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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JU IFF|바다로 나아갈 두 금붕어를 위한 희망과 용기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해변의 금붕어' / 연출 오가와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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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1-05-02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와세다 대학교 출신의 수재이자 배우로 캐스팅 될 만큼 눈에 띄는 외모, 여기에 첫 장편영화가 영화제에 초청될 만큼 뛰어난 연출 능력까지. 오가와 사라는 이 모든 것을 갖춘 이기적인 재능의 소유자이다. 단편영화를 통해 탄탄하게 마니아층을 구축해 온 그녀는 첫 장편 해변의 금붕어를 통해 그 섬세함의 깊이를 긴 상영시간에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이 작품은 금붕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통해 아픔을 이겨내고 세상이란 바다로 나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18살 하나는 곧 위탁 시설에서 나가야 한다. 장래를 앞두고 고민하던 그녀는 시설에 새로 들어온 8살 소녀 하루미와 만난다. 말없이 어머니가 사준 커다란 인형만 끌어안고 있는 하루미.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하루미에게 하루는 자꾸만 시선이 간다. 하루와 하루미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두 소녀 모두 어머니의 부재로 인해 시설에 왔다는 점이다. 하루는 어머니가 살인을 저지르면서, 하루미는 어머니의 학대로 인해 혼자가 되었다.

 

▲ '해변의 금붕어' 스틸컷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하루와 하루미가 서로를 통해 위안과 희망을 얻게 되는 장면은 금붕어란 상징을 통해 표현된다. 작품은 수조 안의 금붕어를 주기적으로 비추며 주제의식을 상기시킨다.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를 관객들에게 주입시키는 것이다. 금붕어는 수조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만 살아간다. 하루에게는 그 수조가 위탁 시설이다. 수조 안은 화초에게 온실처럼 안정을 주는 공간이다. 허나 금붕어나 화초와 달리 인간은 영원히 수조나 온실에서 살 수 없다.

 

바다는 위탁 시설 밖 세상을 의미한다. 금붕어는 바다에서 살 수 없다. 하루는 스스로를 금붕어라 여기기에 세상으로 나가는 걸 두려워한다. 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존재가 하루미다. 하루는 하루미에게서 과거의 자신을 본다. 어머니가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세상에서 버림받았다 생각했던 자신을 품어준 건 이 위탁 시설이다. 하루는 자신이 그랬던 거처럼 하루미 역시 이 시설에서 위안을 받았으면 한다.

 

하루미가 받은 상처가 치유되기 힘들다는 건 한 대사를 통해 함축적으로 나타난다. 말을 듣지 않는 하루미를 향해 하루가 화를 내자 말 잘 들어봐야 어차피 내가 갈 집은 없다라고 답하는 하루미의 모습은 버림받았다는 상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길고 어둔 터널 속에 갇힌 내면을 암시한다. 희망은 기다리는 사람에게 오지 않는다. 금붕어로 남아 있으면 결국 바다로 나가지 못한 채 수조란 좁은 세상에 갇혀야만 한다.

 

▲ '해변의 금붕어' 스틸컷  ©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하루는 적극적으로 하루미를 구원하고자 한다. 그 대표적인 장면이 두 사람이 함께 비를 피해 배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비는 고난과 역경을, 배는 이들을 보호해주는 따뜻한 방패막이를 의미한다. 이 방패막이로 향하는 장면은 누군가의 주도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서로가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간다. 이는 바다라는 커다란 세상 속에서 거친 파도에 당당히 맞설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담아낸다.

 

영화는 과거의 상처와 혼자가 되었다는 외로움이란 우울한 정서를 담지만 화면의 질감은 따뜻한 느낌이 강하다. 가고시마 아쿠네의 해변과 바다는 정서적인 설렘을 강조하고, 위탁 시설 아이들의 모습은 그 자유분방함으로 편안함과 소소한 재미를 준다. 실제 그 지역 아이들을 캐스팅하면서 배경과 잘 어울리는 질감을 준다. 위탁 시설을 집과 같은 편안한 느낌으로 보여주기 위해 소풍이나 외식 등 다양한 장면을 보여주는 섬세한 표현이 인상적이다.

 

▲ '해변의 금붕어' 스틸컷  ©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금붕어를 통해 주제의식을 함축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은 감독 오가와 사라가 지닌 재능의 특별함을 보여준다. 금붕어는 하루와 하루미의 시간이 만나는 연결점 역할을 한다. 하루의 금붕어는 어머니와의 기억을 상징한다. 수조 속의 금붕어는 하루가 어머니와의 기억 속에 갇혀 있음을 보여준다. 하루가 금붕어를 받은 축제에서 하루미가 금붕어를 받는 장면은 두 사람이 같은 아픔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루 금붕어의 어항에 하루미의 금붕어도 함께 들어가 있는 장면은 두 사람 모두 어머니의 그늘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는 두 사람의 아픔을 직접적인 장면으로 보여주지 않더라도 그 연관성을 관객으로 하여금 추측하게 만든다. 이 효과를 통해 우울한 이야기 속에서 화면이 지닌 따뜻한 질감을 유지하는 힘을 보여준다. 소재의 함축성을 통해 다양한 효과를 얻어낸 것이다.

 

이런 함축성에 기댄 효과가 모든 장면에서 인상을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모호함을 남기는 아쉬움은 있다. 그럼에도 바다, 위탁 시절, 학교 등 각각의 공간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효과적으로 담아내며 하루와 하루미 사이의 감정이 이어질 수 있도록 펌프질을 멈추지 않는다. 오가와 사라 감독은 단편 시절부터 이어져 온 본인의 세계관을 장편에서도 성공적으로 선보이며 앞으로가 기대되는 감독임을 입증해낸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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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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