두를 고통으로 몰아넣는다고 강조했다 분란을 일으키는 존재로 낙인찍힌다.

 

리차드는 마틸다의 빈곤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지만 넉넉하지 못한 생활로 쉽지 않다. 버스기사로 일하는 그는 자신의 벌이로는 한 가정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쉽지 않다는 걸 체감한다. 때문에 리차드와 실비 부부가 손을 벌리는 건 오로라다. 오로라는 마틸다를 구해줄 힘이 있지만 마음을 내켜하지 않는다. 첫째는 마틸다가 자신을 대신해 모든 걸 가졌으면서, 또 무언가를 가져가려 한다고 여긴다.

 

철저한 자본주의자인 오로라와 니콜라스는 자신들이 가진 걸 이용한다. 중고매장을 운영하는 그들은 자본주의의 알량한 권력을 보여준다. 오로라는 히잡을 착용한 여성에게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벗으라고 말한다. 종교적인 율법을 존중해 주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오로라는 시종일관 고객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에 분개한 한 남자가 화를 내자 니콜라스는 그를 거칠게 내쫓기도 한다.

 

니콜라스는 돈이란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성적욕망을 충족시키기도 한다. 이들 부부에게는 인간의 존엄보다 돈의 가치가 위다. 이 돈의 가치의 중요성은 마틸다 부부를 통해 대조적으로 드러난다. 니콜라스와 달리 돈을 버는 법을 모르는 브루노는 고난을 겪는다. 그는 강압적인 상사 아래에서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마틸다의 말에 뭐라 답하지 못한다. 폭력적인 성향의 그는 사고까지 쳐 실비를 당황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마틸다는 글로리아를 낳은 걸 후회한다. 어린 시절 자신이 그랬던 거처럼 글로리아 역시 빈곤에 허덕일 게 뻔하기 때문이다. 글로리아는 사랑받아야 할 소중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을 온전하게 받지 못한다. 아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를 선물 받은 마틸다가 느끼는 불행은 다니엘과 실비 그리고 리차드를 슬프게 만든다. 세 사람은 딸 그리고 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 '글로리아를 위하여' 스틸컷  © 찬란

 

빈곤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실비와 다니엘이 다시 서로를 사랑하고, 리차드와 다니엘이 우정을 쌓을 수 있는 이유는 그들 사이의 공통된 생각 때문이다. 글로리아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은 그들 사이의 연대를 가져온다. 특히 다니엘에게 글로리아의 행복은 마음의 죄책감과 연관되어 있다. 그의 선택이 실비와 마틸다를 불행하게 만들었고, 오로라를 돈에 집착하게 했다. 그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함축된 언어인 시를 통해 말하고자 하지만, 주변의 아름다움은 시들어버렸다.

 

작품은 다니엘을 비롯한 시대의 어른들이 해야 할 과업을 보여준다. 바로 미래세대의 행복이다. 유럽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청년세대의 빈곤으로 문제를 겪었다.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캥거루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현 세대를 가리켜 문학을 잃어버린 세대라 한다. 자기계발서나 실용서적 등 취업에 도움이 되는 정보에 열을 올린다. 그들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낭만은 사치처럼 여겨진다.

 

다니엘은 실비와 마틸다에게는 주지 못했던 그 낭만을 글로리아에게 선물하고자 한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한 그의 선택은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글로리아만큼은 다른 인생을 살아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외침이 담긴 이 영화는 단단한 아스팔트라는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 속 그 틈을 뚫고 나오는 민들레와 같은 따뜻한 희망을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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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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